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20. (수)>
여자혼자 한달 오로라+유럽여행 Day21
그라나다 2박3일 여행
(이전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대사의 방을 나와서 향한 곳은 '두 자매의 방' 이라는 곳. 들어가자마자 정신없이 천장만 보게 만들었던 곳이다. 유럽와서 주로 서양식 건축물만 보다가 아랍 건축물을 보니 또 입이 떡 벌어지고 ㅎㅎ
마치 천장에서 별이 쏟아지는 것 같이 느껴졌던 이슬람의 모카라베 양식 천장~ 나도 다른 사람들도 모두 천장 찍기에 여념이 없다. 확실이 이때까지 살면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엄청난 천장
벌집모양의 모카라베 양식 천장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까지 더해져 오묘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비현실적인 것 같기도 하고..
나스르 궁전 내부 방들의 천장은 하나같이 엄청나게 화려했는데, 내가 궁금했던 것은 왜 이렇게 천장을 화려하게 만들었냐 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어느 건물을 들어가서 방이나 입구로 들어가면 처음 보는 것은 천장이라기보다는 눈높이에 위치한 것들이기 마련이니까...
양탄자나 의자 위에 드러누워 천장을 올려다보며 여유를 즐겼던 이슬람 왕족들을 위한 맞춤 건축이었 것이었을까 추측해볼 뿐 ㅎㅎ
그리고 이 방의 타일벽들...(이 방 것이 맞겠지? 기억 희미 ㅋㅋ)
나스리 궁전에서 계속 봐 왔던 타일 문양들 중 가장 세련된 것 같다. 나스리 궁전안 벽에는 이 곳말고도 곳곳에서 기하학적인 모양의 문양이 그려진 타일 벽을 볼 수 있는데, 검정, 파랑, 노랑, 초록색만을 사용하여 여러가지 무늬들을 그려놓았다.
근데 방마다 문양의 모양은 다 달라서, 또 이런거에 꽂힌 나는 방마다 타일 사진 찍고 다님 ㅎㅎ
무늬들이 특정한 인물이나 사물을 나타낸게 아니라 다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이라 도무지 어떤 의미인지 파악은 할 수 없었으나.... 타일에 사용된 색깔들에는 어떤 상징이 있을거라 추측해볼 뿐.
하지만 모르고 봐도 "와...미쳤어" 소리가 절로 나오는 곳인게 분명하다.
이 사진을 보니 또 "와~미쳤어" ㅋㅋㅋㅋㅋ
이 궁전 지은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했을지가 상상도 되지 않는 정교함이라니.... 벽 하나도 가만히 두는 법이 없는 나스르 궁전. 하나하나 직접 조각하고, 색칠하느라 고생했을 그 사람들 덕에 이 곳은 이리도 아름다운 곳이 되었고, 그 덕에 이사벨 여왕도 이 궁전을 파괴하지 않았던 거겠지?
요 아치형 창문 뒤로
펼쳐지는 잘 가꿔진 정원과 분수대. 역시 알함브라는 물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물이 귀한 사막 나라 사람들이니 물을 이만큼 중요시 여긴게 이해는 된다. 그래서인지 궁전 곳곳에서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곳곳에 잘 갖춰진 정원과 조경들...
이슬람 왕조가 이 성의 주인으로 지내던 그 때 이 곳을 거닐던 왕족들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하면서, 혹시 나도 전생에 이런 곳을 거닐던 공주(!)는 아니었을까(라고 쓰고 '그랬으면 좋겠다' 라고 읽는다ㅎㅎ)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_<
암튼, 나스르 궁전 관람을 얼추 다 마쳐갈 무렵 이런 곳이 나오는데, 여기 난간에 서서 밖을 보면
이렇게 알바이신 지구의 모습이 한 눈에 뙇~~~ 여기서 인증샷을 찍어보려했더니 다 역광이라 장렬히 실ㅋ패ㅋ 여기선 눈으로만 담고, 인증샷은 알카사바 전망대에서 남기기. OK??
세비야 히랄다탑에 이어 여기서도 집들 구경하기. 각 도시별로 전망대를 한 번씩 가보는 것도 여행의 한 가지 재미인듯~ 똑같은 스페인인데도 도시별로 집 모양이나 지붕색도 차이가 나니 보는 재미가 있다. 세비야 히랄다탑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포스팅 참고!
