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알맹/17 쿠바 여행

쿠바 자유여행 후기 (1)::내 생애 이런 여행은 처음이야

알맹e 2017.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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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생애 가장 스펙타클 했던 쿠바여행.

쿠바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이때까지 내가 했던 여행들은 아주 편안한(?) 여행이었다는 걸 깨닫게 만드는 여행지.


예상대로 착착 진행되는 걸 바라면 안되는 여행지. 


한국인은 물론 동양인 보기도 힘든 여행지(쿠바에 한국인 많댔는데 왜 때문에 난 못만난거지)


인터넷 쓰기가 힘들어 (강제로) 아날로그식 여행을 하게 되는 곳.


왜 서점에 가면 우리나라 비인기 여행지인 쿠바여행 에세이가 그리도 많은가 했더니 쿠바에선 (인터넷을 거의 못쓰니까) 혼자 생각할 시간이 그만큼 많아지기 때문이란걸....그땐 몰랐지


* * * * *


누군가 "쿠바 여행 추천해?" 하고 묻는다면 

1초의 고민도 없이 "응"......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ㅎㅎ)


"절대 가지마"라곤 또 말할 수 없는 곳. 


내 대답은 "글쎄...궁금하면 한 번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그치만 고생할 각오는 어느정도 해야 해가 될 것 같다.


* * * * *

오늘은 쿠바 자유여행 다녀온 후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이번 후기는 시간의 흐름보다는 느낌과 생각 위주로 남겨보고자 해요. 우선은 기본 정보부터!!


1. 여행기간 : 2017. 8. 2. (수) ~ 8. 13. (일)


2. 여행일수 : 9박 12일


3. 여행형태 : 친구 황훈녀와 둘이 떠나는 자유여행


4. 여행코스 : 아바나(2박) → 쁠라야 히론(1박) → 트리니다드(2박) → 바라데로(2박) →아바나(2박) 


5. 쇼핑포함 총경비 : 138만원(항공권 50만 + 숙박비 포함 현지경비 88만)

   쇼핑제외 총경비 : 126만원(항공권 50만+현지경비 76만)           




<목차>


1. 너무너무너무너무 덥다....미니 선풍기 필수

2. 과거로의 여행

3. 인터넷 없는 아날로그식 여행

4. 예상과 다른 일이 생겨도 "그래, 여긴 쿠바잖아."

5. 동양인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

6. 끊임 없는 호객꾼들 + 어딜 가든 흥정은 필수 

7. 바라데로는 정말 짱짱맨

8. 악사들한테 주는 팁팁팁

9. 실제보다 사진빨이 더 잘 받는 나라

10. 의사소통문제와 음식

11.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 여행 




****이하 자세함 주의!!!설명충 주의!!!


1. 너무너무너무너무 덥다....미니 선풍기 필수


  8월의 쿠바는 소문대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더웠어요 ㅠㅠ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에 폭염주의보나 경보가 내려지면 실외활동 자제하라고 문자도 오고 하잖슴?  

우리나라 폭염경보 내려진 날 야외를 계속 활보하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밖에 나간지 1시간도 안되었는데 몸은 끈적끈적 하고 가슴과 등줄기, 얼굴로 땀이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그런 느낌 아시죠??


<그늘 하나 없던 혁명광장. 오후1~4시는 피해서 가시길>



덕분에 티셔츠같은 상의는 하루만 입어도 찝찝해서 또 입을 수가 없을 지경...ㅎㅎ

어느 날 비아술 버스 안의 온도계를 보니 바깥 온도가 35도라고 되어 있었어요. 딱 우리나라 폭염 날씨!  특히 오후1~4시는 정말 더우니 주의!!


현지인들도 너무 더우니 집 앞 골목을 상의 탈의하고 배회하는 아저씨들이 많으므로 무서워하지 말것! ㅋㅋㅋ 까사에서 상의 탈의한 남자 주인이 나를 맞아주어도 놀라지 말지어다 ㅋㅋㅋ


그리고 밤낮으로 종일 문 앞에 앉아 있는 현지인들이 많다. 이상한 사람들 아닙니다 ㅋㅋㅋ 



<선택이 아니라 필수!>


휴대용 선풍기 꼭 가져 가세요!!!  이런 날씨에선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선풍기 손에 들고 걷고 있으면 현지인들의 관심이 장난이 아니에요......와서 자기 좀 쐬어 보자고 하면서 선풍기 바람 쐬고 가는 사람도 여럿 있었음 ㅋㅋㅋ어떤 상인은 자기한테 팔라고 하질 않나ㅋㅋㅋㅋㅋ 


<깐찬차라 마시러 갔던 트리니다드의 라 깐찬차라에서도 종업원들이 겁나 신기하게 바라봤던 우리의 선풍기>






2. 과거로의 여행


1960년대 초 미국과의 수교가 단절된 이후 쿠바는 그 상태 그대로 멈춰 버렸기에 흔히들 '시간이 멈춘 나라'라고 하죠? 버뜨 2014년 오바마가 다녀간 이후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쿠바....

