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3박5일) 치앙마이 가족여행 DAY 2
2019. 9. 13
▷아침만 두 번 먹고, 먹다지쳐 쉬러가는 중
이 포스팅에는 제 여행기도 담겨 있으므로, 치앙마이 마사지 추천, 가격정보만 보길 원하시는 분은 스크롤을 중간정도까지 내려서 보시면 됩니다.
여행기는 편의상 반말로 연재할게요:)
* * *
-이전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현재시각 11시 20분. 씻지도 않고 무작정 나와서 아침식사를 두 번이나 하고 나니 포만감과 나른함이 밀려온다. 일단 숙소로 돌아가서 좀 씻고 옷도 바꿔입고 나와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치앙마이를 여행하며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여기는 참 조용하고 평화롭고 여유롭다는 것이다. 나름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어딜가든 항상 조용함, 평화로움, 여유로움을 느꼈다.
몇 년 전 방콕을 여행했을 때는 참 좋긴 했지만, 대도시라 그런지 번잡해서 조용함을 느낄 순 없었다. 물론 방콕에서도 태국 특유의 여유를 즐길 순 있지만 치앙마이랑 비교하면 조용하고 평화로운 느낌은 좀 덜한 것 같다.
숙소로 돌아갈 때는 아까와는 조금 다른 길을 선택해서 가보기로 한다. 짧은 3박 4일의 여행에서 가능한 많은 걸 보기 위함이다.
엄마, 아빠, 동생과 함께 좁다란 골목길을 걸으면서 이런 예쁜 꽃도 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면서 걸었다.
그렇게 계속 걷다보니 이런 현대적인 건물이 나온다. 여긴 내가 여행준비할 때 숙소 후보로 찍어뒀던 곳 중 하나인 란나 오리엔탈 호텔이다. 이 가족여행의 이서진이었던 나는 혼자만의 가이드 감성에 빠져 '아, 여기가 거기였군' 하고 나만이 공감할 수 있는 여행준비의 힘듦을 되뇌이고 있는데 갑자기 아빠가
"여기서 커피나 한 잔 하고 가자." 하면서 그 누구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성큼성큼 호텔 옆에 붙어 있던 카페로 걸어가신다.
아빠의 즉흥성과 리더쉽(?)에 우리는 뜻하지 않게 또 카페 삼천포로 빠지고 만다. 아무래도 숙소로 가는 길은 아직도 한참 남은 것 같다 ㅎㅎ 이러다 저녁까지 숙소에 못가는거 아니여?
그래도 아빠의 이런 확고한 취향이 나는 좋다. 여행 가이드의 입장에서 손님(!)들의 취향을 파악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데, 취향을 대놓고 표현하지 않는 경우 가이드는 고민에 빠진다. 과연 이 사람은 이걸 좋아할까? 좋아하지 않을까? 고민하다 머리가 빠진다.
하지만 아빠는 우리 가족 중 먹거리, 술에 대한 취향은 제일 확고한 사람이다. 반면 엄마는 자신의 취향을 잘 표현하지 않으셔서 내가 그걸 해석하기가 좀 힘든 면이 있다. 하지만 두 분 다 내가 뭘 제시하든 잘 따라오고 열심히 참여해 주시니 네 번째 가족 해외여행이 성사된 거겠지?
그럼 동생은 뭘 하느냐? 동생은 부모님과 까칠한 가이드 알맹이 사이에서 나름의 중재와 챙기기를 담당한다고 말해주면 동생놈이 좋아하려나?ㅎㅎㅎ
아빠가 지목해서 가게 된 이 카페는 우리나라의 카페와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와서 추울 정도여서 더위 피하기 좋았던 곳이었다. 그냥 평범한 카페 였으므로 카페 이름을 남기지는 않겠다.
사실 구글맵에 괜찮아보이는 카페를 몇 곳 저장해 왔는데 아빠의 즉흥성 덕에 생각지도 않은 곳에 오게 되었지만, 이게 곧 여행이겠지.