센스있는 출구 안내 표지판을 보고 밖으로(Salida는 스페인어로 '출구'라는 뜻. 누구신지 몰라도 아이디어가 짱! )
나오면 끝인 줄 알았는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ㅋㅋㅋㅋ 나를 순순히 내보내주지 않는 나스르 궁전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첫 냥이 ♡
하지만 이 냥이가 알함브라 냥이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좀있다 어마어마한 냥이들과 꼬마집사를 보게 됨 ㅎㅎ
연못에 반영되는 모습이 멋졌던, 이름 모를 건물~고요한 연못 위가 마치 거울인 것 처럼
파란 하늘과 구름을 담고 있던 1월의 알함브라. 이 곳을 마지막으로 나스리 궁전을 빠져나왔다. 그라나다는 세비야에 비해서는 좀 더 쌀쌀했지만 한국의 혹한에 비하면 여기는 정말 포근한 편이다.
내가 스페인에 있던 때 한국에는 이상 한파가 몰아쳐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내려갔다고 한다 ㄷㄷㄷ
좀 전에 말했던 어마어마한 냥이들 ㅋㅋㅋㅋ 그리고 그 냥이들을 먹이로 조련하는 어린이 집사. 대체 어디서 저렇게 많은 고양이들이 나왔는지, 너무 신기해서 알카사바 전망대 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냥집사 관찰 삼매경 ㅎㅎ
냥집사 손에 먹이가 있는 걸 보고는 주변에거 계속 어슬렁 거리면서 슈렉 장화신은 고양이 눈빛 시전하는 냥이들이 너무 귀엽고 웃겨서 동영상까지 찍었다. 암튼 이렇게 많은 길냥이들을 한 번에 본건 처음이었음.
그리고 알함브라 궁전 마지막 코스였던 알카사바 전망대. 계단을 올라 전망대로 올라가면, 그라다나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 나도 난간에 카메라 두고 인증샷 한 컷 ㅋ 다른 사람한테 부탁할까 하다가 다들 사진 촬영 삼매경이라 바빠보여 이렇게라도 남겨봄.
이 사진 찍고 있는데 한국인 여행자들이 다가와 사진부탁을 하길래, 찍어주고, 그 사람들도 내 사진을 찍어줬는데 표정이 캐안습이라 나만 보는걸로 ㅋㅋ
전망대에 사람이 워낙 바글바글해서 난간에 서서 사진찍으려면 눈치전이 필수 ㅋ
현장학습 온듯한 스페인 고딩들도 전망대에 엄청 많았는데, 전망대에서 전망 감상은 안하고 자기들끼리 수다떠느라 바쁘다. 시끄러워서 사진만 찍고 내려옴.
전망대가 이게 끝인가 하고 다시 계단을 내려왔는데, 바로 옆에 더 높은 전망대가 하나 더 있는 것 ! ㅋㅋㅋ 다리 아픈데 가지 말까 하다가 언제 여기 또 오겠나며 계단을 올랐는데,
쫘잔~~~ 사람 1도 없는 여유넘치는 전망대가 뙇~ 높이가 높다보니 바람은 장난이 아니었지만 사람이 별로 없어서 여유롭게 전망보기 참 좋았다. 여기서서 사방에서 한 번씩 아래를 내려다 보면 각 방향마다 보이는 풍경이 조금씩 다르다.
옛 군인들의 집터도 이렇게 볼 수 있고,
그라나다 시가지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이 전망대를 잊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여기서 너무나 내 스타일인 남자를 만났기(라고 쓰고 '내 혼자 바라봤다'라고 읽음) 때문 ㅠㅠㅠㅠ
사실 나스르 궁전 후반부부터 어떤 외국인 남자랑 계속 동선이 겹쳤는데, 그는 너무나 내 스타일인 것이었다 ㅠㅠㅠ유럽계열인듯한 그 이(ㅎㅎㅎ)는 리젠트컷 스타일의 흑갈색 머리에 조각같은 얼굴, 시크한 검정코트에 무심하게 손을 찔러넣은 채, 나처럼 혼자 알함브라를 구경중이었다. 그러다 전망대에서도 나랑 둘이 남겨지게 되었고
난 풍경을 보는건지 그 이를 보는건지 ㅋㅋㅋㅋㅋ 말 한마디 걸어볼까말까를 전망대에 서서 백만번 고민했지만 소심한 나새끼는 입도 떼지 못했다고 한다.
ㅠㅠㅠㅠㅠ
싱겁게 끝난
알함브라 궁전에서 이상형 만난 이야기를 끝으로 알함브라 궁전 탐방기는 진짜 끝이 난다.
알함브라에서 누에바 광장으로 내려오는 길에 사먹은 그라나다 전통 디저트 피오노노.
미운 놈에게 떡 하나 더 준다고, 소심한 나새끼에게 사주는 달달한 피오노노.
끝으로 알함브라에서 찍은 동영상 두 개 투척하고 이번 포스팅을 마칩니다. ㅋㅋㅋㅋㅋ 다음 포스팅은 산 니콜라스 전망대 야경입니다. 정주행 해주세용
#동영상1_냥집사와 길냥이
#동영상2_내 마음 속 알함브라 이미지, 물의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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