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알맹/17 쿠바 여행

D10. 쿠바 아바나 여행:: 국립 미술관(쿠바관), 그리고 한국으로

알맹e 2018.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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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박 12일 쿠바 여행 DAY 10


2017. 8. 11 (금)

아바나(La Habana)


오늘의 일정

국립미술관 쿠바관 관람 - 모네로 집(빵&쥬스) - 공항으로 - 귀국



(앞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짧고도 긴(?) 쿠바 여행이 끝나는 날이다. 어떤 여행이건 간에 끝무렵은 아쉬운 법.


누군가는 쿠바 여행이 끝나는 날을 "드디어 쿠바를 탈출"한다고 표현한 반면, 내 경우엔 그렇진 않았다. 여행하기에 불편한 점은 많아도 여지껏 여행 했던 유럽, 동남아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무엇이 달랐는지는 아래 포스팅들을 살펴보시면 대강 짐작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여행정보가 필요해서 들어오신 분들이라면 요 포스팅들도 한 번 살펴보시긔



그럼 마지막 여행기를 시작합니다.



아랫층에서 케냐 아줌마가 조식을 준비하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쿠바에서 먹는 마지막 조식은 만족스러웠다. 비록 이 까사는 시설은 쪼매 그래도 조식은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3쿡(=3달러)에 이 정도면 굿굿




우리나라에선 귀한 몸인 열대과일들을 원없이 먹을 수 있으니...^^


애플망고, 파파야, 구아바 그리고 아보카도..... 사진만 봐도 행복 ㅠㅠ

찐하디 찐한 쿠바 커피 한 잔, 당충전 빠방하게 할 수 있는 구아바 주스까지 든든히 먹고 마지막날 일정을 시작했다.


<미술관 가는 길에 본 풍경>


비행기 시간이 오후 3시였던 관계로 오전에 한 군데 정도는 둘러볼 수 있었고, 우리가 고른 곳은 국립 미술관 쿠바관이었다. 아프리카-쿠반 스타일의 미술작품들을 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가는거긴 하지만, 미술관은 에어컨이 나오니 땀 별로 안흘리고 비교적 쾌적한 상태(!)로 공항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다 ㅎㅎ


쿠바 아바나에는 두 군데의 국립 미술관이 있는데 한곳은 국제관(다른 나라 작품 전시), 다른 한 곳은 쿠바관(쿠바미술품 전시)이다. 두 곳은 위치상으로 좀 떨어져 있는데, 우리가 갔던 쿠바관의 경우는 혁명박물관 맞은 편에 있다. (입장료는 5쿡, 매주 월요일은 휴무)



숙소에서 가까웠기에 슬슬 걸어서 이동. 물론 미니선풍기는 항상 휴대하고 있다. 다소 너저분해 보이는 이런 풍경도 이제 더이상은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하다. 저 쓰레기통을 보니 냄새 때문에 고생하던 황훈녀가 생각나네.




미술관 건물은 생각과는 다르게 현대적이었다. 쿠바라고 너무 기대를 안했었나보다. 안으로 들어가 여기가 쿠바관이 맞는지 직원에게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입장 ㄱㄱ


귀국일이라 공항패션이랍시고 후줄그레하게 통바지에 큼지막한 반팔티 장착하고 들어갔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다른 관광객들도 뭐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아 안심.




표를 사서 건물 내부로 들어오면 이런 풍경이 우릴 맞아준다. 아래에서부터 올라가면서 관람하거나, 위에서부터 내려오면서 관람하거나 자유인듯. 미술관 규모가 엄청 크지는 않다. 1층은 실외와 연결된 뻥 뚫린 형태라 특별전시나 공연용인듯 했고, 미술작품은 2,3층 실내에 있음.







우린 2층부터 둘러봤는데, 원색이 강한 아프리카+쿠바 스타일 그림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깜짝 놀랐다. 우울한 색감에, 기괴하고 뒤틀어진 이미지의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에 ...

미술관인지라 사진을 별로 안찍어 보여줄 순 없지만 작품 분위기가 대체적으로 어두운 편이랄까. 

아마도 내가 쿠바 미술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불친절하게도 영어 설명은 하나도 없고 작품 제목부터 설명까지 모조리 스페인어인지라 작품에 대한 아무 정보 없이 그저 그림만 감상할 수 밖에 없었던 점이 좀 아쉬웠다. 



