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알맹/17 쿠바 여행

D7. 쿠바여행:: 바라데로에선 바라던 대로 휴양을

알맹e 2017.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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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박 12일 쿠바 여행 DAY 7


2017. 8. 8 (화)

바라데로(Varadero)



바라데로에서의 둘째날 아침!!


일어나서 밖을 보니 날씨가 정말 쨍쨍하니 좋았다. 오늘은 바라던 대로 휴양을 할 수 있는건가 싶어 마음이 들떴다. 


바라데로는 오로지 휴양을 위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난 휴양지 여행이 처음이다. 매번 관광형(?)여행지만 다녀서 하루종일 해변에서 쉬고 힐링하는 여행은 처음해본다. 게다가 여긴 말로만 들었던 카리브해 >_<


지난 며칠 간 쿠바의 찐득한 더위에 시달리던 내 자신에게 주는 휴양은 너무나도 시기적절한 것이었다. 


***오늘은 쉬기만 한 날이라 딱히 정보성 글은 없을 예정



부페에서 조식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방으로 돌아와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 어제 널어놓은 수영복이 아직 덜 말라 찝찝했지만 화창한 내 기분에 별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며칠 전 히론에서 수영복 모양으로 빨갛게 익은 내 등에 잊지 않고 썬크림을 발라주는 훈녀. 서로의 뒷면에 잊지 않고 선크림을 발라주는 것을 시작으로 우린 해변으로 나왔다.  






눈 앞에 바다가 보이던 그 순간부터 말잇못.....

햇빛이 쨍쨍하다 못해 더웠던 오전 10시, 어제 오후에 봤던 우중충한 그 바다는 온데간데 없었다. 대신 내 마음속 로망을 충족시켜주는 쨍한 파란색과 옥색 물빛이 그라데이션을 이루는 그런 바다가 있었다. 입으로는 연신 "대박이다 진짜.....아 대박......와 어떻게 이래" ㅋㅋㅋ

작가와 같은 표현력을 타고 나지 못한 내가 안타까울 뿐이었다고 한다 ㅠㅠ



<인생샷 1호>



해변에서 끈임없이 사진을 찍어댔다. 아이폰으로 팡팡 찍어대다가, 뭔가 아쉬워서 미러리스 카메로도 팡팡, 또 아쉬워 액션캠까지 들이민다. 인생샷은 다작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수십장의 셀카와 수백장의 바다사진을 남긴 채 이젠 좀 쉬어보기로 한다.




햇볕이 이리도 따가운데 썬베드를 굳이 직사광선 밑에 끌어 놓고 누워있는 서양인들. 나와 훈녀는 조금이라도 덜 타기 위해 썬크림을 바를 때 이들은 더 예쁘게 태우기 위해 태닝오일을 바른다. 햇볕에 바짝 익은 모래는 너무 뜨거워서 맨발로 밟기도 힘들 지경인데 지열+태양열을 오롯이 받아내는 그 마인드만은 대단하다. 하지만 난 제품설명서에 나오는 익숙한 문구처럼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그늘'에 내용물......아니 내 몸을 둘 거다.


나중에 물놀이 할 때는 놀다보면 몸이 파도에 조금씩 떠밀려 가는데,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위치잡는 용으로 서양인들의 직사광선 썬베드를 기준 삼았다. 바다에 나간 어부들이 등대불빛을 보고 길을 잡듯, 난 '어, 저 커플 썬베드가 엄청 멀어졌네. 너무 떠밀려온 것 같으니까 저쪽으로 좀 가볼까' 이런식으로 ㅋㅋㅋㅋ



▲어제의 해변




▲오늘자 해변


사진좀 찍고 파라솔로 돌아가는데 풍경이 어제(윗 사진)와는 딴판. 모래가 너무 뜨겁다. 이제 진짜 좀 쉬어보자 >_<





오전부터 술 한잔씩 해주는 바람직한(?) 모습. 안주 필요 없다. 배경이 안주

해변 칵테일바가 우리 파라솔에서 멀어서 생각보다 술을 가주 가져다 먹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술 한 모금 하고, 바다 한 번 보고, 

잠 한판 때리고, 바다 한 번 보고, 

책 한 번 보고, 바다 한 번 보고....... 


진정한 자린고비.....아니, 휴양이다.





타입랩스 찍은 나, 아주 칭찬해♡


'여유'는 타임랩스와 함께!

이 때부터 타임랩스 기능을 사랑하게 된 것 같다.



타임랩스2


파도와 함께 흔들거리는 내 로브

역시 맘에 든다.


태닝오일바르러 들어오는 서양 아줌마가 넘나 씬스틸러네;;;




그렇게 썬베드에 누워 있다가, 바다 좀 보다가, 물놀이도 좀 하다가....

배가 고파져서 핫도그, 샌드위치 하나씩 해치우고.


머스타드와 케첩은 사랑입니다♡

So So한 음식을 그뤠잇하게 바꿔주는 마법의 소스


생민오빠가 보면 "휴양은 집에서 하세요~ '스튜핏'"

할 지도 모르겠지만 난 케첩도, 휴양도 넘나 그뤠잇이야 ㅋㅋㅋ







콩고물 얻어먹으러온 리조트 깽이들

서양인이 음식 하나 던져주니 서양인 옆을 떠나지 않는다.


