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알맹/19 몽골여행

몽골 여행 요약(1):: 대자연 그리고 은하수, 11박 12일의 썸머

알맹e 2020.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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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몽골여행

(2019. 8. 4 - 8.15)

 

안녕하세요 알맹이입니다:)

 

요즘 싹쓰리의 '그 여름을 틀어줘'를 들을때마다 생각나는 곳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작년 여름에 다녀왔던 몽골이었어요. 그때의 그 청량한 여름 공기와 에피소드들을 떠올릴 때면 한없이 그리워지는 그때!

 

'오늘이 가장 젊은 내 여름'은 코로나 때문에 얼렁뚱땅 지나가고 있지만 옛날 추억들의 힘으로 버티고 있는 요즘입니다.

 

오늘은 몽골여행기 시동을 걸어볼까해요. 집에서 하도 할게 없어서 사진 편집을 열심히 했는데 몽골을 여행한 12일동안 찍은 사진이 무려 4200장 ㅋㅋㅋㅋㅋ동행한테 받은 사진까지 하면 5000장이 넘더라구요. 이집트를 3주 여행했을 때 찍은 사진도 겨우 4000장인데, 12일에 4200장이라니 ㄷㄷ

 

전 그만큼 몽골이 좋았었나봐요. 그럼 프롤로그 시작합니다.

 

 

 

나이가 다른 두 명의 친구들과 함께 다녀왔던 11박 12일(기내박까지 13박 14일) 몽골 여행! 이제껏 내가 같이 해외를 여행해본 친구는 황훈녀 1명뿐이었다. (지난 쿠바 여행기 참고!!) 내가 워낙에 아싸라 혼자 잘 싸돌아다녀서 친구랑은 여행을 잘 안가서 그렇다.

 

황훈녀와 쿠바 그리고 홍콩&마카오를 여행하며, 우린 이렇게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같이 여행다니는 여행메이트를 하자며 우스갯소리, 아니 진지한 소리를 했었더랬다. 훈녀친구와의 여행 첫경험은 '친구와의 여행도 꽤 괜찮구나'를 느끼게 해주었다.

 

<황훈녀와의 쿠바 여행기>

프롤로그:: 뜬금 없는 쿠바 여행의 시작 with황훈녀

 

프롤로그:: 뜬금 없는 쿠바 여행의 시작 with황훈녀

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에 포스팅을 하네요 그간 귀차니즘이 도져서 블로그에 소홀했어요 ㅠㅠ (조회수에 비해 댓글이 뜸하지만 가끔씩 달리는 댓글, 방명록은 항상 감사하게 읽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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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훈녀는 아니었지만 이번 여행을 함께 한 두 명의 친구들 또한 그랬다. 비포장길을 내달리는 푸르공 안에서 강제 디스코팡팡을 당하면서도 깔깔거리며 웃고, 아무 것도 없는 초원에 두루마리 휴지 하나 쥐고 말보러(!) 다녔던 순간들까지 즐거웠던 건 다 친구들 덕분이다 ㅎㅎㅎ

 

김훈녀동생과 이훈녀언니

여행의 시작

 

김훈녀의 제안으로 시작된 여행! 나만큼이나 여행 좀 해본 김훈녀 동생은 작년 5월 중순쯤, 일하고 있는 나를 대뜸 소환하더니 몽골이랑 일본 중에 골라보라 했다. "어...어? 난 몽골"이라고 대답한 순간 추진된 여행 ㅋㅋㅋㅋㅋㅋㅋ어....어? 난 그냥 나라만 고른건데? (이훈녀는 이미 김훈녀에게 포섭당해 있었다ㅋㅋㅋ)

 

몽골은 내 여행 버킷리스트였지만, 여행 특성상 동행을 모집해서 가야하는 곳이라 아싸에 낯가림 쩌는 나로선 선뜻 갈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김훈녀의 저 불도저 같은 추진력은 나를 순식간에 몽골로 데려다 놓았다.