3층은 식민지시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2층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긴 했지만 역시나 스페인어의 압박이....ㅋㅋㅋㅋ 황훈녀와 같이 그림을 보며 작품 제목을 직접 지어보기에 이르렀다.


암튼 미술관 관람은 언어장벽으로 인해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스페인어 능통자가 아니라면 깜깜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다소 느끼게 될 것이다. 


미술관 곳곳에는 직원들이 앉아서 지키고 있으며, 화장실 앞 역시 직원이 휴지를 들고 앉아 있다. 만약 이 사람들도 공무원인거라면, 라 플로리디따의 바텐더 공무원 아재들보다는 꿀보직이 아닐까.  아 그리고 에어컨은 나오는데 아주 시원한 느낌은 아니고, 더위만 피한다는 느낌이니 참고!




<길건너 혁명박물관>




언어압박으로인해 집중력을 잃은 나머지 한 시간이 채 지나기 전에 관람을 휙휙 마치고 나왔다.  나오니 11시. 숙소 앞으로 11시 45분까지 택시가 오기로 했는데  시간이 애매하게 남았다.




뭘 할까 하다가

숙소 가는길에 봐두었던 모네다 음식점에 들러서 요기를 하고 가기로 했다. 이중화폐 시스템이라는 쿠바에 와서 모네다는 1도 쓰지 않고 쿡만 쓴지라 모네다 물가를 한 번쯤은 체험해보고 싶었다.



<모네다 집>


사실 식당이라 하기엔 좀 그렇고, 간이 매점 정도?? 길을 걷다보면 건물 1층에 작게 이런 매점같은 가게가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현지인들이 간단하게 요기를 하는 빵, 샌드위치, 음료를 파는 곳이다. 그러니 당연히 영어가 통할 거라는 기대는 저 멀리로 접어 보내는게 좋다는 것. 우리가 들렀던 곳도 할머니 한 분이 장사하고 계셨는데 원,투,쓰리 조차 모르실만큼 영어는 1도 안통했다. 손짓발짓과 생존 스페인어를 버무려서 간신히 주문에는 성공. 


"Uno Queso, Dos Mango!" (치즈 하나, 망고(주스) 둘) 하고 외쳤더니 할머니가 꺄르르하면서 매우 좋아하신다. 마치 우리가 한국말 하는 파란 눈 외국인을 보는듯한 흐뭇함인가??


우리나라 모닝빵보다 1.5배쯤 큰 둥근 빵을 반으로 갈라 그 안에 원하는 토핑을 넣어주는 간단 샌드위치였는데, 사실 맛은 그냥 그렇지만 모네다 물가가 입을 떡 벌어지게 한다는


샌드위치 2개, 주스2잔 시키고 20모네다라니..... 물가 충격.... 그 동안 쿡 음식점에서 한끼에 인당 만원이상은 쓰고 다녔는데, 모네다 물가는 넘나 상상초월인 것.


보통 [1쿡=25모네다] 정도라고 보면되는데, 1쿡은 1달러와 비슷하니, 우린 850원 정도에 샌드위치2개, 주스 2잔을 클리어 한 것. 모네다 돈이 없어 1쿡을 냈더니 무려 5모네다를 거슬러받기까지 ㅋㅋㅋㅋ 쿠바 여행 마지막날 처음으로 모네다 구경을 했다.


쿠바 여행 경비는 여행하기 나름이라더니 왜 그런 것인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주스를 유리컵에 준 덕에 가게 앞에 서서 허겁지겁 먹고 숙소로 돌아오니 택시가 와 있었다. 짐 챙겨나와 케냐 아줌마와 인사하고 택시를 탔다. 이제 진짜 끝.............

인가보다 했는데 쿠바는 마지막까지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ㅎㅎㅎㅎ



<만약 낙뢰라도 친다면 낙뢰를 전혀 막아주지 못할 것 같은 내부 모습>


에어컨도 안나오는 고철 똥차 택시 당첨.


공항까지 30분 정도는 걸리니까 케냐 아줌마가 당연히 센스 있게 에어컨 있는 차를 예약해주었을거라는 기대는 차 탑승과 동시에 안녕. 덕분에 마지막 순간까지 창문으로 들어오는 구수한 쿠바 매연냄새를 맡으며, 인중이 땀방울로 촉촉해지는 걸 느끼며 공항으로 향할 수 있었다. 


이후 한동안은 우리나라에서 택시 탈 때 에어컨이 나오는 것 만으로도 매우 감사했다고 한다(또르르) 



쿠바, 이제 진짜 안녕이다


<알맹이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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