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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자유여행 :: 모두의 말레꼰, 비에하광장 수제맥주집 Factoria Plaza Vieja

알맹e 2017.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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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박 12일 쿠바 여행 DAY 8


2017. 8. 9 (수)

아바나(La Habana)


오늘의 일정

바라데로 호텔 체크아웃 - 아바나로 이동(콜렉티보) - 숙소 구하기 - 점심식사(TienTan) - 혁명광장/호세마르띠 기념탑 - 코펠리아 - 말레꼰 - 수제맥주집(Factoria Plaza Vieja) - 숙소



  요즘 블로그의 방향을 재설정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 계속 고민중인데요~ 여러 컨셉을 떠올려보고 있지만 이게 과연 효과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본의 아니게 포스팅 속도가 너무 느려졌네요.

꾸준히 뭐라도 올려보라는 말씀에 따라 얼마 안 남은 쿠바 여행기는 꾸준히 마무리 지어보려고 합니다. 생각만 하다간 아무 것도 못하니까요:)


(앞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코펠리아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온 우리는 여전히 후덥지근한 공기를 느끼며 말레꼰으로 향했다. 가기 전부터 인터넷이고 가이드북이고 하도 말레꼰, 말레꼰 하며 말레꼰 찬양 일색이길래 궁금했던 곳이었다. 쿠바에 왔으면 꼭 가봐야 할 장소에 당당히 자리잡고 있었던 말레꼰.


하지만 쿠바에 온지 8일째만에 처음 와보는 말레꼰(Malecon).

말레꼰은 스페인어로 '방파제'라는 뜻. 그러니 난 지금 방파제를 보러 가는 셈. 고작 방파제가 아바나의 베스트 플레이스인가 싶은 마음이 든 것도 사실. 직접 가서 확인해보기로 한다.



하지만 무작정 말레꼰 가자!!! 하고 가기에 말레꼰은 정말 크다. 아니 길다.

설명하고 싶은 마음에 지도에 발그림을....ㅎㅎ 


말레콘은 아바나 비에하(구시가지)부터 베다도(신시가지)까지의 해안을 따라 약 7km 가량 늘어서 있는 방파제다. 바다를 옆에 끼고 계속 산책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쿠바의 핫한 날씨에 낮에 말레꼰 산책하는 것은 살인행위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고로 해질녘부터 밤까지가 핫하다는 말레꼰. 우리는 베다도 지역에 있던 코펠리아에서부터 쭉 걸어갔기 때문에 호텔 나시오날 쪽 말레콘으로 고고!



걷다보니 드디어 바다가 보이고, 저기가 말레꼰인가 싶은 곳이 나타났다. 사람들이 둑 위에 빼곡하게 앉아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저 곳으로 가기 위해선 횡단보도가 없는 이런 4차선의 무서운 도로를 건너야 한다. ㄷㄷㄷ 차들이 넘나 쌩쌩 달리는지라 눈치껏 건넌다고 애먹었다.


이미 노을은 진행중



생사를 오가는 무서움을 느끼면서 다다른 말레꼰. 앉을 자리 찾기가 힘들만큼 이미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가득가득하다. 우리도 앉을 곳을 찾기 위해 길을 따라 조금 걸었다. 말레꼰 근처를 오가는 관광용 미니기차, 삼삼오오 방파제 위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멍때리고 있는 사람들, 길 위를 오가는 장사꾼들. 아바나의 모든 사람들이 다 여기 와 있는건 아닐까싶을 정도로 핫하다.


그리고 여긴 영화 분노의 질주8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빈디젤이 어떤 쿠바노와 자동차 시합을 하는데 자동차 시합 결승선이 있던 곳이 바로 말레꼰 앞. 빈디젤이 불타는 올드카에서 뛰어 내리면서 말레꼰 위를 데굴데굴 구르고, 그 차는 말레꼰 너머 바다로 풍덩 빠지는 씬이다. 하지만 길고 긴 말레꼰 중 어느 포인트에서 그 장면을 촬영한건지는 잘 모르겠다. 말레꼰은 다 똑같이 생겨서 ;;;


(여행 다녀와서 배틀트립 쿠바편을 보니 거기에 자세히 소개되더라구요. 분노의 질주 촬영지 가실 분은 배틀트립 쿠바편 참고하시길)


불과 몇 달전에 극장에서 본 영화에 나온 촬영지에 내가 우연히 와 있다는게 참 신기하다. 이번 쿠바여행은 정말 우연히 성사된 여행이었기에.... 훈녀의 제안이 없었다면 난 평생 쿠바라는 나라에 올 일이 있었을까 싶다.


후덥지근한 바람을 느끼며 방파제 위에 앉아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우리 바로 뒤에는 그 유명한 호텔 나시오날.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 공연장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고, 5성급 호텔이라 국빈들이 자주 묵는 호텔으로도 유명하다. 내가 알기론 오바마도 2014년 쿠바 방문시 이 곳에 묵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저 멀리 내일 가볼 모로요새도 보인다. 우리 양 옆에는 쿠바노들이 앉아 나름대로의 여유를 느끼고 있다. 바다 방향으로 엎드려 파도 치는 것을 멍하니 보는 어린이, 시가 피는 사람, 맥주 마시는 사람, 핸드폰 하는 사람, 그냥 멍하니 있는 사람,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 우리같은 외국인들....