 

<우린 점프샷 타이밍 한번 오지게 안맞았었지>

 

그 후로 인터넷 카페에 동행을 구하는 글을 더 올려 우리 외에 세 명을 더 모집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비자발급 받고, 몽골에서 우리를 사육(!)해줄 여행사를 구하고 침낭을 구매하는 것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인터넷에서 구한 세 명의 동행들과 우리셋은 현충일에 대전 성심당 앞에서 어색어색한 첫 만남을 가지고나니 진짜로 몽골을 가긴 가는구나 싶었다. 그러고보니 인터넷에서 사람구해서 여행간 것도 이때가 첨이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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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섯이 함께한 고비사막코스&테를지 6박 7일 투어

 

▷Day1. 울란바토르에서 출발→차강소브라가

 

러시아 군용차를 개조한 차량인 푸르공

 

여행 전 딱 한 번보고 바로 몽골에서 보게 된 동행들과 어색어색한 인사를 나눈 후 드디어 마주한 동글동글 귀여운 푸르공! 6박 7일 동안 잘 부탁해 ㅎㅎ

 

 

이 여정의 시작은 국영백화점 식품관 털이와 몽골돈 환전에서부터라고 할 수 있음. 한 3일치 먹을 물, 간식, 라면, 과자, 술을 털고 푸르공 탑승!

 

수도 울란바토르만 벗어나면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게르조차 보기 힘들만큼 사람보기가 힘들어진다. 근데 슈퍼가 있겠는가 ㅋㅋㅋ 슈퍼는 며칠 후에 갈 수 있다고 하니 욕심내서 꾹꾹 담아버림 

 

 

 

본격적인 도로질주 시작! 러시아 군용차를 개조한 푸르공은 수리가 쉽고 바퀴도 진흙탕에 잘 빠지지 않아 오프로드를 달리기엔 최적! 버뜨, 도로의 굴곡이 엉덩이에 그대로 느껴지는 거친 승차감과 NO에어컨이라는 치명적인 단점도 함께 가진다. 

 

좌석마다 불편함 수치도 상이해서 일주일동안 고정석으로 한 자리에만 앉으면 싸움날 수도 있음 ! ㅋㅋㅋㅋ 그래서 우린 반시계 방향으로 하루에 한 번씩 자리를 옮겨앉곤 했다. 덕분에 6박 7일 동안 앞줄, 뒷줄 모든 자리에 앉아보는 행운(?)을 얻었다.

 

 

<기사 리얌마>

 

몽골여행에서 또 중요한 요소가 가이드와 드라이버! 여행기간 내내 동행하고 우리를 사육(!)해준다. 아니 인터넷에서 여행기봤을땐 가이드랑 기사가 중년의 아저씨나 아주머니들이었는데, 우리 기사와 가이드는 젊어도 너무 젊었다 ㅎㅎㅎ 

 

기사님은 나보다 겨우 두 살 오빠였고, 가이드 동생은 나보다 8살이나 어렸다. 이십초반 꽃띠 소녀 가이드 바이나, 총각같은데 사실은 학부형인 삼십대 초반 프로 드라이버 리얌마. 일주일 동안 동고동락하다보니 정이 많이 들어 나중엔 헤어지기 힘들었다.

 

 

화장실에 문 하나 다는게 그렇게 어렵니

 

부릉부릉 푸르공을 타고 아직까지는 비교적 순탄한 길을 질주해서 도착한 우리의 첫 식당!

달리는 푸르공이 식당 앞마당에 들어설 무렵 창밖을 보다 한 몽골여인과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그래서는 아니되는거였다ㅠㅠ 나와 눈이 마주친 그녀는 화장실에서 푸푸(poo poo)를 보는 중이었다.

 

몽골여행을 오며 변기가 푸세식인거야 각오 단단히 하고 왔는데, 아니 왜때문에 화장실에 문이 없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파란색 칸막이는 푸푸보는 그녀를 절대 막아줄 수가 없었다 ㅠㅠ

 

려 첫 식사 일정에서부터 몽골의 그 악명자자한 화장실과 만나게 되다니... 시크하게 털고(?) 일어나던 그녀와 달리 내 동공은 시크하지 못했다.

