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알맹/16 핀란드 오로라 여행

유럽 야간열차 체험::핀란드 기차 VR [헬싱키-로바니에미] 구간

알맹e 2016. 4. 19.
반응형

<2016. 1. 6. (수)>

여자혼자유럽여행 Day. 7

헬싱키에서 로바니에미로..

 

 

유럽배낭여행의 로망은 뭐니뭐니해도 바로 기차여행 아닐까요?

 

영화 비포 선라이즈를 보셨나요?

20년만에 재개봉해서 지금 한창 상영중이죠~ 

 

영화에서 제시(에단호크)와 셀린(줄리 델피)이 처음 만난 곳은 바로 비엔나를 거쳐 파리로 향하는 유럽 횡단 기차잖아요~

 

이 영화를 본 분들 중에 나도 유럽여행가면 기차에서 영화 속 에단호크 같은 훈남을 만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신 분들도 분명 계실거라 생각합니다ㅎㅎ

 

이번 포스트에서는

핀란드에서 유럽 야간열차를 체험해본 이야기에 대해 써보고자 합니다.

혹시 헬싱키에서 로바니에미 구간 야간열차 예약방법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16 핀란드 오로라 여행] - 핀란드 헬싱키에서 로바니에미 산타마을까지 가는 방법/예약 방법 정리

 

 

 

 

헬싱키에서 예상치 못한 영하 22도 강추위에

중앙역내 버거킹으로 피신한 나는

 

저녁을 햄버거로 해결하고,

버거킹에서 남은 시간을 때우면서 

저녁 6시 52분 야간열차를 기다렸다.

 

6시 30분 쯤 버거킹을 나와 플랫폼으로 갔다.

 

플랫폼 가는 길에 매점에서 산 핀란드 자일리톨 ㅋㅋㅋ

핀란드 하면 휘바휘바~

 

자일리톨 한번 씹어줘야하지 않겠나여ㅎㅎ

마침 입가심용 자일리톨이 2통에 2유로로 1+1을 하고 있길래 기차에서 먹으려고 사봤다.

 

맛은 뭐 우리나라와 비슷함 ㅋㅋ

근데 먹고 나면 입속이 시워하다 못해 화~한게

입가심 효과는 대박이다 ㅎㅎㅎ 

 

어라?

그런데 열차가 올 시간이 지났는데 도통 올 기미가 안 보인다.

 

결과적으로 무려 30분 가까이 연착했다ㅠㅠㅠ

난 오늘 런던에서 핀란드로 넘어왔기에

아직 영하 22도에 걸맞는 방한준비가 안되어 있었는데

 

열차가 왔나 보려고 계속 플랫폼을 들락날락 하다가 온몸이 꽁꽁 얼었다.

 

밤이 되니 온도는 영하 25도 이하로 더 떨어졌고,,,

 

<이것이 바로 흰머리 천연염색이다ㅎㅎㅎ 준비물 : 영하 20도 이하의 날씨>

 

밖에 나간지 1~2분 후면 속눈썹과 콧속의 콧물이 얼어붙는게 느껴지고,

 

좀 더 지나면, 장갑을 꼈음에도 손이 잘릴 것 처럼 아프고 감각이 없어졌다.

기모바지를 입은 다리는 마치 내 다리가 아닌 것 같다.

 

암튼 7시 20분이 되어서야 도착한 기차~

2층짜리 초록색 기차이다~

 

일본인들이 상당히 많이 탄다.

한국인인가? 하고 옆에 가보면 다 일본말을 쓰고 있다.

현재 한국인은 나 뿐인듯... 

1층화장실/욕실 없는 객실( 복도에 공용화장실 이용해야함)만 있고,

2층 개별 화장실/욕실이 딸린 객실만 있다.

 

그래서 난 기차 2층으로 올라가야했다.

복도는 한 사람 정도 지나갈 정도로 좁은 편~

 

나 그렇게 연약한 여자 아닌데....

24인치 캐리어 정도는 번쩍 들 수 있는 건장한 녀성인데

 

온몸이 꽁꽁 언 덕분에 팔에 감각이 없어

캐리어 들고 계단 올라가는데, 개고생했다 ㅠㅠㅠ




와 근데...2층 전체에 승객이 나밖에 없다....

