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여행 - 네덜란드 5탄>
2018. 8. 4
지난 여행기에 이어서 쓸게요. 다만 포스팅 주제가 주제인만큼 한마디 던지고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전 동성애자는 아니지만, 동성애나 이성애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코로나 이후로는 동성애 반대까진 아니어도 뉴스에 나오는 그들을 팔짱끼고 보는 입장이 되었어요. 제발 자기들 권리만 주장하지 말고 본인들의 의무도 좀 지키길. (물론 이건 동성애자가 아닌 사람들도 명심해야 할 말이겠죠?) 이 시국에 축제는 좀 아니잖아?
But, 여행기는 여행기일뿐이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세요^^ 편의상 반말로 연재합니다.
꽃시장을 구경하고 게이프라이드(퀴어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향했다. 시내 곳곳엔 축제의 열기와 축제를 축하하는 메시지들이 가득하다.
우리나라에선 아무리 큰 뮤페나 다른 축제에 가도 즐기는 사람만 즐길 뿐, 시내 전체가 이렇게 열렬히 그 축제를 축하할 정돈 아닌데, 네덜란드의 게이축제는 암스테르담이 들썩일 정도로 후끈하다. 그만큼 여기에선 동성애자뿐만 아니라 모두가 즐기는 날로 자리잡은 축제라는걸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서양에선 게이(GAY)를 남자 동성애자뿐만 아니라 남녀 동성애자 모두를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나도 첨엔 축제 이름이 게이프라이드여서 남자 동성애자만 나오는 건줄 알았는데 아니었음.
세계 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으로 지정한 나라다운 풍경이다. 나 역시 동성애자가 아니지만 거부감 없이 정말 즐겁게 즐기고 올 수 있는 축제였다. 내가 생각하는 이 축제의 꿀잼은 크게 세 가지!
1. 사람들의 드레스코드
동성애의 상징하면 무지개색만 떠올렸는데, 핑크색도 동성애의 상징인가보다. 무지개와 핑크를 활용한 패션센스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2. 각양각색의 컨셉을 가진 80여척 배의 운하 퍼레이드
이 나라는 운하의 나라답게 뭐만 하면 운하에 배부터 띄우고 본다. 운하 Flex 의 절정을 보여줬던 운하 퍼레이드. 퍼레이드조차 평범한 지상 퍼레이드(?)는 거부한다. 퍼레이드면 운하 퍼레이드 정돈 되줘야지! ㅋㅋ 약 80팀의 퍼레이드팀들은 제각각 다른 컨셉을 가지고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
3. 구경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
인파가 인파가 아주 장난이 아니었던 게이프라이드에선 축제를 구경하며 신난 사람들의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꿀잼이었다.
* * *
1. 드레스코드
멋진 패션, 재밌는 패션, 이상한 패션, 일상에도 적용가능한 캐쥬얼한 패션 등 다양한 핑크&무지개 드레스코드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 무지개 머리띠 훈남오빠는 게이였을까?....아님 나처럼 구경온 이성애자였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무적의 솔로부대에 몸담고 있는 알맹이는 이 축제에서 수많은 서양 훈남들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와, 대박 잘생겼다. 근데 혹시.....?" 그 사람이 이성애자건 동성애자건 어차피 내 짝이 될 것 같진 않지만 ㅎㅎㅎ 하지만 내 사랑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는걸 말해주고 싶다. (근데 누구에게...?)
결코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나조차도 이날 입은 옷이 우연히 핑크여서 나도 핑크코드에 합류하게 되어버렸다는 ㅎㅎㅎ
2. 운하 퍼레이드 & 3. 사람구경
전세계에서 모인 관광객들이 퍼레이드를 조금이라도 잘 보이는데서 보기위해 운하변에 빽빽히 자리하고 있었다. 물반 고기반이 아니라 물반 사람반이었던 이 날의 추억. 근데 퍼레이드가 그만큼 쩔기 때문에 자리 잡기 치열한 이유가 이해되었다.
퍼레이드 경로였던 운하 양옆으로는 사람들로 발 디딜틈이 없었다. 제일 플렉스는 배위에서 보는 사람들 ㅋㅋㅋ 퍼레이드할때만 배부터 띄우고 보는게 아니라, 축제 구경할 때도 배부터 띄우고보는 네덜란드인들. 퍼레이드를 한 시장 정도 앞두고 배위에서 자기들끼리 파티를 하며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퀴어퍼레이드가 시작되길 기다렸는데 드디어 시작했다. 어디선가 쿵짝쿵짝하는 음악이 들리더니 한 팀, 두 팀 들어오는 퍼레이드배들.
이 정도면 비교적 무난한 컨셉의 퍼레이드팀 ㅎㅎ 그리스 맘마미아 컨셉의 퍼레이드배였다.
↑ 마린룩 컨셉의 팀.
배에 다리 한짝 걸친 오빠 혹시 당신도.....? ㅠㅠ
왠지모르게 저 오라버니 근처만 화질이 좋아보이는 착시현상.
익숙한 팝과 함께 춤추며 등장해서 가장 신났던 팀 중 하나였음
↑그리스로마신화 컨셉인듯
↑눈을 어디다 둘지 몰라 동공지진났던 오빠부대
↑아니, 북한 위원장 동무가 왜 여기에
아래는 위 사진들 중 일부 팀의 영상!
↑쿵짝 쿵짝, 제일 신났던 팀
아까 다리 한짝 걸친 오빠 있는 그팀이다 ㅋㅋ
↑그리스로마팀&동공지진 오빠부대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이제 퍼레이드는 어느 정도 봤다싶어 각양각색으로 축제를 구경하던 사람들을 재미나게 보면서 돌아다니는데
높은 곳에 올라가 축제를 보던 언니가 Hey, hey, hey 하고 황급히 부르더니 카메라 뺏어가서 찍어준 내 사진 ㅋㅋㅋㅋㅋ 근데 갑자기 사진 찍힌 나도 이미 춤출각 잡고 있다는게 함정
사람은 많아 복작거렸지만 그만큼 흥나고 재밌었던 축제였다.
언니한테 사진찍힌 후 다시 갈길 가고 있는데 위의 저 핑크나시 오빠랑 눈이 마주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 뒤로 일어난 일 ㅋㅋㅋㅋㅋㅋㅋㅋ
분홍나시 오빠는 본인의 남친에게 손짓을 하더니 내 앞으로 남친을 불러왔다. 길가다 만난 모르는 남자가 나한테 자기 남친 소개시켜줌 ㅋㅋㅋㅋㅋㅋㅋ당황해서 어버버 하는데 대뜸 같이 사진찍자며 다가왔다ㅋㅋㅋㅋㅋ
두 분....행복하세요♡
왠지 모르게 그 분위기가 싫어서 우리나라에서 했던 퀴어축제는 갈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는데 네덜란드 게이프라이드는 진짜 강추!!!! 동성애고 뭐고를 떠나서 축제 자체도 참 신나고 동성애자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였다.
네덜란드 여행 일정에 우연히 이 축제가 끼어있었던 건 큰 행운이었다. 물론 축제 때문에 방값은 하늘로 치솟았지만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었다고나 할까? 축제보느라 고생했으니 이젠 한 잔하러 갈 차례!
한 잔 하러....
아니, 양조장 견학(?양심어디?)하러 하이네켄 공장으로 고고!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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