 

(***몽골 화장실이 대체로 열악하긴 하지만 다 저런건 아니에요^^ 테를지 같은데는 문도 있고, 수세식 화장실도 있음)

 

몽골에 푸르공 갬성 끼얹기

 

첫 식사에서 우리 중 아무도 그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은 채 다시 길을 나섰다. 아직까지는 포장길이라 나름 순탄하게 가는 중! 가이드 바이나는 그림 같은 풍경 속을 지나던 푸르공을 갑자기 세웠다.

 

"어? 바이나~ 여기는 어디에요? 여기가 차강소브라가에요?"

 

-"아니, 우리 여기서 잠깐 화장실 갈거에요!"

 

(**바이나는 한국말을 잘하는 가이드다. 한국말을 잘하지만 몽골인이므로 살짝은 어눌한 말투와 종종 우리가 잘 안쓰는 어휘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

 

정말 아름다웠던 우리의 초원 화장실. 역시 인물사진은 화장실이지^^

"으....응? 네?"

 

-"(아까 같은 화장실보다) 여기가 더 나아요! 다같이 내려요!"

 

말로만 들어왔던 그 몽골의 자연 화장실을 오자마자 경험하게 될 줄이야 ㅋㅋㅋㅋ 근데 왜인지 난 좀 설렜다. '아니 드디어 몽골에 온거야!! 이런게 몽골이지!!! 대박대박' 하면서 마냥 신났던 여행 첫째날이었다. 원래 여행 첫날은 설렘지수 폭발이라 술 한 방울 안마셔도 텐션 폭발하지 않습니까?!

 

"바이나~ 그럼 우리 우산 가지고 내릴까요?ㅋㅋㅋ"

 

-"아니요, 필요 없어요 우산. 땅을 이용하면 안보여요!"

 

(**몽골여행 갈땐 우산을 비올 때 쓰는 용도 말고 또 다른 용도로 가져가기도 한다 ㅎㅎㅎ 자연 화장실이라던가, 자연화장실이라던가, 자연 화장실이라던가 하는 곳을 이용할 때 엉덩이 가림막으로 말이지)

 

<화장실을 가는 자와 돌아오는 자의 크로스>

무슨 말인지 잘 이해는 안되지만 일단 내렸다.

알고 보니 땅의 높낮이가 다른 지형특징을 활용해서 우리 몸뚱이를 숨기며 볼일을 보는 것! ㅋㅋㅋㅋㅋㅋ저 능선 끝까지 가면 땅이 아래로 푹 꺼지는 지형이 나오는데 거기서 볼일을 보면 내가 있는 위치에선 볼일 보는 모습이 땅에 가려 안보이는거다 ㅋㅋㅋㅋ

 

먼저 갔던 사람이 능선 끝에 다시 모습을 나타내면 다음 차례 사람이 출발하는 식으로 바이나까지 7명이 차례차례 초원 화장실을 이용했다^^

 

 

<여긴 화장실이야. 땅에 떨어진 휴지만이 여기가 화장실인걸 말해주지>

 

제일 마지막 차례였던 내가 그 푹꺼진 곳에 도착해서 찍은 반대편 ㅋㅋㅋㅋ 일행들이 저렇게 콩알만하게 보인다.

 

과연, 어중간하게 더럽고 지저분한 푸세식 화장실보다 이런 자연 화장실이 레알 쾌적했다. 냄새도 안나고 공기도 좋고!! ㅋㅋㅋㅋㅋㅋㅋ엉덩이도 시원(?)하고! ㅋㅋㅋㅋ

 

 

 

아까 그 초원말고 여기가 바로 차강소브라가! ㅋㅋㅋ 이동거리가 워낙에 길어 하루에 한 두개의 메인 스팟 정도를 보게 되는데 첫날인 오늘의 메인 스팟은 이 곳!

