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캠핑 알맹

#4 흑염소와 함께 한 경남 고성 거류산 백패킹 (등산코스, 거북바위)

알맹e 2021.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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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백패킹

흑염소와 함께 한 경상남도 고성 거류산 백패킹 (8월 여름)

 

처음 경험한 똥바람에 밤 지새운 백패킹, But, 거류산은 너무 좋았다

 

오늘은 뜬금 없이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로 포스팅을 시작한다.

 

"엄마돼지는 아기돼지 삼형제를 독립시키기 위해 집밖으로 내보냈습니다. 짚 더미로 대충 엮어 만든 첫째 돼지의 집은 늑대의 입김에 날아가버렸고, 첫째 돼지는 둘째 돼지의 집으로 도망갔습니다. 나무로 지어진 둘째 돼지의 집 또한 늑대의 입김으로 부숴져 버렸습니다. 그러자 첫째 돼지와 둘째 돼지는 튼튼한 째 돼지의 벽돌집으로 피신했습니다. 벽돌로 지은 셋째 돼지의 집은 늑대가 아무리 입김을 불고 몸으로 부딛쳐봐도 부술 수 없었습니다."

 

거류산에서의 백패킹, 텐트 안에서 지새운 밤 내내 머릿속엔 이 동화가 떠올랐었다 ㅎㅎㅎ 왜인는 포스팅으로 차차 풀어보기로 하고

 

 

거류산 거북바위

 

 

이번 백패킹은 2박 3일 백패킹(8. 8 - 8. 10)이었다. 원래 제주도 가려고 낸 연차였는데 코로나 걱정으로 취소하고, 백패킹으로 선회했다. 하루는 경남 고성의 거류산, 나머지 하루는 통영의 섬 매물도에서 백패킹을 했다.

 

2박 3일 중 거류산 백패킹을 했던 날은 우리나라가 태풍 간접 영향권에 들었던 날. 늑대의 입김 대신 태풍의 입김이 있었던 탓에 예상대로 사람은 한 명도 볼 수 없었던 제대로 언택트 캠핑이었다.

 

코로나 걱정에서 벗어나서 좋았지만 태풍 간접영향권에 드는 날 밖에서 야영, 게다가 산 전망대에서 야영이라니.... 사람이 없는 이유가 있고 말고 ㅋㅋㅋㅋ

 

그럼 시간 순서대로 경남 고성 백패킹 후기를 시작한다.

 

 

비온대서 방수커버 씌운 가방

 

 

오늘 목적지는 너무 장거리인 관계로 KTX를 탔다. 목적지인 고성엔 KTX가 가지 않으므로 경상도까지 간후 내려 친구와 합류. 친구차를 타고 고성으로 향했다. 오늘의 배낭무게는 15kg

 

 

 

고성 당동리 마을. 비오는 중.

 

 

우리 중 한 명은 분명 날씨 요괴가 틀림 없다. 집에 있는 날엔 날씨 좋은데 왜 백패킹만 나오면 이런건데 ㅋㅋㅋㅋㅋ

 

사실 비바람 불어서 백패킹도 2일 중 하루는 취소해야하나 했지만

반쯤 정신나간 친구의 추진력으로 이 날씨에 산을 타게 되었다. 비만 오면 괜찮은데 바람까지 ㅋㅋㅋㅋㅋㅋ 아무리 간접 영향권이라지만 태풍은 태풍인지라 모처럼 바람이 시원했지만 빗방울 역시 시원하게 날리던 날

 

 

 

 

 

 

경남 고성군 당동리 마을은 생각보다 더 시골이었다. 카페 보다는 다방이 더 많은 당동리. 길가다 나온 식당은 선뜻 문열고 들어가기가 영 겁나게 생겼다. 그래서 포기하고 소박하게 편의점에서 때우는 점심

 

 

 

 

 

 

 

거류산 전망대

 

거류산 등산코스 - 당동리 임도 코스

 

김밥으로 배채우고 아아 한 잔 수혈한 후 거류산으로 향했다. 거류산 등산을 하는 사람들은 보통 엄홍길 전시관에 차를 대놓고 등산을 시작한다. 엄홍길 전시관에서 정상까지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비바람 날리는 날씨에 15kg짜리 박배낭까지 매고 2시간 산행은 아무리봐도 무리인지라 최단코스를 탐색했고 친구가 찾은 당동 임도 코스(?)로 등산을 했더니 전망대 데크까지 50분만에 갈 수 있었다. 따라서 이 포스팅에서 소개하는 코스는 최단코스인 당동리 임도 코스!

 

이 코스의 핵심은

 

차로 임도 끝까지 올라간 후 거기 차를 대고 등산을 시작하는 것. 자동차로 올라올 수 있는 끝까지 올라온 후 등산을 시작하기에 50분 정도면 전망대에 닿을 수 있다. 

 

http://naver.me/GxOzJE4Q

 

네이버 지도 - 주소

경상남도 고성군 거류면 당동리 산53-1

map.naver.com

 

등산로 계단이 시작되는 곳의 위치를 저장해왔다.

