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7. (목)>
여자혼자유럽여행 Day. 8
여자혼자 오로라 여행 Day.1
※ 포도알 주의 ※ㅋㅋ
유럽여행 8일째 되는 날이자,
본격적인 오로라탐방 첫 번째 날!
오늘 낮까지만 해도 로바니에미 산타마을에 있었는데, 어느덧 버스는 나를 250여 km 떨어진 이곳 킬로파(kiilopaa)에 데려다 놓았다.
오늘밤엔 그렇게도 원하던 내 사랑 로라를 만날 수 있을까?
이 생각만 하면서
버스 안에서 추위를 참아가며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깜깜한 밤하늘에 하나둘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눈발은 더욱 거칠어지고 있었다.
<버스안에서 찍은 바깥 모습>
기사아저씨가 캐리어, 커다란 백팩과 함께
나만 덩그러니
이곳 킬로파에 내려놓고 떠났던 저녁 7시 20분에도 눈은 현재 진행형 ㅠㅠㅠ
북유럽 겨울 하늘은 칠흑처럼 새카만데
구름이 잔뜩 껴 별 하나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하늘을 샅샅히 훑었지만
별 하나 안보이는 하늘에 오로라가 보일리 만무하다.
기다리다보면 늦은 밤엔 하늘이 갤수도 있지 않을까?
낙관적으로 생각하면서
리셉션 건물로 캐리어를 탈탈 끌고가서 체크인을 했다.
건물 안에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온기
리셉션 옆 카페테리아에서는 그릇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식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러왔다.
<리셉션 건물 카페테리아>
난 이곳에서 4박을 예약했기에 4일치 숙박비를 결제하고
이 곳에 대해 안내되어 있는 미니 지도, 숙소 이용 방법이 적힌 종이를 몇장 받아들고
호스텔 건물로 향했다.
참고로 이곳은 리셉션 건물과 숙소건물이 같은 건물에 있지 않다.
다행히 호스텔 건물은 리셉션건물에서 가장 가까운 건물이었다.
운치있게 2층짜리 나무집이네ㅎㅎ
<밤에 찍은 숙소사진이 없어 낮에 찍은 사진으로 대체>
부엌으로 추정되는 곳 창문 너머로 동양인 3명이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역시 여기도 일본인들이 참 많구나 생각하면서 내 방을 찾아갔다.
내가 배정받은 방은 1층의 11번 방ㅎㅎ
여성전용 4인 도미토리다^^
늦은 시간에 체크인했기 때문에 방 안에 이미 다른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 살짝 긴장되었다.
<옷걸이 왼 편이 내 방이고, 요 앞 복도로 들어가면 방이 3개 더 있음>
키 180의 건장한 북유럽 여자들이 나를 올려다보고 있으려나?
아니면, 핀란드에는 일본인들이 널렸으니까 일본인 룸메를 만나게 될 수도 있겠네.
나 빼고 나머지 3명이 다 일행이면 좀 뻘쭘하겠는데 ㅠㅠ
문을 열면서도 온갖 상상이 머릿속을 계속 스쳐 지나간다.
낮엔 관광다니느라 숙소를 비우는 다른 여행지와는 다르게
이곳에선 낮에 딱히 할게 없고, 밖은 추워서 하루의 대부분을 숙소에서 보내야 하기에 어떤 룸메와 함께 할지가 참 궁금했기 때문이다.
드디어 열쇠로 문을 연 후
3
2
1
?????
???????
엥?ㅋㅋㅋㅋㅋㅋ
아무도 없네.........
누가 있기는 커녕...내가 첫 개시했구나?ㅋㅋㅋ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였지만
그 결과는 나를 기쁘게 했다.
교통편도 뜸한 이 곳에 나보다 더 늦게올 사람은 없겠지
그럼 최소한 오늘 하루는 독방 쓰는거네ㅎㅎㅎ
그리고 4인실 치고 아주 크고 쾌적한 방 컨디션에 기분이 더 좋아졌다.
앗싸 땡잡았다ㅎㅎㅎㅎ
오늘은 남 눈치 안보고 내 맘대로 지내는거다!!
신나는 음악도 틀어놓고, 밤늦게까지 불켜놓고 뒹굴뒹굴 해야지~~~
근데 일단 밥부터 먹고!
한국에서 가져온 전투용 비빔밥을 주섬주섬 꺼내들고 부엌으로 갔다.
뜨거운 물 부어놓고 좀만 기다리면 맛있는 소고기 비빔밥이 뙇!!!