 

너무도 멋진 풍경에 아까의 화장실 사건은 어느새 잊혀져 버렸다 ㅎㅎ 난 스위스 같은델 갔을 때도 멋지긴 멋졌지만 대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크게 느끼진 못했는데, 몽골은 진짜 '대자연'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곳이었다. 대자연이 너무 광활하고 아름다운 나머지 사진이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담지 못하는게 아쉬울뿐 ㅠ

 

 

 

알맹이를 찾아라! 

 

콩알만한 나를 보면 여기 규모가 어떤지 대략 파악되실 듯! 저기 올라가다 무서워 죽는줄 알았다 휴 ㅎㅎㅎ

 

사진욕심이 대단했던 가이드동생 바이나는 종종 우리에게 포즈나 위치를 요구했는데, 저기도 바이나가 가라고 꼬드긴 곳 ㅎㅎㅎ ;;;

 

 

 

우리의 첫 게르!

오늘은 전기와 샤워를 이용할 수 없는 자연의 날이다 ㅎ 샤워대신 물티슈로 몸을 닦고, 전기가 안들어오는 게르에서 손전등을 켠채 먹었던 바이나표 양고기 볶음국수 저녁식사. 생수로 양치를 하고 침낭속에 기어들어가 잠을 청했다.

 

▶Day2. 욜링암

 

 

 

아침 먹으라는 바이나의 외침에 침낭속에서 눈을 떴다. 학창시절 스카우트 한번 안해본 나는 침낭을 써본적이 1도 없었다. 근데 예상 외로 너무 포근하자나?! ㅋㅋㅋㅋ  진심 집에도 하나 사놓고 싶었다.

 

물이 없어 세수를 못했기 때문에 클렌징워터로 대충 얼굴을 닦고 눈꼽만 떼고 길을 나섰다. 셀카 찍은 걸 보면 개폐인이 따로없음 ㅋㅋㅋ

 

 

프로 드라이버 리얀마는 짐칸 테트리스의 달인이었다. 매일같이 출발할 때마다 우리의 여섯명의 짐+식량을 저렇게 한치의 빈틈도 없이 트렁크에 끼워 맞추고는 했다. 너무 신기해서 타임랩스로도 찍어둠 ㅋㅋㅋ 

 

 

시원하게 씻고나와 식당에서 먹은 양고기. 이건 좀 맛있었다

 

바이나 : "오늘은 샤워하고 욜링암 갈거에요"

 

둘째날의 첫 일정은 샤워. 여행일정이 '샤워'라니?! ㅋㅋㅋㅋ어제 게르에 샤워시설이 없어서 우리가 찝찝할까봐 읍내에 있는 샤워시설에 샤워를 하러 가는거였다. 갔더니 샤워실은 고작 3개 뿐인데 줄 서서 샤워 대기타는 사람만 15명~20명은 되었다.

 

샤워시간 절약을 위해 우린 둘둘씩 짝을 지어 샤워실로 입장했고, 앞에서부터 두 명씩 잘랐더니 그렇게 난 서로 안지 이틀된 동행 현이와 몸을 트게(?) 되었다.

 

 

창문 고정장치가 없는 푸르공은 저렇게 해놓아야 창문이 안닫힌다.

 

오늘의 메인코스인 욜링암! 승마를 하며 욜링암을 둘러보고, 노지에서 캠핑을 하는 날!

 

난 장시간 승마를 이미 쿠바에서 한 번 해봐서 낯설지 않게 말을 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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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풍경하나는 입이 떨 벌어지는 몽골 ㅎㅎ 멋진 사진들은 나중에 상세여행기에서 방출할 예정!

 

 

<캠핑 갬성>

 

 

밖에서 텐트치고 자본게 언제였던가

 

레알 나무 한 그루 없는 초원 위에 텐트를 치고 잔다. 밤에 휭휭거리는 바람소리가 텐트로 그대로 전해지는게 1박2일에 나오는 야외취침 그 자체였는데, 이런 와일드한 텐트캠핑은 첨이어서 너무 설렜다.

 

게다가 화장실도 쾌적한 자연 화장실이라구! ㅋㅋㅋ 위에도 말했듯 애매한 푸세식 보단 풀밭이 더 낫다는게 화장실계의 정설(?)