태국의 카페 디저트 메뉴. 역시나 태국스럽다.
코코넛으로 만든 태국 국민간식 카놈크록, 코코넛 젤리, 그리고 망고와 생코코넛. 우리나라에선 꽤나 비싸게 사먹었던 싱하 탄산수까지, 이런 소소한 다름을 포착하는 것이 여행의 재미인 것 같다.
아아 셋에 아이스 라떼 한 잔. 깔끔하고 에어컨 빵빵하고 호텔옆에 있다는 위치 덕에 가격은 태국 물가 치고는 비싼 편이었으나 잠깐 쉬었다 가기에는 좋았던 곳.
이젠 정말 숙소로 가서 좀 씻어보자아~~~
했는데 또 삼천포로 빠짐 ㅋㅋㅋㅋ 지나가다 옷가게가 나오길래 옷구경 한참 하다가, 라탄가게 나오길래 라탄구경 하다가
이젠 정말 숙소로 가서 좀 씻어볼까 했는데
괜찮아 보이는 마사지샵이 보였다.
씻고 화장하고 나와서 마사지를 받으면 찝찝하니 씻기 전에 마사지를 받고 숙소로 가서 씻는게 낫지 않은가? 하는 누군가의 의견에 빨려 들어가듯 또 마사지샵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들어간 Calm Massage는 숙소 근처에 있는 마사지샵이었다. 펀포레스트 카페 바로 옆에 있던 곳이었다. 들어가기 전 구글맵으로 검색해본 평점은 4.0정도 였다. 평점보고 안심
깔끔하게 해놓은 내부. 그리고 가격도 착했다.
발마사지 한 시간 300바트, 타이 마사지 한 시간 350바트, 등&허리&어깨 마사지 한 시간 350바트 선이었고, 타이+아로마오일+발마사지 2시간 패키지를 800바트로 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었다. 다른 가격은 위 사진 참고!
치앙마이에 발마사지, 타이 마사지 한 시간에 350바트 정도인 마사지샵은 많지만 내부가 허름하고 지나치게 로컬같은 정겨운 분위기인 경우가 많은데, 여기는 가격대 대비 깔끔해서 부모님과 함께 오기 괜찮았다. 그리고 마사지사들도 왠만한 영어를 할 줄 알아서 소통이 편했다.
한 시간만 마사지를 받기로 가족들과 이야기하고 어떤 마사지를 받을 지 고르려는데, 타이 마사지도 받고 싶고, 발 마사지도 받고 싶어서 고민이었다 ㅋㅋ 두 개를 같이 받으면 좋으려만 두 개를 같이 받는 한 시간 짜리는 팜플렛에도 없고..
혹시나 해서
한 시간만 받고 싶은데 발마사지랑 타이마사지를 같이 받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 그렇게 해주겠다 해서 발마사지+타이마사지 1시간에 350바트를 결제했다. 말해보길 잘 했다.
결제를 하고나니 이런 걸 건네준다. 특별히 신경써서 마사지 해주길 원하는 부위, 마사지를 피했으면 하는 부위가 있으면 체크하면 된다.
가격대 치곤 이런 세심한 서비스가 인상적이었다. 나는 종아리랑 어깨를 신경써서 해달라고 체크했었는데, 카운터 직원이 마사지사에게 직접 이걸 전달해줬고, 실제로 마사지 받을 때도 어깨랑 종아리를 더 신경써서 오래 마사지 해 주었다.
마사지를 받고 나오니 차 한 잔씩을 내주었다.
