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나같은 나홀로 여행자인듯 한 그가 내 앞에 섰다.
그 : 저기....
나 : ?? (뜬금 없이 뭐지...? 버뜨 두근두근)
그 : 영어할 수 있니?
나 : 응.
그 : 내가 XX게이트에서 비행기를 환승해서 LA로 가야 하는데, 게이트 주변에 사람이 아무도 없어.
나 : 그렇구나. (근데 그걸 왜 나한테...?)
그 : 혹시 내가 게이트를 잘못 알고 있는건지 너무 불안해. 그러다 비행기를 놓칠까봐.
나 : 흠... 전광판을 확인해보자. (확인 후) 게이트 번호는 틀리지 않았는데? 네 비행기 출발 시간은 아직 1시간 반이 넘게 남았잖아. 그럼 사람이 없을 수도 있지. 아마 아직 준비되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 : 그래. 근데 난 너무 불안해. 불도 다 꺼져 있고 사람도 없고....주절주절 (했던 얘기 무한 반복)
나 : (이 오빠 말이 안통하네) 흠...미안하지만 내가 도와줄 수 없을 것 같네. 인포메이션에 가보는게 좋겠다.
그 : 알았어. 고마워
포스팅이라 짧게 썼는데 저 대화가 5분간 무한반복되었다. 개답답ㅋㅋㅋ
결론은 그저 지나치게 걱정이 많은 한 소심한 미국인의 넋두리였다. 그린라이트인줄 알고 좋아할 뻔 했네. 라운지에서 쉴 시간만 깎아먹음ㅋㅋㅋ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러나 냉정하게 미국오빠를 뒤로 하고 칼같이 라운지로 향했다.
나는 피피카드 뽕을 좀 뽑아야겠다. 가는 길에 스벅이 보이길래 잠깐 들러 시티머그 구경하고 라운지라고 써진 표지판을 보며 고고. 사실 인터넷 검색해보고 가장 괜찮은 곳 찾아갈랬는데, 중국공항 와이파이는 뭘 자꾸만 인증하라는데 폰으로 인증문자가 안와서 인터넷을 쓸 수가 없었다.
<북경 서우두 공항 PP카드 가능 라운지>
지금 포스팅 하며 찾아보니 터미널 별로 몇개가 있다. 참고하시길. 아래에 사이트 주소 첨부
https://www.prioritypass.com/ko/loungesearch?entity=05819a0c-976e-49ac-8126-7d132d95a3ee
내가 방문한 곳은 3터미널에 있던 에어차이나 비즈니스 클래스 라운지
그냥 찍어본 입구 쪽의 안내판. 이 라운지 이용가능대상에 대해 안내되어있으니 참고. 파란 안내판엔 PP카드 소지자에 대해선 적혀 있지 않아 혹시 이용 못하는 건가 했는데,
구석에 다소곳이 피피카드도 적혀 있다. 저 안내판이 있던 곳에서 한 층 올라가면 라운지가 있다. 에어차이나 비지니스 클래스 라운지는 규모가 꽤 컸고, 내가 여타 가본 라운지 중에 먹을만한 음식 종류가 꽤 다양한 편이었다.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만 해도 비프, 참치, 베지테리안 등 4~5가지가 있었고, 견과류, 술, 음료, 물, 비스킷, 과자, 차 등은 기본. 여러 가지 과일을 잘라 소포장 해놓은 과일 믹스도 있었다.
이게 끝인가 했는데 끝쪽으로 걸어가보니 딤섬류, 몇 가지 국수류 등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사실 내부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을 찍기가 좀 그랬다.
딤섬이랑 국수가 있는 걸 몰라서 첨엔 이렇게만 가져옴. 참치 샌드위치, 물, 과일
과일이 당도가 아주 높아 두 번 가져다 먹었다 ㅋㅋ 샌드위치까지 순삭하고 편한 소파에 기대 한 시간쯤 졸았던 것 같다. 이 라운지는 먹을거리의 종류면에서는 꽤 만족 스러웠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 자리잡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나도 둘러보다 둘러보다 자리가 마땅치 않아 혼자 온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옆 자리에 앉아도 되냐 물어본 후 겨우 앉았다. (내가 간 시간은 정오쯤이었음)
<이번여행 공항패션. 컨셉은 어둠의 자식? ㅋㅋ>
아랫층 사람 구경도 좀 하고, 졸기도 하다보니 금방 탑승시간이 되었다. 라운지에서 나와 게이트로 향했다. 김포에서 베이징 올때는 게이트에서 연결통로를 통해 바로 탑승했는데, 베이징에서 파리갈 때는 게이트 앞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 후 탑승해야 했다.
