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캠핑 알맹

#7-1 통영 사량도 백패킹 :: 100대 명산...? 아니, 악산!

알맹e 2021.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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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째 백패킹 기록_통영 사량도 백패킹(2021. 10. 2(토) ~10. 3 (일))

100대 명산....? 아니, 악산(惡山)이다... 이때까지 다녀온 백패킹 중 역대급 고생ㅠㅠ

 

옥녀봉-가마봉-불모산(달바위)-월암봉-지리산

 

#사량도백패킹 #반죽음 #아이스크림아저씨 #콜밴 #호스

 

사량도 옥녀봉 출렁다리
사량도 산에서 내려다 본 남해안 양식장 풍경

 

제목부터 고생의 기운이 팍팍 느껴지는 통영 사량도 백패킹의 시작은 이랬다. 때는 지난 번 민둥산 백패킹(6번째 백패킹). 민둥산 박지에서 일행들과 둘러앉아 따스한 저녁을 먹으며, 한 두잔씩 곁들이기 시작한 알콜의 온기가 혈관에 골고루 돌 즈음이었다.

 

(다소 각색된 말투입니다...^^)

 

-일행1(리더) : "알맹이, 내가 다음주에 사량도 백패킹 벙을 친다면 자네 참석하겠나....?"
-알맹이 : 다음주요? 별일 없는데 콜!!
-일행1 : "오....정말이지?! ㅇㅋㅇㅋ! 너 술 마시는 거 보니 다음주에도 술 넉넉히 챙겨야 겠구만..^^"

 

이렇게 단 세 마디 대화만에 결정된 사량도행. 술에 취해 즉흥적으로 대답한게 화근이었다. 난이도가 어떤지 정돈 미리 검색해보고 답을 해줬어야 했는데, 술에 적당히 취해 기분이 좋았던게 화근이었다 ㅠㅠ

 

 

아무튼 내가 가기로 해서 추진된 벙이니 말을 무를 수가 없었고, 울며 겨자먹기로 이 악산으로 백패킹을 떠나게 된 것. 이렇게 백패킹 소모임 첫 참석은 일주일 후 곧바로 2번째 참석으로 이어졌고, 대망의 그 날은 밝았으니...

 

새 배낭 첫 개시! (좌 네이처하이크 구 배낭, 우 툴레 버선트 새 배낭)

 

일행1, 나를 제외하고 2명의 새로운 사람들을 모집해 총 4명의 사람이 모였다. 토요일 아침 7시 첫배를 타고 사량도로 들어가기 위해 수도권 주민들은 금요일 밤 12시에 집결지로 집합했다. 밤 12시에 백패킹 시작하는거 이거 실화?! ㅋㅋㅋ 

 

현재시각 새벽 4시 20분. 통영행

 

밤 12시에 경기 남부에서 차로 출발해 통영까지 내달리는데, 운전자 졸음방지를 위해 조수석의 나까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야 했다. 일주일치 피로가 쌓인 금요일밤을 지새우고 새벽 4시 40분에 도착한 통영.

 

새벽 4시 50분의 텅빈 서호시장 & 우리가 갔던 식당

 

정신은 잠에 쩌들고 식욕만 남은 좀비들은 많이 이른 아침식사를 하러 새벽 4시 50분에 서호시장 시락국집으로 고고! 서호시장 안에 있는 시락국집 '새터 시장맛집'은 새벽같이 문을 열어 배고픈 좀비들을 맞이해줬다.

 

'새터 시장맛집'은 시락국, 멍게 비빔밥을 파는 식당이다. 놀란건 새벽 4시 50분인데 이미 식사중인 분들이 계셨다는 거ㅎㅎ 아마 새벽에 가게를 여는 시장 상인분들인듯

 

돌장어로 끓인 시락국 & 탁주

 

통영 오면 꼭 먹어봐야할 음식으로 꼽히는 시락국은 장어로 끓인 추어탕 같은 음식인데 쌀쌀한 새벽에 먹기에 딱인 음식이었다. 악(惡)산 출정을 기념(?)하며 탁주도 한 사발씩 드링킹! 이상 새벽 5시의 좀 많이 이른 아침식사+반주였다.