(다른 객실은 사람이 없어서 객실 문을 다 열어놓았기 때문에 알 수 있었음)

 

사실 예약할 떄 조용히 가고 싶어서

일부러 사람들이 거의 예약하지 않은 객차를 예약하긴 했는데...

예약한지 두달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이 컴파트먼트를 예약한 사람이 나밖에 없나보다 ...ㅎㅎㅎ

 

에이~ 설마.... 나중에 서는 역에서 더 타겠지~

 

내가 예약한 205번 침대 ㅎㅎ

 

예약팁을 하나 드리자면

숫자가 더 적은 게 1층 자리이다 ㅎㅎ

난 2층 침대 별로 안좋아해서 편안한 1층 자리를 선호한다.

객실 모습~

침대 2개, 접을 수 있는 간이 의자, 미니 테이블, 쓰레기통이 있다.

 

핀란드 야간열차 VR의 침대객차는 오직 2인실 뿐이다.

 

서유럽 구간의 유럽 야간열차는 2인실, 4인실, 6인실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지만

핀란드 VR에서는 그렇지 않다.

 

본의 아니게 럭셔리한 여행(?)이 되어버렸네 ㅎㅎ

기차에서 무료 와이파이도 쓸 수 있어요

 

화장실 딸린 2인 침대객차 1명 가격은 120유로

 

약 15만원 정도..ㅎㅎ

저가항공보다 비싼 기차 ㅋ

 

비싸긴 한데, 전반적인 열차의 시설은

기차 치곤 상당히 쾌적하고, 잘 되어 있다고 느꼈다.

 

일단 객실문은 카드키를 통해 열 수 있다.

처음 열차를 타면 객실마다 카드키가 2개씩 놓여있다.

 

1인당 1개씩 카드키를 가지고 있을 수 있음

 

카드키를 슬롯에 꽂아야 문이 열린다~

기본적인 침대 세팅~

 

저 검은 물체는 기본세팅 아님!! (내 장갑...ㅋㅋ)

 

침대마다 작은 물 한병, 큰 타월1, 작은 타월1, 뽀송뽀송한 이불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덮는 이불 완전 폭신폭신하고 깨끗했다.

누가 덮던건지도 모를 담요때기가 아닌, 야간열차 치곤

정말 퀄리티 좋은 이불이어서 잠도 솔솔 잘왔다.

 

벽쪽에는 작은 그물망이 있어 책이나 간단한 소품을 꽂아둘 수 있다.

정말 궁금했던 객실 내 화장실 및 욕실!

 

침대 맞은 편 문을 열면 짠 하고 나온다.

 

화장실 딸린 객실과 그렇지 않은 객실 가격이 5유로 정도 차이밖에 안나서, 그냥 화장실 딸린 걸로 예약했다.

 

작은 객실 안에 딸린 화장실/샤워실이므로 기대는 하면 안된다 ㅎㅎ

보다시피 굉장히 협소한 편.

변기, 휴지, 미니미니한 작은 세면대, 거울이 있습니다.

 

세면대는 너무 미니미니해서 씻다보면 물 다튐 ㅋㅋ

세면대 위 작은 선반엔

일회용 샤워캡, 종이컵, 그리고 핸드워시 정도가 있습니다.

 

아니 그럼 샤워실은 어디있을까요? ㅋㅋ

암만 봐도 여기선 안보이는데...

 

바로 이 세면대를 앞으로 당겨서 변기쪽으로 밀면

짜잔~

뒤에 숨어있네요 ㅋㅋㅋㅋ

 

굉장히 좁아요....

 

달리는 열차에서 샤워를 해보는 색다른 경험을 해볼까 했었지만

이렇게 좁은거 보고 포기 ㅋㅋㅋ

객실 출입문 뒤에는 요롷게 옷걸이와 옷을 걸 수 있는 곳이 있구

전신거울도 문 뒤에 있어요~

 

야간열차 치곤  시설 괜찮쥬?