네비에 여기 찍고 차로 올라가면 되는데

 

문제는

 

 

차로 올라가는 길 상태가 이렇다는 것^^ 비포장 도로인건 물론이고 만약 맞은 편에서 차가 온다면 비켜줄 곳이 1도 없어 수십미터 이상 후진을 해야할 수 있다는 것. 위 지도를 눌러보면 알겠지만 이 상태로 꽤 오래 올라가야 한다.

 

중간쯤에 한 번에 꺾을 수 없는 급커브도 한 번 나옴. 하지만 등산 좀 짧게 해보겠다고 다 감수하고 올라간 우리 ㅎㅎ 다행히 맞은 편에서 차는 내려오지 않았다.

 

만약 맞은 편에서 차가 내려온다면 (후진할 자신이 없어)  차 시동 끄고 내릴거라던 운전자 친구 ㅋㅋㅋㅋㅋㅋ 다행히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아 무사히 올라올 수 있었다.

 

 

목적지까지 오면 오른편에 이 등산로 입구 계단이 보이고

 

 

 

 

왼편(계단 맞은 편)에는 이 42번 표지판이 보이므로 참고! 주차는 이 근처에 하면 된다.

 

 

42번 팻말과 등산로 계단

 

 

 

계단을 지나 조금 더 올라오면 차를 돌릴 수 있는 공간이 나오고 여기에 차를 대고 나무 계단을 통해 등산을 시작하면 된다. 

 

 

 

 

 

 

 

이 삼거리 41번 팻말을 만나기 전까진 나무 계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등산할 때 계단 시러 ㅠㅠ 여튼 이 팻말에서 갈 곳을 결정해야 하는데 박지가 거북바위라면 '거북바위' 방향으로, 전망대 데크라면 '거류산' 방향으로 가면 됨.  (거류산 방향으로 올라가도 위에서 거북바위로 빠지는 길이 또 있기는 하다.)

 

전망대는 데크에 텐트를 피칭할 수 있고, 거북바위는 말그대로 돌침대... 바위 위에 텐트를 피칭하는데, 뷰는 거북바위 뷰가 압도적이지만 바위가 평평하지 않아 자는 건 좀 고생일듯하니 참고!

 

우린 올라갈 땐 거류산 방향으로 올라가고, 담날 내려올 땐 거북바위 보고 내려오느라 거북바위 방향에서 내려왔는데 거북바위 방향 길이 더 까다롭고 힘들었다. 

 

 

 

산이 해발 570미터인가 밖에 안되는데다 절반은 차로 올라왔는데도 등산로는 바위가 많아 좀 힘들었다. 등에 15kg 배낭 짊어진데다 비도 오고 해서 길이 미끄러웠음.

 

흩뿌리는 비를 맞으며 계속 무브무브. 8월이지만 태풍 영향으로 바람이 시원한게 그나마 다행이었달까. 햇볕 쨍쨍한 날이었으면 꽤나 힘들었을듯

 

 

 

 

43번 표지판 앞에서 또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번엔 표지판에 전망대도 표시되어 있다. 우린 전망대로 갈거라 전망대 방향으로 고고. 만약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갈거라면 거류산 방향으로 가면 된다.

 

 

 

드디어 전망대 데크가 보인다.

 

아니 근데 너네 누구야? ㅋㅋㅋㅋㅋㅋ

 

설마 염소......? 등산하다 등산로에서 염소 만난거야 지금??? 

 

 

 

레알이다ㅋㅋㅋㅋ 우리보다 한발 앞서 데크를 산책중이던 흑염소 가족. 어쩐지 등산로에 동글동글한 똥들이 많더라니

 

 

 

잠깐 보고 말줄 알았던 얘네들은 다음날까지 쭉 우리와 함께하게 된다.

 

 

어디선가 염소 성질머리가 더럽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아 선뜻 쫓아내지도 못하고 서있는데, 

 

다행히 데크를 지나 산 위로 도망갔다. 근데 우리가 텐트 치는 내내 저 사진에 나온 언덕에 서서 우리 지켜보면서 음메음메 거림 ㅋㅋㅋ 신경 쓰이게

 

가이라인까지 풀팩다운

 

오늘의 집. 사진엔 안나왔지만 바로 뒤에서 염소들이 지켜보고 있다 ㅋㅋㅋ 바람 때문에 텐트가 자꾸 날아가려 해서 피칭하느라 애먹었다 ㅠㅠㅠ 바람 때문에 타프도 무리. 어쩔 수 없이 텐트 안에서 숙식을 다 해결했다.

 

전망대 데크엔 텐트 3~4동 정도 피칭할 수 있을 듯?

 

 

 

 

바람이 얼마나 센지, 텐트 바닥 뜨는거 보소 ㅋㅋㅋ 무거운 거로 안받쳐놓으면 텐트 바닥이 공중부양하고 난리

 

 

 

 

 

 

 

내가 바람과 싸우는 사이 어느덧 시작된 노을 타임. 이런거 보려고 백패킹 하는건데 놓칠 수 없지!