그렇지만 여전히 옛모습을 상당히 많이 간직하고 있는 쿠바를 여행하는 것 자체가 과거로의 여행입니다. 


<관광지에서 좀만 벗어나면 이런 건물들이 수두룩>


얼마전 폭격을 맞은거 마냥 낡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구시가지의 건물벽들을 보고 한 번 놀라고 ..



<예쁜 올드카. 보기엔 참 예뻐>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1950년 생산된 미국 올드카들이 여전히 도로를 종횡무진 하고 있으며, 자전거택시(인력거)가 아직도 성황리에 영업 중인 것에 두 번 놀라고!



<문제의 티코택시. 택시 앞에 익숙한 차가 보인다 ㅋㅋ무려 모닝>


우리나라 도로에서 못 본지 한참된 티코가 여기선 완전 현역이시다 ㅋㅋㅋ 택시 호객꾼 택시를 탔는데 택시가 티코였음. 에어컨 안나와서 창문열고 30분 달림 ㅋㅋㅋㅋㅋ 창문 내리는 손잡이가 고장나서 기사 아재가 손으로 창문 붙잡고 내려준 이야기 ㅋㅋㅋㅋㅋㅋㅋ택시문도 안열려서 기사 아재가 열어줘야만 내릴 수 있음. 

지금 생각해도 웃기네요...택시에서 내리니 머리는 산발이고, 매연은 덤이고...



<히론 까사 주인인 모야 아저씨 차 타고 깔레타부에나 가는 중>


쁠라야 히론의 모야 아저씨의 낡은 자동차....차 문이 고장나서 안닫히는 걸 억지로 닫아놓은 모습 ㅋㅋㅋ 저 이 없으면 차 문이 닫히지 않습니다. 에어컨 당근 안나오고여.... 우리나라였으면 위험하다고 진작에 수리를 맡겼을 상태지만 여기선 줄 하나면 No Problem!





이런 에어컨 본 적 있으신가요?? ㅋㅋㅋㅋ전 저런 에어컨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만... 아마도 LG의 goldstar시절 제품인듯 합니다... 신기한건, 우리나라랑 아직 수교도 안한 쿠바의 많은 에어컨이 LG제품이라는 것.


삶의 방식 또한 옛날 방식이 여전히 남아 있더라구요~ 


친구와 놀기 위해 친구 집 앞에 직접 가서 큰 소리로 친구를 부르는 모습, 일회용컵이 귀해 유리컵에 음료를 담아주기에 테이크아웃이 테이크아웃이 아니었던 경험ㅋㅋㅋㅋ,  


<마주치는 동네사람마다 다 큰 소리로 인사나누셨던 히론의 자전거택시 아저씨>



작은 마을에선 동네 사람 모두가 친구!! 지나가다 만나는 모든 사람과 이름 부르며 인사를 합니다. 택시 기사 아저씨한테 사람 이름만 말하면 어디 사는지 다 아실 정도!


아직 20대이고, 평생을 도시에서 살아온 저로서는 이런 풍경들이 너무 신기했어요.

누가 얘기하더라구요. 쿠바 여행은 1970년대를 여행하는 기분이었다고....70년대에 살아보지 못했지만, 딱 그런 느낌인 것 같네요.






3. 인터넷 없는 아날로그식 여행

  

쿠바여행은 손품, 발품이 정말 필요한 여행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아술 버스를 예약하고 싶으면 터미널로 직접 찾아가서 차표가 있는지를 알아봐야만 하며, 그것마저 인기노선은 며칠 후 것 까지 전부 매진이기에 택시기사와 흥정해서 택시라도 구해놔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고속버스 차표도 인터넷으로 전부 조회가 가능한데..ㅎㅎ)


<비아술은 타기 전에 꼭 체크인을 해야 한다. 아바나 비아술 터미널에서 체크인 하는 황훈녀>




그리고 숙소


숙소 예약도 없이 여행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그 도시에 처음 도착하면 다짜고짜 유명한 숙소로 찾아갑니다. 그 숙소에 방이 있으면 거기가 내 숙소가 되는거고, 방이 없으면 그 숙소 주인이 다른 숙소를 연결시켜 줍니다 ㅋㅋㅋ


<트리니다드 차메로 아저씨네. 아저씨는 이 숙소에 묵지도 않는 우리에게 정말 엄청난 친절을 베푸셨다.>



이 때까지 다닌 모든 해외여행은 미리 인터넷으로 숙소를 다 예약해놓고, 도시간 이동 차편도 대부분 예약해놓고 다녔던지라 정말 이런 아날로그 여행은 태어나서 처음이었어요. 물론 장기여행 고수님들은 이런 여행이 새로울게 없겠지만...........

항상 인터넷 혜택을 듬뿍듬뿍 받고 살던 저 같은 사람에겐 하루하루가 놀라움의 연속이었죠.