 

각 침대마다 있던 콘센트, 개인등, 시계, 작은 수납공간~

 

저 시계는 알람 기능도 되기 때문에

시간을 설정해 놓으면

그 시간에 알람이 울립니다.

 

저는 적극 이용했죠 ㅎㅎ  

기차탄지 10분 정도 지났을까?

 

역무원이 와서 티켓을 확인했어요~

전 인터넷으로 예약을 했기 때문에

예약 후 메일로 날아온 티켓(바코드가 있는)을 프린트해 가면 별도의 티켓이 필요없었어요



 

역무원이 간 후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여행 책자를 좀 볼까 했으나

침대가 너무 편해서 저도 모르게 스르르 잠들어버림 ㅋㅋㅋㅋ

 

내 윗 침대에 누가 탈까 궁금해하며 잠들었는데

 

 

기차가 12시간 30분을 달리고 달려

로바니에미에 도착할때까지

아무도 타지 않아

 

2인실을 혼자 쓰면서 갔다는.....

뭐 그런 이야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같은 객차 2층 전체에 12시간 30분동안 나 혼자여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참 조용하게 갔다는 그런 이야기....

ㅋㅋㅋ

 

자고 일어나니 어느덧 아침 7시 20분...

 

사실 헬싱키에서 기차가 연착되지 않았다면

로바니에미에는 아침 7시 47분에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열차가 30분 늦게 출발했으니

도착도 30분 늦게 할거라 생각하며....

7시 50분까지 멍하니 창밖을 응시하고,

폰으로 기차 와이파이 연결해서 카톡하고, 천천히 양치하고 있었는데

 

기차가 서서히 속도를 늦추는게 느껴진다.

 

'아~ 다른 역에 잠깐 서나보네. 이제 머리도 좀 빗고, 세수도 좀 하고 해야지'

생각하고 넋 놓고 있었는데 

 

문득, 뭔가 굉장히 쎄~한 느낌이 든다

 

 

'에이~ 설마 아니겠지.....

......

...

혹시....

설마????!!!!!!!'

 

화들짝 놀라 창밖을 보는데

분명 어떤 역에 서는 중인데, 어떤 이정표도 보이지 않는다....

 

당황해서 복도로 나가 복도쪽 창문을 보니

 

Rovaniemi 라고 적

힌 표지판이 보인다...

 

 

 

이런 덴장!!!!!!!!!!!!!!!!!

 

30분이나 연착했는데

왜 도착시간은 5분밖에 안늦는거야!!!!!

 

(참고 : 이 기차는 열차가 역에 도착해도 별도의 안내방송을 하지 않는다. 내릴 시간이 다 되간다 싶으면 본인이 신경써서 살피다가 내려야 함)

 

 

지금 여기서 안내리면 난 3G도 안터지는

북극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내려서 국제 미아 되는거다...

 

당장 방으로 뛰어 들어가서 10초 안에 옷부터 갈아입었다.

머리는 빗는건 사치....화장하는건 완전 사치

 

 

으아 침대위에 널부러진 내짐....

대충 가방에 쑤셔 담고 있으니

1층에서 기차문이 "푸쉭~"하고 열리는 소리가 난다.

 

등에는 38리터짜리 묵직한 배낭을 메고

15kg짜리 캐리어는 한 손에 번쩍 들고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계단을 뛰어 내려와

겨우 내릴 수 있었다 ㅠㅠㅠㅠㅠ

 

어찌나 당황했던지

내리니 온 몸에 땀이 범벅이다....

 

그러나 그 땀을 1분안에 식게 해주는 영하 27도의 Fresh한(?) 날씨 ㅎㅎㅎ

 

열차는 문을 닫고 다시 어디론가 출발했다.

 

헬싱키에서 같이 기차에 탔던 일본인들도 전부

여기서 내린다.

 

 

신고식 한번 거하게 치르고

드디어 도착한 로바니에미....ㅎㅎ

 

아침 8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지만

아직도 깜깜한 밤이다.

 

아직도 깜깜한 하늘을 보니...여기가 라플란드구나 싶네 ㅎㅎ

산타마을 간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올릴게요!

 

정주행 ㄱㄱ

댓글

도움될 수도 있는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