얘네 밤에는 자기들이 숙박객인것처럼 썬베드에 누워있기도 하고 그런다.




피맥, 치맥은 많이 해봤지만 핫맥은 처음 해봤으메

시원한 생맥주는 어딜가나 맛있다. 


훈녀는 자긴 와인파라기 보다는 맥주파라고 했는데, 이젠 나도 맥주파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사진은 영 상관없는 아이스크림 사진 ㅋㅋ





밥 먹고 할 것은??


다시 놀아야지

역시 놀고 먹는건 한 세트....


많은 초중고 학생들의 필독서 중 하나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서른 줄에 가까워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난 전자책으로, 훈녀는 종이책으로!


훈녀와 나는 사전에 미리 모의(?)한 것도 아닌데, 쿠바행 비행기에서 둘다 '노인과 바다' 책을 슬그머니 꺼내든 걸 보고는 너무 웃겼다 ㅋㅋㅋㅋㅋㅋ






헤밍웨이가 사랑한 쿠바에서 헤밍웨이 소설을 읽는다는 느낌으로 가져갔는데, 읽어내려가다보니 노인한테 감정이입이 되면서 생각 이상으로 빠져들었던 노인과 바다. 비행기에서 노인이 바다 한가운데서 홀로 이틀밤을 샌 대목까지 읽은 후에 그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어찌나 참기가 힘들었던지. 바라데로 바다 썬베드에서 드디어 완독했다.


쿠바를 사랑했던 헤밍웨이가 지은 소설인만큼, '노인과 바다'의 배경은 쿠바였다. 노인의 쓸쓸하고 짠한 고군분투에 '아 어떡해..." 하며 감정이입함과 동시에, 책 속의 배경 쿠바에 내가 직접 느낀 쿠바를 대입해보는 재미에 흠뻑 빠져들었다. '아바나'라는 단어만 나와도 너무 반갑고, 노인이 먹는 음식이름이 낯익고, 노인이 자주 이용하는 그 테라스 식당에 나도 직접 가보고 싶고...


아마 내가 한국에서 이 책을 읽었더라면 이 만큼의 감동은 절대 없었을 것이다.


원랜 여행갈 때 책은 가져가봐야 피곤해서 읽을 시간도 없어 한 번도 챙겨간 적이 없었는데, 휴양을 한다면 여행지에 맞는 책 한 두권 쯤은 가져가도 좋을 것 같다. 난 전자책리더기가 있어 내가 가진 전자책을 몽땅 넣어갔는데, 쿠바에서 '노인과 바다', 그리고 '죽여 마땅한 사람들' 이라는 책 두 권을 읽고 돌아왔다. 둘다 추천 ㅎㅎ 





하지만 책만 읽다 온건 또 아니지옹


썬베드에 있다보니 점점 더워져서 바로 물로 풍덩!! ㅋㅋㅋ뺏다시피해서 빌려온 동생 액션캠으로 바다사진 많이 남겼다. 수영을 못해 카리브해에서 '바다 수영'을 해보는 기쁨은 느껴보지 못했으나 파도가 나름 세서 훈녀와 파도타기를 하면서 놀았다ㅎㅎ


액션캠 들고 놀고 있는데, 우리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갑자기 우리 영상을 찍어준다셔서

"그라시아스" 하면서 액션캠을 넘겼는데


"데 나다" (스페인어로 '천만에요'라는 뜻) 하는 답변이 돌아왔다.


근데 알고보니 그 아주머니는 어제 봤던 그 일본인 아주머니였다. 이상 인접국가 동양인들끼리 스페인어로 인사하는 모습이었다. 다들 생존 스페인어 하고는 ㅋㅋㅋㅋㅋㅋㅋㅋ




물놀이 하고, 놀고, 먹고, 피곤하면 잠깐 잠도 들었다가 책도 읽고, 술도 한 잔하고 

여기가 천국인가여.......


놀기만 했는데 시간은 왜케 빨리 가나여


일주일의 느낌이 '워어얼화아수목금퇼' 이라면 바라데로에서의 하루는 '퇼'....무조건 '퇼'이다 ㅠㅠ 






쿠바여행 중 바라데로에 간다면 2박은 꼭 올인클루시브 호텔에 묵어보기를 강추하면서 나의 휴양기는 여기까지. 



짤막 타임랩스.

타임랩스는 길수록 재밌는데.. 아쉽지만 요거라두




오늘 저녁 이탈리안 레스토랑 예약에 실패한 우리는 

훈녀의 드레스업이 무색하게 또 타이노 레스토랑 부페에서 저녁을 먹었지만 이제 우리의 여행도 얼마 남지 않았다. 3일 후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니 실감이 안나....




알콜램프 알콜을 들이마신 것처럼 알콜맛 찐한 40도 짜리 아바나클럽 7년산으로 정신 번쩍 들면서 오늘 하루는 마무리. 내일은 고난과 빡침의 아바나행이 펼쳐진다.




알맹이의 바라데로 숙소 후기는 지난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저는 내일 차례 지낸 후 베트남으로 떠납니다. 부모님과 남동생을 이끄는 리더이자, 가이드이자, 찍사이자, 언어(?) 담당이자, 총무이자, 네비게이터....잘 하고 돌아올게요 ㅠㅠ베트남 잘 다녀와서 추석 연휴 끝나고 인사드릴게요!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세요!


<알맹이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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