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캠핑 알맹

얼떨결에 경험한 첫 동계 백패킹, 겨울 캠핑..?(+텐트)

알맹e 2021.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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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경험한 첫 동계 백패킹, 겨울은 자신 없다 (+텐트)

 

나름 시간 순서에 맞게 포스팅하는지라 원래는 통영 사량도 백패킹 포스팅을 할 차례인데, 어제, 오늘(2021.10.16~10.17)의 첫 동계 백패킹 경험이 너무 강렬해 먼저 쓰는 인터셉트 포스팅(?)이다.

 

이번에 얼떨결에 첫 동계 백패킹을 경험한 곳은 김포 승마산. 승마산 백패킹은 별도로 포스팅 할거고 오늘은 내가 겪은 동계 추위 관련해서만 쓸 예정이다. 왜 얼떨결이냐... 내 예전 포스팅을 읽어주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내가 이 취미를 시작할 때 애초에 겨울(동계)은 계획에 없었다.

 

승마산. 사진만 보면 하나도 안추워보이지만 실제론....?

 

추울 땐 집에 있는게 현명할 것 같아 애초에 장비도 3계절용으로만 맞췄다. 텐트는 이너텐트가 올매쉬인 몽가2, 침낭은 구스함량 400짜리 CW400, 매트는 알밸류 1.5가량의 에어매트ㅎㅎㅎ

 

3계절용으로 구입했던 내 침낭

1. 네? 갑자기 동계 백패킹이요...?

사실 평소같은 10월 16일 무렵이면 캠핑 하기 한창 좋을 가을날씨여야하는데 내가 승마산을 백패킹했던 10월 16일엔 서울에 64년 만의 10월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날이었다. 단풍조차 아직 절정을 맞기도 전에 이런 이상기온 한파가 온거다. 이런 역사적인(?) 날에 3계절용 장비로 야외 취침을 하게된 나....^^

 

일어나서 새벽에 확인한 날씨

 

이때 김포의 일 최저기온이 영상 1도였다. 하지만 난 해발 130m가량에 있었으니 -1~0도에서 백패킹을 한 셈. 근데 또 배가 뜨기 힘들 정도의 강풍주의보까지 겹쳐서 바람까지 부니 체감온도는 더.....ㅋㅋㅋㅋㅋ 

 

10월 2일~3일 통영 사량도 백패킹을 할 때만 해도 완전 여름 날씨라 더워 힘들었는데, 불과 2주만에 날씨가 가을도 아니고 무려 겨울이라니.....믿을 수가 없는 현실이다. 

 

그래도 노을은 멋졌음

2. 살아남기 위한 준비

사실 일기예보를 봤을 땐 취소하고 싶었다 ㅠㅠ근데 취소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가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박지로 정한 곳이 난이도가 높지 않은 곳이었단 거. 등산시간 15분 남짓의 산이라 도저히 못버티면 밤에 하산도 고려해볼 수 있었다.

 

가진 장비가 3계절용이니 장비를 보완하기 위해 옷과 핫팩을 신경써야 했다. 상의는 긴팔 맨투맨+경량패딩+봄가을용 등산용 바람막이 레이어드 조합, 하의는 기모 치마 레깅스를 입고, 잘 때 추우면 더 껴입으려고 히트텍이랑 수면양말, 그리고 핫팩을 붙이는거, 주머니용, 발바닥 부착용 등 5개 정도 가방에 챙겨갔다.

 

우모복, 부티....? 3계절용 장비에 그런게 있을리 없잖아효... 아무튼 가진 걸로 최대한 방한준비를 함.

 

완전 소즁한 핫팩

3. 얼떨결에 첫 동계 백패킹, 겨울 야외취침 후기는...?

어쨌든 가서 얼어죽진 않았으니 지금 이 포스팅을 하고 있는건데, 오늘 오전까지만 해도 몸에 한기가 들어 힘들었다....ㅎㅎㅎ아하하하

 

<1> 해떨어지니 야외 식사는 불가능

해가 조금이라도 있을 때는 춥긴해도 밖에 테이블 펴놓고 앉아 먹을만 했다. 근데 해 떨어지는 순간 기온은 뚝뚝 떨어지고, 결국 텐트 안으로 옮겨가서 옹기종기 식사를 했다.

