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알맹/18 네덜란드 여행

(5) 나홀로여행 :: 네덜란드 퀴어축제 게이프라이드(게이축제, 퀴어퍼레이드)

알맹e 2020.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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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여행 - 네덜란드 5탄>

2018. 8. 4

 

지난 여행기에 이어서 쓸게요. 다만 포스팅 주제가 주제인만큼 한마디 던지고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전 동성애자는 아니지만, 동성애나 이성애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코로나 이후로는 동성애 반대까진 아니어도 뉴스에 나오는 그들을 팔짱끼고 보는 입장이 되었어요. 제발 자기들 권리만 주장하지 말고 본인들의 의무도 좀 지키길. (물론 이건 동성애자가 아닌 사람들도 명심해야 할 말이겠죠?) 이 시국에 축제는 좀 아니잖아? 

 

But, 여행기는 여행기일뿐이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세요^^ 편의상 반말로 연재합니다.

 

 

<거리는 게이축제 열기로 한창>

꽃시장을 구경하고 게이프라이드(퀴어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향했다. 시내 곳곳엔 축제의 열기와 축제를 축하하는 메시지들이 가득하다.

 

우리나라에선 아무리 큰 뮤페나 다른 축제에 가도 즐기는 사람만 즐길 뿐, 시내 전체가 이렇게 열렬히 그 축제를 축하할 정돈 아닌데, 네덜란드의 게이축제는 암스테르담이 들썩일 정도로 후끈하다. 그만큼 여기에선 동성애자뿐만 아니라 모두가 즐기는 날로 자리잡은 축제라는걸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서양에선 게이(GAY)를 남자 동성애자뿐만 아니라 남녀 동성애자 모두를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나도 첨엔 축제 이름이 게이프라이드여서 남자 동성애자만 나오는 건줄 알았는데 아니었음.

 

<야 축제한다! 배부터 띄워! ㅋㅋㅋ운하 Flex>

 

세계 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으로 지정한 나라다운 풍경이다. 나 역시 동성애자가 아니지만 거부감 없이 정말 즐겁게 즐기고 올 수 있는 축제였다. 내가 생각하는 이 축제의 꿀잼은 크게 세 가지!

 

1. 사람들의 드레스코드

동성애의 상징하면 무지개색만 떠올렸는데, 핑크색도 동성애의 상징인가보다. 무지개와 핑크를 활용한 패션센스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2. 각양각색의 컨셉을 가진 80여척 배의 운하 퍼레이드

이 나라는 운하의 나라답게 뭐만 하면 운하에 배부터 띄우고 본다. 운하 Flex 의 절정을 보여줬던 운하 퍼레이드. 퍼레이드조차 평범한 지상 퍼레이드(?)는 거부한다. 퍼레이드면 운하 퍼레이드 정돈 되줘야지! ㅋㅋ 약 80팀의 퍼레이드팀들은 제각각 다른 컨셉을 가지고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

 

3. 구경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

인파가 인파가 아주 장난이 아니었던 게이프라이드에선 축제를 구경하며 신난 사람들의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꿀잼이었다. 

 

* * *

1. 드레스코드

 

<이런 양말은 어디서 살 수 있습니까?>
<다들 어디서 그런걸 구한거에요? 네?>
<요 코디 좀 괜찮네! (코디가 괜찮은거야 얼굴이 괜찮은거야 솔직히 말해라)>
<이 정도면 무난무난. 난 이 정도 룩을 원합니다>
<가방끈 긴 남자와 센스코디 언니. 바지랑 티 존멋! 근데 언니, 소매치기 조심해 ㅠ>
<이 언니도 소매치기 조심하자>
<오빠, 멋부리다 더위먹어 ㅠㅠ>
<바지 위에 팬티 입는 건 슈퍼맨 하나로 충분해요>
<다같이 맞춰입으니 예쁘다>

멋진 패션, 재밌는 패션, 이상한 패션, 일상에도 적용가능한 캐쥬얼한 패션 등 다양한 핑크&무지개 드레스코드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 무지개 머리띠 훈남오빠는 게이였을까?....아님 나처럼 구경온 이성애자였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무적의 솔로부대에 몸담고 있는 알맹이는 이 축제에서 수많은 서양 훈남들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와, 대박 잘생겼다. 근데 혹시.....?" 그 사람이 이성애자건 동성애자건 어차피 내 짝이 될 것 같진 않지만 ㅎㅎㅎ 하지만 내 사랑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는걸 말해주고 싶다. (근데 누구에게...?)

 

<축제 구경도 식후경이죠>

결코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나조차도 이날 입은 옷이 우연히 핑크여서 나도 핑크코드에 합류하게 되어버렸다는 ㅎㅎㅎ

 

 

 

2. 운하 퍼레이드 & 3. 사람구경

 

전세계에서 모인 관광객들이 퍼레이드를 조금이라도 잘 보이는데서 보기위해 운하변에 빽빽히 자리하고 있었다. 물반 고기반이 아니라 물반 사람반이었던 이 날의 추억. 근데 퍼레이드가 그만큼 쩔기 때문에 자리 잡기 치열한 이유가 이해되었다.