결과적으로
나와 동생은 적당한 강도로 세심하게 마사지를 받아서 매우 만족했고, 엄마는 원래 남들보다 아픔을 더 잘 느끼는 편이라 좀 아팠다고 했다. (그럼 약하게 해달라고 나한테라도 진작에 말을 하지 마사지 내내 아무말도 없이 꾹 참고 있냐규 ㅠㅠㅠ 속이 터진다 진짜)
*알아두면 좋은 태국어 마사지 용어*
-낙낙 : 세게 해주세요
-바오바오 : 약하게(부드럽게) 해주세요
아빠는 마사지 스타일 아니라며 이제부턴 마사지를 안받겠다고 했다. 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왜 포스팅 제목에 '치앙마이 마사지 추천'이라고 써놨냐고?
내 생각에 우리 엄마, 아빠는 원래 바디 마사지 체질이 아닌 분들이다. 태국 방콕에서도 몇 번의 마사지를 받으면서 나와 동생은 만족할 때 그 두 분은 항상 노노를 외치셨다. 치앙마이에서도 마찬가지.
부모님들이 모두 다 바디 마사지를 좋아할거라 생각하면 그건 오산. 우리 부모님처럼 아닌 분들도 있다....ㅎㅎㅎ 엄마는 한국에서 받는 마사지도 아프다면서 안좋아하심.
아빠는 마사지 자체가 완강히 아닌 것 같고, 엄마는 타이마사지보다는 아로마오일 마사지가 더 잘 맞는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와 동생의 판단에는
이 가격에 이 시설, 세심한 서비스도 만족스러웠고, 마사지해주시는 분들도 자기들끼리 잡담하는 것 없고, 대충대충하는 것 없이 진중하고 성실하게 마사지 해줬고, 아프거나 약하면 바로 말해달라고 세심하게 신경써줘서 좋았다.
그래서 여행 마지막날 한 번 더 가서 두 시간짜리 마사지를 받았다.
다들 아시겠지만
태국에선 마사지샵의 차이보다는
마사지사의 차이가 훨씬 크다.
좋은 스파를 가더라도 마사지사가 별로일 수 있고, 저렴한 곳을 갔는데 마사지사의 실력이 좋아서 훨씬 만족할 수도 있다.
따라서 나는 이 곳을 추천하더라도, 마사지사가 잘못 걸린다면 누군가에게는 별로일 수도 있다. 고급스럽고 럭셔리한 마사지를 원한다면 파란나 스파, 오아시스 스파, 센스 스파 같은 고급스파를 가도 된다. 하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시설에서, 평타 이상인 마사지를 받고자 한다면 Calm Massage 추천.
**여긴 별도의 샤워시설은 없으므로 참고. 마지막날 아로마마사지를 받고 샤워를 못하면 찝찝할까봐 걱정했는데, 잘 닦아주어서 괜찮았다.
이젠 진짜 숙소로 가는 길 ㅎㅎ
아침에 혼자 숙소 앞 편의점에 방문했다, 주류 판매시간이 아니라 술구입을 거절당했던 아빠는 술에 대한 집념이 참 강하셨다. 지금은 주류구입 가능한 시간 아니냐며 편의점 가서 맥주좀 사자길래 들른 편의점. 마침 폰즈 비비 파우더도 팔길래 엄마꺼, 내꺼 두 개 사왔다.
**태국은 주류 판매&구입 가능시간이 법적으로 정해져있다. 11:00~14:00, 그리고 17:00~24:00에만 술 구입가능. (식당도 마찬가지)
아빠의 태국맥주 페이보릿 창맥주와 함께 숙소에서 다같이 낮맥을 했다. 창 말고도 태국맥주 많은데 항상 창 맥주만 고집하던 아부지 ㅋㅋ 사실 난 싱하나 레오가 더 좋지만, 아부지 취향 존중해드립니다. 취존!!
술 마시고 열올라 살짝 누워있다가 정신 차리고 씻고 나오니 이제 저녁먹을 시간이네 ㅎㅎ
여행 둘째날 포스팅은 죄다 먹는 포스팅이 될 것 같은 예감 ㅎㅎ
다음 포스팅은 푸팟퐁커리 먹으러 간 해산물 레스토랑 후기입니다^^ 정주행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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