<CA933 베이징-파리 >
그러다보니 비행기 사진도 이렇게 찍을 수 있었다. 역시나 야외는 푹푹 찌는데, 왠지 한국보단 조금 시원(?)한 것 같다는 느낌. 한국은 연일 37~38도의 폭염이 계속 되고 있던 이 시기.
기본 어메니티는 단촐하다.
담요, 쿠션, 헤드폰이 끝!
일회용 슬리퍼는 제공되지 않는다.
난 목베개를 가져갔는데, 자리에 저렇게 목쿠션이 되어 있어 목베개가 없어도 많이 불편할 것 같진 않았다. 우측 3자리중 통로에 앉았는데 가운데 자리에 아무도 타지 않아 편하게 갔다.
모니터는 터치식 모니터.
키 162 기준 앞 공간은 이 정도! 딱히 좁다고 느끼지는 못했다. 공간은 적당했음.
비어 있는 옆 자리 너머로 창가 자리에는 중국인 할아버지가 앉았는데, 일행 없이 혼자 파리로 가는 듯 보였다. 근데 이 할아버지 영어는 한 마디도 못하고, 왠지 비행기도 처음 타보시는 듯 했다. 이착륙할 때 창문 열고, 등받이 세우는 것 등을 모르셔서 승무원이 매번 와서 창문열고 의자 세우라고 말해주었다. 기내식 주문할 때도 승무원 말을 한 번에 못 알아들어서 같은 대화가 계속 반복되자 점점 할아버지가 짠해지고 꼭 우리 할아버지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나한테도 한 번씩 중국어로 뭐라뭐라 말을 거시는데, 내가 못알아듣는 시늉을 해도 꿋꿋이 말을 걸었다...ㅋㅋㅋ
나중에 파리에 내려서는 어디서 짐찾는지도 모르셔서 내가 직접 데리고 가서 도와줬다.
어떤 사연으로 이런 분이 혼자 파리로 가는지가 궁금했지만 대화가 안통해서...ㅋㅋ
이륙하고 나온 첫 번째 기내식. 비프 라이스.
에어 차이나는 기내식이 뭐뭐 있는지를 방송으로 이야기 해줬다.
이 때는 비프랑 포크가 있었던 것 같다. 음.... 과일이랑 빵이 가장 맛있었다. 비프라이스가 못 먹을 정도로 맛없고 그런 건 아니었는데 딱히 손이 안갔다. 이때까지 난 식단조절을 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그래놓고 다먹음 ㅋㅋㅋㅋㅋ
먹고 다섯 시간 정도는 헤드뱅잉하며 자고, 나머지는 가이드북보며 열심히 일정 짜보다 보니 딱히 지루하지 않았다.
착륙을 두 시간인가 남기고 나온 두 번째 기내식. 이번엔 크림 파스타를 골랐다. 아까 나온 비프라이스에 비하면 훨~~씬 먹을만 했다. 나중에 귀국편에선 치킨파스타가 나왔는데 이건 정말 맛있어서 다 먹었던....ㅋㅋ 암튼 에어차이나 기내식 난 생각보다 먹을만 했던 것 같다.
11시간이 채 안되는 비행동안 반은 자고, 반은 기내식 먹거나 일정 짜며 보내다보니 의외로 금방 가던 시간. 의도치는 않았지만 전날 밤을 샌 덕에 숙면에 성공한 듯....ㅋㅋ
<오후 6시10분 파리 도착. 한국과의 시차 7시간(써머타임)>
암튼 에어차이나는 기내식도 생각보다 괜찮았고, 승무원들도 친절했으며 파리가는 비행기에선 연착도 없이 심지어 예상 도착시간보다 30분 일찍 파리에 도착했다. 내 예상대로라면 늦어도 오후 9시 전엔 숙소에 가겠지 싶었다. (But.....)