 

 

 

 

모기도 못 버틸만큼의 센 바람이

모기와 함께 구름도 밀어가버린 덕에 만난 노을

 

 

 

 

노을맛집에 맥주가 빠질 수 있나 ㅎㅎ

 

 

 

 

컨셉샷 또한 빠질 수 없다 ㅋㅋㅋㅋㅋ

 

친구 텐트를 배경삼아 남기는 컨셉샷

 

 

 

근데 나 오늘 이 상태에서 잘 수 있는거니? ㅋㅋㅋㅋㅋ

 

저녁 좀 먹고 하다보니

 

"벌써 어느새 또 밤이 되었 습-니다

마마마마 마피아 ya ya ......" 가 아니라

 

바람이 아주 잠깐 잠잠할 때 찍은 평화로운 텐풍

 

늑대의 입김,

아니 태풍의 입김은 

 

아기돼지 ▷ 어른 돼지 알맹이의 비닐집을 위협했다.

 

 

밤새 텐트를 때려대는 거센 바람에 혹시나 텐트가 부러질까봐서 거의 잠을 못잤다.

 

아기돼지 삼형제 동화와는 반대로,

자가는 아니지만(ㅠㅠㅠ) 어쨌든 튼튼한 남의 시멘트집에서 살던 알맹 돼지는 튼튼한 집을 놔두고 굳이, 그것도 태풍 입김이 불던 날 비닐로 지은 텐트집에 들어갔다. 순간 최대풍속이 20kt이상(2022.11.9 수정) 11.3m/s이상이었던 그날밤 텐트 안에 누워서 계속 아기돼지 삼형제를 생각해야만 했다 ㅎㅎㅎ

 

 

평균풍속은 많이 세진 않지만, 순간최대풍속(돌풍)이 11이나 된다. 이럴 땐 집에 있는게 답

(윈디나, 윈드파인더 앱을 볼 땐 꼭 단위를 m/s로 바꾸고 봐주세여!(이땐 초보 때라 잘 못 봄 ㅋㅋ))

 

이 텐트가 부러지면 난 어디로 피신하지? 이 산엔 벽돌집도 없는데 ㅠㅠㅠ

 

다행히 알맹돼지의 비닐집은 의외로 튼튼해서 바람이 밤새 펀치를 날려도 무사히 살아남았지만 그건 이미 밤을 지새운 후에 알게된 결과였을 뿐. 사설이 길었는데 짧게 요약하면, 백패킹 인생 처음으로 똥바람 때문에 고생했었다는 말이다.

 

그래도 전망대와 거북바위에서 보는 풍경은 정말 예뻤으니 거류산을 미워할 수는 없다. 날씨만 좋다면 정말 좋은 곳! 하지만 바람은 견디는게 아니라 피하는거라는건 제대로 배웠다.

 

추억삼아 남긴 바람 ASMR

 

 

꼴딱 밤을 새고 텐트가 밝아지는 것 같길래

문을 열어보니 동이 텄다.

 

 

 

폴대 하나는 부러질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밤새 무사히 살아남아 다행이다 ㅠㅠㅠ

 

어젯밤을 샜으니 오늘은 피곤해서라도 잘 잘 것 같다고 긍정회로를 돌려본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날씨도 너무 좋다.

 

 

 

아침 먹으려고 준비하는데 음메 소리가 들려서 보니

 

아니 얘네들이 ㅋㅋㅋㅋㅋ

 

이제 하루 봤다고 우리가 안무서운가보다. 부쩍 가까이 다가와있는 염소들. 이번 백패킹 넘나 자연친화적이네 흑염소와 함께 하는 캠핑이라니...

 

 

 

 

 

 

해뜨니 볕이 꽤 세길래

이 풍경을 눈에 실컷 담고

얼른 철수

 

 

내려가는 길에 전망이 좋다는 거북바위도 들러보기로! 근데 .....

 

줄 잡고 내려가기
다시 올라갈 엄두는 안나 다른 길로 돌아 내려갔다

 

이게 왠 암벽이람 ㅋㅋㅋㅋ

 

줄잡고 내려가는데 다리 후덜거려 죽는 줄

 

다행인건 일단 줄잡고 내려가면, 거북바위 뒤로 돌아서 내려가는 하산길이 있어 다시 줄잡고 안올라와도 된다는 점ㅎㅎㅎ

 

하지만 돌아서 임도까지 내려가는 길이 꽤 힘들어서

차라리 줄 잡고 다시 올라갈껄 후회했다 ㅎㅎ

 

본의 아니게 네이처아이크 홍보대사됨

 

줄잡고 나무틈을 헤치며 힘겹게 갔지만

거북바위 뷰는 과연 전망대보다 훨씬 더 압도적!

 

어제 바람만 세게 안불었다면 여기서 잤어도 좋았겠다 싶었음.

 

 

뷰 미쳤다 진짜 ㅠㅠ

 

다음에 또 온다면 날씨 좋을 때 와서

거북바위에서도 1박 해보고 싶다.

 

 

잠 못자서 실성한듯한 등산스틱 양궁샷을 끝으로

네 번째 백패킹 클리어!

 

다음 박지인 통영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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