원래 다른 나라 가면 왠만해선 한식 안먹는 주의인데, 여기선 어쩔 수 없다.
주위에 식당도 없을 뿐더러, 북유럽 답게 숙소에서 사먹는 식사 가격도 꽤 비싸서
돈 아낄려면 별 수가 없음...ㅎㅎ
<다음날 아침 11유로 주고 사먹은 숙소 조식 부페>
아까 있었던 동양인 세 명은 어느덧 다 먹고 방으로 돌아갔나보다.
한창 물을 끓이고 있는데
아까 봤던 동양인 중 한 명이 부엌으로 들어왔다.
"한국인이에요?"
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네!! 한국분이셨네요!!"
"지금 여기 호스텔에 있는 사람 다 한국인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머나먼 핀란드 북극권에서 한국인을 이리 쉽게 만날 줄은 몰랐는데
인터넷으로 알음알음 알아보고 이곳에 오는 한국 사람들이 좀 있는 모양이었다.
좀 있으니 다른 두 명이 들어와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본인이나 중국인 인줄 알았던 셋(남1, 여2)은 알고보니, 모두 다 혼자온 한국 사람들~
이 곳에서 처음 만나 며칠을 함께 지내면서 친해졌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나는 방에 내 혼자뿐인데 그 사람들은 어느 방인지 물어보니
한 명은 외국인과 둘이서 한 방,
나머지 둘은 나처럼 각자 4인실을 독방으로 쓰고 있었다ㅋㅋㅋㅋㅋ
뭐지 이 숙소....?
도미토리에 숙박객 별로 없으면 한 방에 싹 몰아넣어야 관리하기 편하거늘!!!!
1인 1방이라니...
지나치게 숙박객 친화적인거 아니냐는 ㅋㅋㅋㅋ
이때부터였나보다
핀란드가 좋아지기 시작한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농담 아니고 진짜로.... 핀란드 너무 좋쟈나....>_<
물론 단순히 이거 때문만은 아니고...
북유럽 사람들은 다 무뚝뚝할거라 생각했는데,
여행하며 마주쳤던 핀란드 사람들 정말 다 친절하고, 영어도 잘 하고...
사람들이 따뜻해서 좋았던 핀란드였으니까...
*
*
*
아 쓰다보니 너무 포도알을 남발했네여...ㅋㅋㅋㅋ 제목에 '일기 주의'라고 써놓아야 겠어요ㅎㅎ
*
*
암튼 계속 이야기하다보니 아무래도 오늘은 오로라보기 물건너갔다는게 그 사람들의 의견.
지금처럼 눈이 오면 볼 수 없을 확률이 100%라고 했다.
그리고 일기 예보를 보니 앞으로 4일 후까지는 계속 흐리거나 눈이 온다고....ㅠㅠㅠㅠ
<문제의 일기예보>
아.....앙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로라 여행 일정이 딱 5일인데.....오늘까지 합해서 5일 내내 흐리다고라....?!!
암울해질 전망인 나와는 달리
그들은 여기서 머문 지난 며칠동안 오로라를 원없이 봤다고 했다.
심지어 어제는 정말 엄청난 놈을 봤다고...
어제면 내가 야간열차 안에 있을 때 아녀!!!
<그들이 엄청난 오로라를 봤던 순간 나는.....>
아....이럴 줄 았았으면 괜히 로바니에미 간다고 느긋하게 야간열차 탈게 아니라
비행기 타고 빨리 왔었어야 하는데...
후회해 봐야 이미 늦었다.
사실
오로라는 신의 선물이라고 불릴 만큼, 운이 따라 줘야만 볼 수 있다.
운이 따라줘서 본다 할지라도
눈으로는 잘 안보이는 희끄무레한 형상만 보고 오기도 부지기수라는 걸...
이미 알고 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심 기대를 많이 했으니까.
<숙소 안 미니마트에서 산 맥주와 탄산수>
새벽 두시까지 안 자고 기다렸지만, 눈이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긴긴 밤 눈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방 안에서 혼자 마시는 맥주가
잘도 넘어간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꽤나 힘든 여정이어서 겨우 맥주 한 캔에도 어질어질~
오늘은 그만 포기하고 잠을 청해본다.
결국 오늘은 집나간 로라 찾기 실패~
<내 방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 사진엔 눈 오는게 잘 안보이네.>
일기예보는 암울하지만....혹시 알아?
일기예보가 틀릴지...
-다음 포스팅은 숙소 후기 포스팅으로 돌아올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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