일년 반만에 다시 만나는 파리 샤를드골공항
이 익숙한 풍경이 너무 반가워서 눈물이 찔끔 날 뻔 했다.
작년과는 달리 이번엔 입국심사 줄도 길지 않아서 금방심사가 끝났다. 작년이나 올해나 파리공항에선 묻고 따지지도 않고 냅다 도장을 쾅쾅 찍어준다. 아까 그 내 옆자리 할아버지는 여권을 달라는 입국심사관의 말 또한 못알아들어 앞 뒤에 서 있던 중국인들이 통역해가며 도와주었다. 이 할아버지 너무 걱정되자나...
아니나 다를까 짐찾는 곳을 몰라 헤매고 계시길래 내가 바디랭귀지로 모시고 가서 같이 짐을 기다렸다. 짐을 찾고는 씨에씨에 를 외치며 가던 할아버지. 시내까지는 잘 가셨나모르겠다.
할아버지 짐이 빨리 나왔던 것에 비해 내 짐은 아무리 기다려도 안나왔다. 설마 내가 그 수하물분실의 주인공????인가 하는 암울한 생각이 들 무렵 나왔던 내 캐리어 ㅠㅠㅠ
짐 찾는데 무려 1시간 10분이나 기다렸다. 같은 비행기인데 왜 누구 짐은 바로 나오고 누구 짐은 1시간이나 기다려야 나오는지 이해불가능이나.....분실 안되고 나와줘서 감자합니다 ㅠㅠㅠ 에어차이나 타니 별게 다 걱정이자나 ㅠㅠ
다행히 망가진 곳도 없다. 땡큐
<매우 올드한 루아시버스 티켓. 그 옛날 우리나라 지하철 표와 똑같이 생겼다.>
여튼 짐찾고나니 저녁 7시30분이라 서둘러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갔다. 내가 내린 터미널은 샤를드골 1터미널이었는데, 작년에도 같은 터미널을 이용했었기 때문에 버스 타는 곳 까지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가는 법은 아래의 지난 포스팅으로 대체한다. (르버스, 루아시 버스 타는 곳이 같음)
<티켓 뒷면. 우리나라 옛날 전철표랑 존똑>
이번 숙소는 오페라역에서 도보 15~20분 거리에 있는 곳이라 르버스 말고, 루이시 버스를 타고 가보기로 했다. RER타는 거랑 가격차이가 크지 않아 좋았던. 대합실에 있던 티켓머신에서 표를 사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전광판에 나오는 도착예정시간이 되었는데도 버스가 안온다 ㄷㄷ
원래대로라면 20분 간격으로 와야할 버스가 1시간을 기다려도 안오는거다. 같이 기다리던 외국인들도 멘붕 나도 멘붕. 아무도 이유는 알지 못한다. 버스가 왜 안오는지에 대한 그 어떤 안내도 없다. 시각은 저녁9시가 가까워가고 ㅠㅠ 여름임에도 바람이 쌀쌀해 오들오들 떨며 기다리다 이건 아니다싶어 로이시버스를 포기하고
다시 공항으로 들어가 티켓을 환불할 수 있는지 인포에 물어보니 여기선 불가능하다며, 3터미널에 가서 문의해보라고 한다. 그래서 예상에 전혀 없던 3터미널까지 가게 된다...ㅋㅋㅋ
1터미널에서 3터미널은 셔틀트레인을 타고 이동한다. 다행히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 표지판만 보며 가니 어렵지 않게 셔틀 탑승. 알고보니 RER를 타는 곳도 3터미널이었다. 3터미널에 가니 티켓머신이 있길래 내일 쓸 까르네를 미리 구입하고, 루아시 버스 표 환불하기 전에 혹시나 해서 루아시 버스 타는 곳으로 가보았는데 그 순간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루아시 버스 ㅠㅠㅠㅠ진짜 눈물 날뻔 했다.
비행기는 6시 10분에 내렸는데, 9시 10분이 되어서야 겨우 루아시버스를 타게 되었다....후....
여기서 끝이면 얼마나 좋았겠냐만 수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또르르 ㅠㅠ
-다음 포스팅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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