 

새벽 6시의 통영 가오치항

 

배도 든든히 채웠겠다 가오치항으로 향하니 어느덧 새벽 6시. 불꺼진 항구 너머로 동트는 모습을 보며 매표소 오픈을 기다리는데 매표소라는 곳이 이런 컨테이너 박스ㅎㅎ 컨테이너 박스 문이 열리자마자 대기 중인 사람들이 와르르 들어가는데, 매표소에서는 또 일처리를 너무 비효율적으로 하는 바람에 발권에만 세월아 네월아

 

컨테이너 박스에서 운영중인 임시 매표소

 

직원이 두 명이나 있는데 업무 속도가 마치 쿠바 여행 때 수준 ㅋㅋㅋㅋ 처음부터 제대로 안내를 해주거나 유리앞에 붙여놓으면 쉽게 될 것을 실컷 줄서서 기다리는데, 아무 말도 없다가 갑자기 현금은 저쪽, 카드만 이쪽이라고 줄 다시 서라고 하질 않나, (요즘 거의 카드로 결제하지 현금 결제 누가 하나...차라리 예약자/비예약자로 구분하는게 더 효율적일 듯) 예약한거 왜 미리 말 안하냐고 짜증내질 않나 ㅎㅎㅎ

 

매표소 안 풍경. 7시 첫 배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결국 나처럼 첫 배 타려고 기다리던 낚시꾼 아저씨 몇 명은 폭발해서 "일처리를 이따구로 하냐"고 언성을 높이질 않나 완전 시장통이었다 ㅎㅎㅎㅎ 후 어쨌든 일찍 도착했으나 배는 거의 시간에 맞게 탔다.

 

량도 들어가는 방법 및 배 시간, 사량도 산행코스 등은 아래 링크 포스팅에 자세하게 써놨으니 참고!

 

통영 사량도 가는 방법 / 종주, 등산, 산행 코스 / 배 시간표 / 옥녀봉

 

통영 사량도 가는 방법 / 종주, 등산, 산행 코스 / 배 시간표 / 옥녀봉

사량합니다♡ 섬&산 Best, 대한민국 100대 명산 통영 사량도 가는 방법, 등산 & 산행 코스, 배시간표, 옥녀봉 코스까지! 최근에 이것저것 바빠 오랜만에 포스팅하네요. 은근 포스팅 기다리시는 분들

almenge.tistory.com

 

<사량도백패킹. 100대 명산....? 아니, 악산>

 

우린 차량을 승선해서 배에 탔고 너무 피곤한 나머지 배구경은 해보지도 못하고 차 안에서 40분 내내 자기만 하다 사량도 금평항 도착 ㅋㅋㅋㅋ 꿀잠도 이런 꿀잠이 없다 아쥬

 

10월 초였지만 남부의 날씨는 아직 여름. 반팔을 입었지만 춥기는 커녕 햇볕이 따가워 더울 지경. 금평항 앞 카페에서 아아를 원샷 때리며 쏟아지는 잠을 쫓아낸 후 마지막 화장실을 다녀와 본격적인 등산 시작!

 

금평항 카페

보통의 백패킹이라면 박배낭을 멘 채로 등산을 해서 산위의 박지까지 가지만, 사량도 등산이 보통 난이도가 아님을 미리 알았던 리더는 우리의 저질체력을 고려해 배낭은 차 트렁크에 그대로 둔 채 물과 행동식만 챙겨 가볍게 등산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오후에 하산 후 차로 다시 돌아와 배낭 챙겨서 박지로 이동하기로 함.

 

이 결정은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지혜로운 결정이었다 ㅎㅎㅎ 박배낭 메고 이 산을 오른다??? 난 몬해 ㅋㅋㅋㅋ ㅠㅠㅠㅠ 맨 몸으로 오르기에도 충분히 아주 많이 힘든 산임...

 

들머리 가는 길
들머리 같지 않지만 여기가 들머리 맞음 ㅋ

 

새로 산 등산화를 첫 개시하며 등산화 끈을 단단히 동여메고, 등산스틱, 장갑, 크로스백에 물과 행동식을 챙겨 들머리로 향한다. 들머리가 들머리처럼 안 생겨 그냥 지나쳐버린 바람에 다시 Back해서 겨우 들머리 진입 ㅎㅎ 들머리 정보 또한 아래의 요 포스팅 참고!! 자세히 써놨음

 

통영 사량도 가는 방법 / 종주, 등산, 산행 코스 / 배 시간표 / 옥녀봉

 

통영 사량도 가는 방법 / 종주, 등산, 산행 코스 / 배 시간표 / 옥녀봉

사량합니다♡ 섬&산 Best, 대한민국 100대 명산 통영 사량도 가는 방법, 등산 & 산행 코스, 배시간표, 옥녀봉 코스까지! 최근에 이것저것 바빠 오랜만에 포스팅하네요. 은근 포스팅 기다리시는 분들

almenge.tistory.com

 

가기 전 사량도 백패킹으로 블로그 검색을 해봤을 때 하나같이 '반쯤 죽을 것 같았던', '진짜 힘든', '로프를 타고', '네 발로 기어서', '한 발만 잘 못 디디면 낭떠러지 아래로', '풍경은 예뻤지만 다시는 안 가고 싶은' 같은 무시무시한 말들이 나와 한껏 쫄아서 시작한 등산.