 

<진정한 플렉스는 건물 창가에 있는 사람들>
<핑크핑크해>

 

퍼레이드 경로였던 운하 양옆으로는 사람들로 발 디딜틈이 없었다. 제일 플렉스는 배위에서 보는 사람들 ㅋㅋㅋ 퍼레이드할때만 배부터 띄우고 보는게 아니라, 축제 구경할 때도 배부터 띄우고보는 네덜란드인들. 퍼레이드를 한 시장 정도 앞두고 배위에서 자기들끼리 파티를 하며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명당자리를 겟한 사람들>
<핑크테 선글라스 쩐다. 풍선도 핑크인데...뒷말은 생략한다>
<하늘을 나는 거시기 풍선>
<테이블이랑 의자까지 챙겨와서 축제 관람하는 클라쓰>
<즐거운 선상파티>
<이 언니 표정이 너무 좋아서 올리는 사진. 핑크티에 핑크뚜껑 텀블러. 과하지 않은 무지개 목걸이, 게다가 청록색 썬글이라니...센스쩐다>

 

 

퀴어퍼레이드가 시작되길 기다렸는데 드디어 시작했다. 어디선가 쿵짝쿵짝하는 음악이 들리더니 한 팀, 두 팀 들어오는 퍼레이드배들.

 

 

<운하 퍼레이드>

 

이 정도면 비교적 무난한 컨셉의 퍼레이드팀 ㅎㅎ 그리스 맘마미아 컨셉의 퍼레이드배였다.

 

<Youth Pride 인걸 보니 청소년, 대학생팀?>
<대형 마이크를 들고 퍼레이드 하던 팀>

 

↑ 마린룩 컨셉의 팀.

배에 다리 한짝 걸친 오빠 혹시 당신도.....? ㅠㅠ 

왠지모르게 저 오라버니 근처만 화질이 좋아보이는 착시현상.

익숙한 팝과 함께 춤추며 등장해서 가장 신났던 팀 중 하나였음

 

 

 

↑그리스로마신화 컨셉인듯

 

 

 

↑눈을 어디다 둘지 몰라 동공지진났던 오빠부대

 

 

<집회 컨셉?>
<게이축제에도 광고쟁이들은 있다>
<선두에선 언니들은 신부인가 신랑인가>

↑아니, 북한 위원장 동무가 왜 여기에

 

 

 

아래는 위 사진들 중 일부 팀의 영상!

 

↑쿵짝 쿵짝, 제일 신났던 팀

아까 다리 한짝 걸친 오빠 있는 그팀이다 ㅋㅋ

 

 

↑그리스로마팀&동공지진 오빠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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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디딜 틈도 없는 거리>

 

이제 퍼레이드는 어느 정도 봤다싶어 각양각색으로 축제를 구경하던 사람들을 재미나게 보면서 돌아다니는데

 

<이건 무슨 춤이야?>

높은 곳에 올라가 축제를 보던 언니가 Hey, hey, hey 하고 황급히 부르더니 카메라 뺏어가서 찍어준 내 사진 ㅋㅋㅋㅋㅋ 근데 갑자기 사진 찍힌 나도 이미 춤출각 잡고 있다는게 함정

 

사람은 많아 복작거렸지만 그만큼 흥나고 재밌었던 축제였다.

 

 

 

언니한테 사진찍힌 후 다시 갈길 가고 있는데 위의 저 핑크나시 오빠랑 눈이 마주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오빠 나도 하이네켄 한 잔만>

 

그 뒤로 일어난 일 ㅋㅋㅋㅋㅋㅋㅋㅋ

 

 

<분홍나시 오빠의 남친은 거시기한 머리띠를 착용중이었다>

분홍나시 오빠는 본인의 남친에게 손짓을 하더니 내 앞으로 남친을 불러왔다. 길가다 만난 모르는 남자가 나한테 자기 남친 소개시켜줌 ㅋㅋㅋㅋㅋㅋㅋ당황해서 어버버 하는데 대뜸 같이 사진찍자며 다가왔다ㅋㅋㅋㅋㅋ 

두 분....행복하세요♡

 

 

왠지 모르게 그 분위기가 싫어서 우리나라에서 했던 퀴어축제는 갈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는데 네덜란드 게이프라이드는 진짜 강추!!!!   동성애고 뭐고를 떠나서 축제 자체도 참 신나고 동성애자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였다.

 

네덜란드 여행 일정에 우연히 이 축제가 끼어있었던 건 큰 행운이었다. 물론 축제 때문에 방값은 하늘로 치솟았지만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었다고나 할까? 축제보느라 고생했으니 이젠 한 잔하러 갈 차례!

 

한 잔 하러....

아니, 양조장 견학(?양심어디?)하러 하이네켄 공장으로 고고!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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