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박 12일 쿠바 여행 DAY 3
2017. 8. 4 (금)
오늘 일정
아바나 비아술 터미널 - 히론 비아술 터미널 - 히론 숙소 - 깔레타 부에나 스노클링 - 숙소 휴식 - 숙소 저녁식사
* * *
오늘은 내가 가장 기대하던 히론 가는 날!!
아침 7시 비아술을 타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났다. 주섬주섬 짐을 싸고 까사 거실로 나왔는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잠이 덜깬 얼굴로 불꺼진 깜깜한 거실에 앉아계셔서 괜히 죄송 ㅠㅠ
우리가 어제 비아술 터미널까지 가는 택시를 부탁해놨는데 택시가 까사 앞에 6시까지 오기로 했던 것.
뭣 모를 때는, 경치 좋은 곳에 게스트하우스 하나 차려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는데, 여행을 다니면서부터는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갔다 ㅋㅋ 숙박업 하려면 정말 힘들듯 ㅠㅠ
어색어색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정적을 깨는 꼬끼오~닭 울음소리 ㅋㅋㅋㅋㅋㅋ 실제로 들어본 건 처음이네.....가만....근데 여긴 아바나인데??? ㅋㅋㅋ 마당도 없던데 대체 어디서 닭을 키우는거?
어쨌든 정확히 시간맞춰 온 택시에 짐을 싣고 깜깜한 아바나 시내를 달려 15분 만에 비아술 터미널에 도착했다. 6시 30분까지 오랬는데,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시간이 남음 ㅎㅎ
비아술 터미널 내부!
그래두 아바나가 쿠바에서 제일 큰 도시라 대합실도 다른 도시들에 비해서는 크지만, 역시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지방에 있는 작은 터미널 정도랄까..
이건 어제 비아술 예매할 때 받았던 예약증!
<체크인 하는 여행메이트 황훈녀>
버뜨, 이걸 그대로 들고 타면 안되고
체크인을 해서 티켓으로 바꿔야 한다.
이걸 체크인 카운터에 내면 버스티켓으로 바꿔준다.
아바나 비아술 터미널은 매표소와 체크인 창구가 떨어져 있었는데,
바라데로, 트리니다드, 히론 같은 경우에는 바로 옆에 붙어 있었다. 아바나 비아술 터미널의 체크인 창구는 대합실 내에 있다.
이게 예약증 건네주고 받은 버스티켓. 별 거 없다. 3C, 3D 이렇게 적힌게 자리 번호인줄 알았는데 막상 버스를 타니 좌석 번호표가 없어서 아무데나 앉았다.
버스 내부. 좌석은 그냥 우리나라 일반고속버스 수준(우등 말고 일반!!)
에어컨은 잘 나와서 좋았는데, 안전벨트가 고장남 ㅋㅋㅋㅋ
어쨌든 아바나에서 히론까지는 세 시간 정도가 걸린다.
어제 오비스뽀 거리에서 산 물~ made in cube 물이라서 찍어봄
비아술 오래 탈 때는 물이랑 간단한 간식을 가지고 타면 좋다.
우리가 탔던 버스는 아바나에서 플라야 라르가, 플라야 히론, 시엔푸에고스를 거쳐 트리니다드가 최종 목적지인 버스였다. 출발한지 두 시간쯤 됐나?? 갑자기 우리를 작은 휴게소에 우르르 내려주곤 20분 있다 다시 출발한다 했다. ㅋㅋㅋ 근데 20분이 됐는데도 출발을 안해서, 결국 30분 정도 쉬다 간듯 ㅋㅋㅋ
<중간에 들렀던 휴게소>
화장실을 가려고 하니 화장실 앞에서 휴게소 직원이 휴지를 들고 서 있다. 화장실 가려면 1쿡을 내란다 ㅋㅋㅋㅋ 안 감
흔들 의자에 앉아서 쉬다가, 버스를 타고 40분 정도를 가니 드디어 히론 도착!!!
아침 일찍 출발하니, 오래 이동을 했는데도 겨우 오전 10시가 조금 넘어서 기분이 뭔가 상쾌함 ㅎㅎ
역시나 정말 아담했던 히론 비아술 터미널^^
윗 사진이 비아술 티켓 사는 사무실인데 직원이 달랑 1명 있다. 근데 이 직원 아줌마 걸 크러쉬 장난 아니었음 ㅋㅋㅋ 다양한 국적의 승객들을 모아놓고 3개 국어로 유창하게 설명하는 능력자! 사람들 통솔하는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었음
내가 들은게 3개 국어 뿐이어서 그렇지 사실 몇 개 외국어를 더 할지도.....ㅋㅋㅋ
이건 비아술 사무실 문에 붙어 있던 차 시간표. 히론 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 시간표도 다 있으니 참고!