'아, 이런 여행도 가능하구나'


<차메로 아저씨네 방이 없어서 아저씨가 옆집에 있는 다른 까사 연결해주심.>



****물론 쿠바 숙소도 호텔이나 유명 까사들은 미리 예약하고 갈 수 있습니다. 버뜨, 인터넷상에 숙소 정보가 많지 않고, 까사 주인과 이메일을 통해 직접 연락해서 예약하거나, 쿠바 자체 숙소예약사이트를 통해 예약해야 합니다. 다만 까사 주인조차도 인터넷을 자주 못쓰기에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연락해야 합니다 ㅎㅎ비아술도 예매가 가능하지만 인터넷 예매가능 물량이 얼마 되지 않아요~ ***



쿠바 여행을 아날로그식 여행으로 만드는 주범(?)은 바로 인터넷쿠바에선 인터넷을 아무 곳에서나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 


길가다 갑자기 사람이 바글바글해진다면..... 그 곳이 바로 와이파이존. 사람들이 다들 폰만 보고 있다면? 그곳은 백퍼 와이파이 존 ㅎㅎ


도시의 지정된 몇몇 장소, 고급 호텔 같은 곳에서만 와이파이를 통해 인터넷을 쓸 수 있습니다. 근데 이 와이파이마저도 돈주고 와이파이 카드를 사야만 쓸 수 있다는 사실!! 


우리나라에선 모든 가정에 보급되어 있는 인터넷이지만, 여기선 가정에 인터넷 보급하는데 제한이 있기에 숙소에서 인터넷을 쓴다는 것도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1시간 동안 쓸 수 있는 와이파이 카드 한 장에 1.5~2쿡. 안 쓸 땐 필히 와이파이를 꺼놔야 시간 차감이 안됨>




현지 유심카드........ 그게 뭔가요? 먹는 건가요? 


만약 이런 곳에 정보 하나 없이 오면 고생길이 훤합니다. 스페인어라도 능통하다면 현지인한테 물어물어 다닐 수 있지만 대부분의 우리들은 스페인어를 못하니까요? ㅋㅋㅋ


잘 맞는 가이드북 1권은 꼭 챙겨가시고,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까사에 한 번씩은 들러서 정보북이라도 살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인터넷 쓰기 힘드니 한국에 있을 때 정보들을 많이 캡쳐해서 저장해놓는 걸 추천합니다.


<아바나 호아끼나 까사에는 한국인들이 남긴 정보북이 있다. 인터넷이 안되는 곳이기에 이런 독특한 방법들이 ㅎㅎ>






4. 예상과 다른 일이 생겨도 "그래, 여긴 쿠바잖아."


뭐든 가서 부딪쳐야 하는 면이 강한 여행지이기에 예상과 일치하지 않는 일들, 우리나라에선 당연했던 것들이 여긴 당연하지 않은.....그런 일들이 종종 발생합니다. 저도 그랬구요~


땀흘리며 직접 터미널까지 찾아가서 30분을 줄서서 기다렸지만, 믿었던 비아술이 매진되었거나

즉석에서 구한 숙소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거나, 

예쁘고 쨍쨍한 사진을 보고 갔는데 가보니 사진과 많이 다르다던가, 

더워죽겠는데 낡은 택시에선 에어컨이 안나와 매연바람 맡으며 30분 혹은 몇 시간을 달려야 한다던가 하는 그런 일들이죠 ㅎㅎ



<트리니다드에서 바라데로 가는 비아술이 매진인 관계로 타게 된 콜렉티보 택시. 아저씨가 애플 매니아. 이 택시는 최근 차라 다행히 에어컨이 나온다 야호 ㅋㅋ>



아 여기 왜 이래....내가 왜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고생이냐 생각하게 되어버리면 결국 여행을 망치기 땜시 뭐든 초연해버리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실천하려고 노력했어요 ㅎㅎㅎㅎㅎㅎ


택시기사가 고작 10분 가는 거리를 15000원을 불러 눈탱이 치려해도,

"그래, 깎으면 되지 뭐ㅋㅋㅋ" 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최대한 노력했어요.


<콜렉티보 택시 타고 간 바라데로는....진심 환상이었다ㅠㅠ 누가 바다에 캔디바 풀어놨어?!>



이렇게 쓰고 나니, 여긴 꼭 여행하면 안될 곳 같네요. 하지만 그렇진 않아요 ㅋㅋㅋ 여기 방식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릴 뿐...


요약하자면.......멘탈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



***하지만 평소 냄새에 민감하고, 위생에 민감하신 분들은 여행 추친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세요. 이런 건 타협이 잘 안되는 거니...ㅎㅎ***



길다고 경고해 드렸지만 쓰다보니 진짜 기네요 ㅋㅋㅋㅋ가려는 분들에게 도움되고픈 마음에 길어졌네요~분량상 자르고 후기 2편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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