 

내가.....내가 종주라니....? 평생 '종주' 같은 건 할 생각도 없었다구

 

우리의 코스는 진촌 들머리로 진입해

옥녀봉-가마봉-불모산(달바위)-월암봉-지리산

총 5개의 산을 넘는 산행코스였다....

솔직히 이 정도면 등산 아니고 종주 아닙니까? ㅎㅎㅎㅎㅎㅎㅎ 

 

저질체력인 내가...등산 싫어하는 내가 6시간 등산이라니...?!

 

미리 이야기하자면 오전 9시 30분에 시작한 등산은 오후 3시 반이 되어서야 끝났다ㅎㅎㅎㅎ 무려 6시간을 산 속에서 보냄. (중간에 좀 넉넉히 오래 쉰 시간까지 다 포함)

 

그리고 나역시 제목부터 '악산'이라고 썼으니 검색해본 블로그 주인들과 같은 마음임....^^ 그럼 이제부터 알맹이의 고생길을 함께 보시죠. 물론 진짜 뒤질 것 처럼 힘들 때는 카메라 들 힘조차 없어 사진이 없음 ㅎㅎㅎㅎ

 

등산초반부터 이런 풍경을 보여준다.
옥녀봉까지 0.6km. 산에서의 0.6km는 평지의 0.6km와는 완전 다르다 

 

위의 등산 초입만 해도

 

"이건 모 다른 산이랑 비슷한데? ㅎㅎ 이 정도 숨 찬 건 등산이 원래 그렇지 모ㅎㅎ"

정도였으나

 

지나고보니 이때가 도망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ㅋㅋㅋ 시간이 더 지나버리면 남은 거리나, 지나온 거리나 비슷해서 도망도 못간다.

 

6시간 내내 눈만 돌리면 보이던 바다

 

등산하다 뒤만 돌면 보이는 이런 풍경에

사량도 예쁘다더니 진짜네 ㅎㅎ 하며

그래도 이 정도면 참을만 하다며 올라가는데

 

 

이 사진은 아래에서 설명하는 그 바위는 아님. 다른 바위 사진

 

갑자기 흙길이 뚝 끊기더니 바위가 나타난다. 

설마 이 바위로 가라는거야???

 

맞다 이 바위를 타고 가라는 거다 ㅎㅎ 일반 산이었다면 길이 아닌 것 처럼 보이는 곳들이 여기선 길이 맞다ㅋㅋㅋ

 

 

그러다 만난

블로그들에서 악명 자자했던 철계단......

 

인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얘는 그 전에 나오는 그냥 보통 철계단(?)이었고,

 

하지만 다리는 후들거렸고

 

<사량도백패킹. 100대 명산....? 아니, 악산>

 

종아리가 돌맹이인줄 알 무렵

끝난 첫 번째 계단에서 뒤돌아본 풍경은 

 

잔뜩 찡그린 나와는 반대로

너무 예뻐서 헛웃음이 났다.

 

해발은 숫자일 뿐. 해발높이와 산의 난이도는 전혀 상관이 없음^^

 

바위 짚고 세발이나 네발로 갈 일도 많기 때문에

장갑까지 끼고 숨을 내쉬며 40분을 올라가니

드디어 첫 봉우리인 옥녀봉이 나옴

 

옥녀봉에서 보이는 풍경. 오전 10시

 

10월초지만 여름 날씨던 사량도에서 이미 티셔츠는 땀범벅. 

 

지금까지 본 풍경도 충분히 예뻤다고, 난 이제 그만 내려가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 5시간 20분 남았어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아직은 괜찮다며

옥녀봉을 출발해 가마봉으로 향하며 앞을 보는데

저 앞에 보이는 봉우리.

 

맞다. 내가 넘어야할 다음 봉우리 ㅎㅎㅎ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양 옆 두 개의 봉우리 역시 내가 오늘 넘어야 할 산이었다.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사량도 5산 종주기는 눈물 좀 닦고 다음편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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