우린 도착하자마자 바로 트리니다드 가는 차표를 예약하려고 사무실에 들어갔다. 비아술은 가능한 빨리 예약하지 않으면 매진되기 일쑤이기 때문에 ㅎㅎ
다행히 내일 트리니다드 가는 버스가 세 타임이나 있었다. 일단 두시 반 껄로 예약!! 아바나와 다른 점은, 여긴 예약은 미리 할 수 있지만 버스비 결제는 버스 탈 때 와서 하라고 했다. 명단에 우리 이름을 써놓기만 하고 끝이길래, 뭔가 불안해서 이게 끝이냐고 물으니 종이를 찢어서 손글씨로 예약증을 써줬다 ㅋㅋㅋㅋ
내일 왔는데 자리 없다는거 아니겠지? ㅠㅠㅠ 괜한 걱정인가 싶겠지만, 여긴 쿠바라 모든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
에라 모르겠다 아줌마의 카리스마를 믿는다 ㅋㅋㅋㅋ성격을 봤을 때, 자리 없으면 없는 자리 만들어라도 줄 것 같은 포스라서 믿었음
<터미널에서 살던 귀요미 닥스훈트>
우리의 예약을 끝마친 아줌마는 우리에게 방은 구했냐고 물었다.
난데 없이 비아술 사무실 직원한테 방 구했냐는 질문을 들으니, 지금부터 숙소를 구하러 돌아다녀야 하는 우리의 상황이 실감남 ㅋㅋ
그렇다. 이제부터 우린 숙소를 구해야 한다. 쿠바 첫 숙소를 제외하곤 예약하고 온게 아무것도 없다. 방을 못 구했으면 자기가 아는 사람의 숙소를 소개해 준다는 아줌마의 영업을 뿌리치고, 무작정 터미널을 나왔다.
일단 호아끼나 까사 정보북에 몇 번 언급되었던 Moya 아저씨네에 가보기로 한다. 걸어가려면 충분히 갈 수도 있는 거린데, 우린 짐 때문에 자전거 택시(인력거)를 타고 가기로~
다른 도시의 자전거 택시 아저씨들은 호객행위 장난 아닌데, 히론의 자전거 택시 아저씨들은 전혀 호객을 하지 않는다 ㅋㅋㅋㅋ 운행 안하시는 줄 알았음. 어쨌든 인당 1쿡에 까사까지 가기로 함.
인력거인지라 첨엔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쿠바엔 이런 자전거 택시가 많아서 그냥 여기 스타일이거니 했다. 근데 진짜 힘드실듯 ㅠㅠ
도착해서 3쿡 짜리 지폐를 드리고 1쿡을 거슬러 받아야 하는데, 잔돈이 없다고 하신다 ㅠㅠ 이게 말로만 듣던 "잔돈 없다 스킬" 시전인가 하고 있는데, 우리의 오해였음. 아저씨는 정말 잔돈이 없었......... 우리에게 잔돈을 만들어주기 위해 옆집 사람, 모야 아저씨 다 붙잡고 잔돈을 만들려고 노력하셨는데, 하나같이 모두들 단 3쿡이 없어서 결국 못바꿨다.
다행히 모야 아저씨가 그럼 내일 자기 한테 돈 달라고, 자기가 자전거택시 아저씨한테 전해주겠다고 하시며 일단락.... 지금 생각하니 1쿡 그냥 팁으로 드릴걸 그랬나 싶다.
덕분에 땀 하나 안흘리고 무사히 모야 까사에 도착하니 민머리 백인 아저씨가 우리를 맞아주셨다. 모야 아저씨였다. 방 있나요? 물으니 "Of course, Come on~" 이라는 대답이 ㅎㅎ 일단 다행이라 생각하며 방으로 안내받았다.
<자전거택시 타고 까사로~ 4배속 영상입니다. 히론은 아주 작은 시골마을임.>
쿠바 히론(Playa Giron) 까사(숙소) :: Hostal Moya
이곳에선 1박을 했다. 1박당 방 값은 20쿡이었고, 조식은 2쿡이었다. (1쿡=1달러)
근데 이 포스팅 하면서 다른 후기들을 보니, 흥정해서 15쿡에 묵었다는 사람들이 많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쿠바에서 택시값은 잘 흥정해 다녔으면서, 왜 숙소는 흥정해볼 생각을 단 한번도 안했는지 모르겠다 ㅋㅋㅋㅋㅋ숙소 만큼은 그냥 부르는대로 다 OK해버렸더랬음....방값이 너무 싸서 흥정할 생각조차 안했는데, 역시 난 아직 프로 여행자가 아닌가봄ㅠㅠ
암튼 참고하시고...
아저씨가 깔레따부에나까지 10쿡 받고 차로 데려다 주셨는데, 이것도 흥정해볼껄 그랬나.....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몰랑.....