 

<2> 겨울에 차가운 비화식은 서럽다

장소가 산이라 식사를 비화식으로 준비해갔다. 동네 맛집에서 포장한 모둠회, 꼬막&육회 비빔밥, 보쌈은 이동시간동안 싸늘하게 식었고, 우리 중 바로쿡 같은걸 가지고 있는 사람 또한 아무도 없었다. 안되는걸 알면서도 추워서 불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우리 주변 백패커들도 전부다 비화식 식사 분위기라 화식하려면 얼굴이 두꺼워야겠더라.

 

겨울에 야외에서 먹는 차가운 회. 아....회는 원래 차갑지...^^

 

봄, 가을엔 식은 음식도 맛있게 먹겠는데, 겨울에 야외에서 차갑게 식은 음식을 먹으려니 맛도 덜하고 조금은 서러웠다. 어제 백패킹 하면서 바로쿡 살까말까 백번 고민했는데, 나에게 더이상의 동계 백패킹이 있을거란 확신이 아직은 없네...ㅎㅎ

 

이너 텐트가 올 매쉬인 내 텐트(몽가2)

 

<3> 몸은 어떻게든 커버치는데 얼굴이 너무 시렵다(텐트)

상의는 긴팔 맨투맨+경량패딩, 하의는 기모 레깅스+등산양말+수면양말에 침낭속에 핫팩 3개 터뜨리고 자니 몸이 춥지는 않았다. 근데 아무 것도 덮지 않은 얼굴이 진짜 떨어져 나갈 것 처럼 시렵더라 ㅠㅠㅠㅠ

 

이너 텐트는 올 매쉬라 차디찬 바람은 숭숭 들어오지, 결국 침낭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얼굴까지 덮어버리고 나서야 겨우 잘 수 있었다. 하지만 얼굴까지 침낭에 파묻혀 있으니 너무 답답해 한 번씩 침낭을 끌어내리면 어김 없이 시려오는 얼굴 ㅋㅋㅋㅋㅋㅋ 몽가2가 동계용으로 쓰기 힘든건 당연히 알고 샀는데, 어쩌다 겪어보니 정말 힘들더라.... (하지만 4계절용 텐트를 산들 과연 겨울에 안 추울 수가 있을까...? 당연히 춥지)

 

추울 땐 침낭속이 체고..

 

<4> 침낭 밖으로 나오기가 싫다. 활동성 둔화

백패킹 가면 좋은 풍경 보며 체어에 앉아 멍도 좀 때려주고, 아침엔 밖에 앉아 커피도 한 잔 해주고 해야 하거늘 추우니까 침낭 밖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너무 싫더라 ㅋㅋㅋㅋ 밤중에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었는데 추우니 나가기가 싫어 참음...^^ 겨울엔 침대 이불밖도 나오기 싫은데 추운 야외면 오죽하겠......

 

4. 동계 백패킹의 장점도 있나요....?

<1> 추우니까 모기&벌레도 없다.

<2> 동계 눈꽃 백패킹이 백패킹의 꽃이라고 한다. 하지만 난 눈 올 때 굳이 밖에서 자고 싶진 않아...☆r

<3> 여름에 비하면 땀이 잘 안나 샤워 안해도 몸상태가 비교적 쾌적하다. 대신 추워서 침낭에서 나올 수가 없음..

<4> 프레시한 공기(?)

 

5. 그래서 결론이 뭐니?

동계(겨울) 백패킹을 할 마음이 아직 없다. 동계를 하려면 나름의 추가 지출이 필요한데, 과연 내가 동계 백패킹을 즐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 이렇게해서까지 그 추운 겨울에 야외생활을 해야하나...하는 그런 의문ㅋㅋㅋㅋㅋ

 

날 추울 땐 집에서 자자

3계절 장비뿐인 내가 동계 세팅을 맞추려면 동계용 침낭, 4계절 가능 텐트, 우모복 상하의, 부티, 동계 커버 가능한 성능 좋은 스토브, 눈삽, 망치 등등을 추가 구입해야한다. 동계 침낭 하나만 해도 최소 4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이 훌쩍 넘고....나머지 것들까지 다 구입하면 ㅎㅎ 이하 생략한다.

 

돈을 들이더라도 그만큼 즐길 수 있으면 괜찮은데 이번에 겪어본 결과 난 아닌듯 하여 아직은 생각 없음....^^ 동계 침낭, 우모복, 부티, 장갑까지 끼고 야외 취침할 바에야 그냥 집에서 잘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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