여기에 앉아서 과연 그렇게 찬양일색이던 말레콘의 매력이 뭘까를 한참 생각해보았다. 




외국인인 내 입장에서 보면, 일단 바다가 예뻐서??? 는 아닌 것 같다.


이 사진속 바다를 보시라. 딱히 바다가 멋지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바다는 많다. 바다 주변 풍경이 멋지냐? 그것도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모이는 건 왜일까


여유? 분위기? 바닷바람?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람들이 한강에 열광하고, 부산 바다에 대한 환상을 품고 사는 것처럼 말레콘 자체가 아바나의 상징이자 사람들의 삶인거다. 막상 여행하던 순간에는 딱히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말레꼰이었는데, 여행기를 쓰면서 곱씹어보니 내 생각이 너무 관광객의 입장에 치우친 것이었음을 깨닫는다.



여행하던 당시에는, 많이 걸어서 지치고, 바닷가엔 맥주병이 뒹굴고 있고, 내 얼굴을 때리는 후덥지근한 바람 때문에 그저 앉아서 멍때리고만 있었던 말레꼰. 



우리도 깜깜해질 때까지 잠시 앉아 있다가 길을 나섰다. 몸이 너무 힘들고 지쳐서 택시를 타고 아바나비에하로 들어가기로 한다.


***참고로 길고 긴 말레꼰에서도 사람들이 유독 많은 곳이 있었는데 그 곳은 와이파이존이다. 너나 할 것 없이 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인터넷 쓸 사람들은 참고! (나시오날 호텔 앞 쪽 말레콘이었음)






올드카(라 쓰고 똥차라고 읽는) 택시를 흥정해서 잡아타고 내린 곳은 비에하 광장. 여기 수제맥주가 유명한 집이 있다고 해서 오늘 저녁은 맥주 한 잔하며 마무리하기로!

밤의 비에하 광장은 낮과는 또 다른 운치가 있다. 쿠바에서 유독 유럽스러운 비에하 광장은 마치 여기가 유럽 어딘가의 광장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유명 수제맥주집 Factoria Plaza Vieja(팩토리아 플라자 비에하)

실내 자리는 텅텅 비었는데 야외자리는 인기폭발이라 줄이 늘어서 있다. 우리도 잠시 기다렸다가 야외자리 착석. 


주변 테이블에 놓인 거대 맥주타워가 우리 눈을 사로잡았다. 인원이 네 명 정도만 되었어도 맥주타워 한 번 이용해보는건데 훈녀랑 나는 고작 2명이라 그냥 한 잔씩 시켜보기로. 메뉴판을 달랬더니 딱히 메뉴판은 안주고, 웨이터가 영어로 맥주종류를 설명해준다.


설명은 심플 그 자체

Brown beer, White beer, Black beer ㅋㅋㅋㅋㅋ  맥주 이름 얘기해봐야 어차피 우리가 모를 테니 맥주색으로 맥주를 설명한다. 참 직관적이어서 좋다.






첫 잔은 브라운 비어로 낙찰. 

맥주 맛은 꽤나 독특했다. 맥주맛이 구수한게, 꼭 농도 높은 보리차와 비슷했다. 찐한 보리차에 알콜이 들어간 맛이랄까? 너무 목이 말랐던 우리는 한 잔을 금새 비웠다.

화이트맥주 한 잔 추가 주문해서 마시다보니 옆 사람들이 먹고 있는 요상한 꼬치음식이 눈에 띄었다. 우리도 호기심에 하나 주문해보기로!




닭고기, 돼지고기, 새우 등 각종 구운 고기가 꼬치형태로 매달려 나오고, 아래에는 샐러드가 곁들여서 나오는 이집 시그니처 메뉴. 하지만 여긴 역시 쿠바였다. 음식의 맛이 참 정직했다. 양념이나 소스 없이 간이 거의 되지 않은 정직한 닭맛, 새우맛, 돼지맛이 났다.....ㅎㅎㅎ


난 역시 소스 있는 바베큐가 좋다.....  


이 집에선 그냥 맥주만 가볍게 마시고 가는 걸 추천하고 싶다. 맥주맛은 나름 괜찮았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긴 했지만 기본 기온이 높은데다 술까지 마시니 열나서 또 선풍기를 장착한 우리. 먹고 있는데 동물 친구들이 우리 주변을 맴돈다.





콩고물 얻어먹으려는 동물 친구들이 주위를 어슬렁 어슬렁 하는데, 개냥이를 보면 그냥 못지나치는 우리는 시선을 빼앗기고~ 한참을 냥이 구경하다가 오늘 하루를 마무리 했다. 


내일은 쿠바에서 온전히 하루를 보내는 사실상 마지막 날!


Factoria Plaza Vieja


-비에하 광장이 크지 않아 광장에 들어서면 바로 보인다. 사람이 바글바글하니 찾기 쉬움.

-화이트, 브라운 맥주 한 잔 각 2쿡.

-주문하는 즉시 바로 계산하는 선불 시스템.

-사람들이 많다보니 테이블 정리가 잘 되는 느낌은 아닌지라 물티슈 휴대하고 가면 좋음.

-여럿이 가면 타워형 맥주를 시켜서 마셔보면 재밌을 것 같고, 우리처럼 적은 인원이 간다면 맥주 종류별로 한 잔씩 시켜서 마셔보면 좋을 것 같다. 난 브라운 맥주보단 화이트맥주가 더 맛있었다.


<알맹이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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