우선 우리가 묵었던 더블룸. 구형 에어컨 한 대, 선풍기 1대가 있다. 사진에 보이는 것 외에 다른 시설은 없었다. 내부는 쿠바의 여느 까사와 같은 모습이었음. 아쉬운 점은, 방 조명이 너무 어두워서, 방심하고 그냥 화장하면 딱 가부키 화장하기 좋은 조명이었다는거... (실제로는 사진에 나온 것보다 더 어두움)
그리고 에어컨 성능이 너무 안좋아서, 최대치로 켜놔도 시원하지가 않다는 점. 분명 에어컨을 켠 상태인데도 몸을 조금만 움직이면 땀이 났다 ㅠㅠㅠ 이 방에서 땀 안흘리려면 에어컨+선풍기 켜놓고 누워만 있어야 할듯
까사를 고를 때 에어컨까지 다 켜보고 방을 고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므로, 에어컨의 성능은 사실상 복불복이나 마찬가지. 그래, 여긴 쿠바니까.......후
그리고 방에 딸린 화장실. 그래도 화장실은 깔끔하니 방보다 마음에 들었다. 수압도 괜찮은 편이었음. 다른 까사들처럼 수건, 휴지 외에 일체의 욕실용품은 없었다.
우리가 묵었던 건물 내부의 모습. 우린 부엌을 이용해보려고 한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숙박객도 부엌 이용이 가능한지는 모르겠다. 저 냉장고 안에는 생수가 여러 병 있는데, 원하는 경우 돈 주고 살 수 있다.
마당에는 식사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조식, 저녁식사 모두 여기서 먹음
이건 우리가 주문해서 먹었던 저녁식사. 돼지고기 스테이크와 새우요리였는데, 스프와 밥, 샐러드, 감자칩은 코스처럼 따라 나왔다.
스테이크 6쿡, 새우요리 10쿡이었는데 아쉽게도 우리 둘의 입맛에 다 안맞았다 ㅠㅠ 너무 많이 남겨서 죄송할 정도...
밥이라도 먹어볼랬지만 밥마저 짰다. (쿠바에선 밥 할 때 소금을 넣고 밥을 짓는다고 한다. 소금넣은 밥을 원치 않는다면 "씬 쌀" 이라는 표현을 외워 가세여)
이럴 때를 대비해 쿠바엔 꼭 캐첩을 하나씩 들고가면 좋을 것 같다. 음식의 맛을 살려주는 마법의 재료임....ㅎㅎ 쿠바에선 음식이 풍족하지 않아서 그런지 소스나 드레싱, 조미료가 거의 없는 음식, 느끼한 음식을 종종 만나게 되는데, 이럴 때 쓰면 음식맛이 확 살아남...ㅋㅋ
아쉬웠던 석식에 비하면, 가성비 좋고 괜찮았던 조식. 이 정도 구성이 2쿡이면 정말 괜찮다.
수박, 망고, 구아바, 직접 만든 망고주스, 빵, 커피, 잼, 버터, 오믈렛이 제공되었다. 이 구성은 맛없을 확률이 거의 없는 구성이므로...만족하며 먹었다.
****전체 평
보통. So So.
지난 번 아바나 숙소 후기 첫부분에서도 말했듯....그런 느낌. 이 정도의 까사는 히론의 다른 곳에 가도 충분히 구할 수는 있으리라 생각된다. 한국사람들이 많이 오는 까사 중 하나이므로, 우리처럼 숙소 예약없이 히론에 왔다면 불안감 해소용으로 맵스미에 미리 저장해 놓되, 근방의 다른 숙소도 한 번 둘러보고 결정하면 좋을 것 같음. 모야 주변에 다른 까사도 많았음.
우린 즉석에서 구해서 자세한 후기 같은건 못보고 구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후기가 궁금하다면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찾아볼 수 있음.
<장점> 비교적 히론의 중심에 위치함. (메인 사거리에 있음.) 자세한 위치는 맵스미에 "hostal moya"라고 검색. 흥정하면 방값 15쿡에 가능. 가성비 조식. 아저씨께서 어느정도의 영어소통이 가능함. (우리는 한 번도 마주치지 못했지만) 한국인들이 많이 오므로 혼자 온 사람들 동행 만들기 좋을 듯.
<아쉬운 점> 우리방만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하나도 안 시원했던 에어컨에서 마이너스 팍, 저녁식사는 별로 였음.
* * *
마무리는 비아술 타고 플라야 라르가, 히론 근처를 지날 때의 창밖 풍경으로 ㅎㅎ
이 창 밖 풍경 실화이고요?
* * *
다음 포스팅은 카리브해에서 즐기는 올인클루시브 휴양, 깔레따 부에나 포스팅으로 돌아올게요^^
<알맹이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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