 

 

캐리어를 가스렌지 바람막이용으로 써가며 바람 속에 어렵게 어렵게 요리를 하던 바이나가 우리 앞에 뚝딱하고 내놓은건 세상에나, 무려 부대찌개였다 ㅠㅠㅠ 햄과 라면이 치이도록 많았던 부대찌개는 대체 뭘 넣고 만든건지 한국에서 먹는거랑 비교해도 차이가 별로 없다.

 

승마에 나름 체력소모가 컸던 우리는 게눈감추듯 먹어해치워버렸다. 바이나 진심 왠만한 한국인보다 한국음식 잘 만듦!!! 

 

우리가 몽골어 읽을 줄 몰라서 대충보고 "취해썹"이라고 불렀던 맥주. 알맹이 취해썹?!

 

오늘 우리가 이렇게 허허벌판에서 캠핑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은하수를 보기 위함이었으니 ㅎㅎㅎ 해가 지기만을 기다리며 노을 아래 돗자리깔고 앉아 맥주 한 잔씩 기울여본다. 냉장고 없이 차 속에 이틀간 방치되었던 우리의 맥주는 미적지근했지만 자연이 안주여서인지 끝장나게 맛있었고 ㅠ

 

 

 

낭만을 아는 우리 가이드는 이렇게 불멍에 마시멜로우까지 준비해주었다. 다른 팀 사람들, 가이드, 기사 모두 모닥불 옆에 앉아 도란도란 얘기하며 무르익어가는 초원의 밤. 몽골 전통노래가 궁금하다는 우리의 성화에 부끄러운듯 불러줬던 몽골 가요는 나긋나긋하니 분위기를 더했고

 

"바이나, 혹시 한국 노래 아는거 있어요?" 

 

-"어....'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알아요"

 

"오!!!! 우리 같이 불러요!!!"

 

누군가가 폰에서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재생시켰고, 몽골의 초원에서 십여명의 사람들이 떼창하던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잊을 수가 없다.

 

특히 앞부분은 가사 잘 몰라서 적당히 웅얼웅얼 하다가 "사랑이란 그 말은 못해도, 먼 곳에서 이렇게~ 바라만 보아도" 대목에서만 목에 핏기 가득 세우던 몽골인&한국인 콜라보 떼창은 사람 다 비슷하군 하며 위아더월드를 주장하기에 충분했다^^

 

 

www.youtube.com/watch?v=RQsV3760Ayo

 

 

 

그렇게 노닥거리던 사이, 깜깜해진 하늘을 올려다 봤는데 하늘을 수놓은 별 중에서도 육안으로도 뚜렷이 보이던 희뿌연 별무리.

 

"어, 저게 은하수에요?"

 

-"은하수 맞아요."

 

우오와아앙 ㅋㅋㅋㅋ한평생 서울에서만 살아온 도시촌놈 알맹이는 은하수를 보고 벅찬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오로라를 보러 갔던 핀란드 북극권의 밤하늘 마저 생각나며 미스코리아가 된양 

 

'아름다운 밤이에요~'를 수십번도 외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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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밤은 8월임에도 불구하고 티셔츠를 두겹, 바지를 두 겹씩 껴입고도 꽤 추웠다. 핀란드에서 오로라를 촬영하며 단련한 사진스킬로 동행들의 은하수 인증샷을 신나게 찍어주다보니 코에서는 콧물이 줄줄,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은 추위에 꽁꽁 얼었지만 하늘을 올려다보는 거 자체로 기분이 너무 좋았던 밤이었다. 

 

밤하늘에 별이 이렇게나 많은지, 별똥별이 그렇게나 자주 떨어지는지.... 한국에서 평생을 광공해 가득한 밤을 보내온 나는 몰랐었다.

 

하늘을 잠시만 보고 있어도 별똥별을 몇 개나 봤던지, 만약 볼때마다 소원을 빌었다면 내가 빈 소원은 못해도 20개 이상이었을 것이다.

 

* * *

 

프롤로그는 분량상 두 편으로 나눕니다. 다음편은 고비사막 등반&테를지 편으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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