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알맹/18 파리 여행

혼자유럽여행 :: 지베르니&일행 이야기(소니 미러리스 a5100 ver.)

알맹e 2018.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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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7.28 (토)


19박20일 나홀로 유럽여행 DAY 2

지베르니&몽생미셸 당일치기 투어


-지난 포스팅에서 이어집니다. 앞 포스팅도 많이많이 읽어주세요:)-


주체할 수 없이 넘쳐나는 지베르니 사진을 처리(?) 하기 위해 이번 포스팅은 사진과 내용이 따로 놀 예정입니다:)


또 한 포스팅에 지나치게 많은 사진을 담으면 로딩 시간이 오래걸리기도 하고 내용도 좀 쳐지는 감이 있어 두 포스팅으로 나누게 되었습니다.


* * * 




내 맘대로 써본 

<10일 이상 여행 공감>


-여행 초반(1~2일차) : 설렘주의보 발령. 여행지에서 보는 사소한 것 까지 다 사진으로 남김. 마트에서 파는 과자 사진, 길가다 보이는 아무 의미 없는 건물 사진, 꽃 사진 등등. 사진 컷수 과다. 어떻게 하면 좀더 예쁘게 찍어볼까 고민함. 그러나 낯선 곳에 떨어진 긴장감으로 인해 주위를 경계하느라 몸은 다소 긴장한 상태.



<모네의 집 앞 화단 클로즈업><모네의 집 앞 화단 클로즈업>



-여행 초중반 : 설렘주의보는 다소 수그러듬. 그러나 몸이 현지에 완벽히 적응한 관계로 신체 컨디션은 여행초반보다 좋음. 따라서 여행지와 사랑에 빠지기 딱 좋은 시기. 긴장이 어느 정도 풀리다보니 기분이 좋아짐. 내 경우 이 시기에 간 여행지가 베스트로 꼽히는 경우가 많음. 길가다 갑자기 '아, 행복하다'를 시전하며 조증을 보임.



<모네의 집 앞 화단 클로즈업><모네의 집 앞 화단 클로즈업>



-여행 중후반 : 긴장감은 제로. 여행 초반엔 밤늦게 돌아다니면 큰 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몸을 사리다가, 이젠 밤에도 잘 돌아다님. 풍경이 익숙해져 여기가 거기같고 거기가 여기 같이 느껴지기도 함. 남은 여행일수가 지나온 여행일수보다 적어질수록 기분이 다운되기도 함. 슬슬 몸에 피로가 쌓임. 여행 초반에 비하면 사진을 덜 찍게 됨.



모네의 정원<모네의 정원>



-여행 말미 : 내일이나 내일모레가 귀국인 경우가 이에 해당함. 여행이 끝나는게 아쉬운 마음 반, 한국에서의 생활이 그리운 마음 반. 직장인의 경우 곧 출근이라는 멘붕에 빠지는 시기. 지인에게 돌릴 기념품 쇼핑에 매진함. 여행 초중반에 비해 사진 컷수가 뚝 떨어지며, 사진에 쏟는 정성도 줄어듦. 인증샷만 대충 찍음. 피곤함.





내 경험을 기준으로 생각한거라 공감되지 않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10일이 넘어가는 비교적 긴 여행을 4번 정도 거치니 나에겐 저런 패턴이 생겼는데, 본격적인 여행 첫날인 오늘은 누가 뭐래도 여행초기 ㅋㅋㅋ   사진이 넘쳐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지베르니 정원 포스팅만 두 편인 가운데, 지베르니의 모습에 대한 설명은 이미 지난번 포스팅에서 다 쏟았기 때문에 이번 포스팅은 사진과는 크게 상관없는 투어 일행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한다. 그리고 이번 포스팅에 쓴 사진들은 모두, 내 미러리스 카메라, 국민미러리스라 불리는 소니 미러리스 a5100 로 찍은 사진이니 해당 카메라 기종에 관심 있는 분들도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다. 


렌즈는 번들렌즈(16-50mm 줌렌즈). 원본은 아니고 색감보정 한 사진임. 원본도 나쁘진 않은데 살짝 어두운 느낌고, 내가 좀더 쨍한 색감을 좋아해 살짝 쨍하게 보정했다.

 

모네의 꽃밭<원래 꽃 사진 찍는걸 즐기는 스타일은 아닌데, 지베르니는 이것저것 예쁜 꽃이 너무 많아 자꾸만 찍게됨>



내가 오늘 참여한 일일투어는 지베르니&몽생미셸 당일치기 투어이다. 11시에 파리 Javel - André Citroën 역에 집합해, 지베르니에 먼저 갔다가 몽생미셸로 간후 야경을 보고 파리에 돌아와 숙소 샌딩까지 해주는 소규모 밴투어였다. 투어객은 나 포함 8명. 가이드님까지 총 9명이 밴 한대를 타고 다니는 투어. 



꽃밭 장미<번들렌즈로 아웃포커싱 흉내내기>



몽생미셸이 파리에서 350km 넘게 떨어져 있는지라 왕복 이동시간만 꽤 되기 때문에 7월 기준, 투어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오면 새벽 3시에 가까운 시각이 된다는게 좀 부담스러웠는데, 그러지 않으면 하루에 이 두 곳을 모두 다녀오는 방법은 투어 외엔 절대 없기 때문에, 신청하게 되었다. 신청은 마이리얼트립에서 함. 이 사이트엔 지베르니&몽생미셸 투어를 진행하는 곳은 두 곳인가 밖에 없어 그 중 한 곳으로 신청했다.



<연못으로 가는 길>



투어객들과는 차 이동 및 가이드님과 함께 하는 루트에선 같이 다녔고, 그 외에 장소별 자유시간 때는 각각 흩어져 구경했다. 그래서 이야기를 많이 나눈 건 아니었지만 투어객 별로 여행멤버형태가 다양해 '여행을 함께 떠나는 사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8명은 혼자 온 나(1명), 아버지와 딸(2명), 고등학교 친구끼리 온 대학생들(3명), 대학생 자녀를 둔 중년부부(2명) 조합으로 구성되었는데, 고작 8명일 뿐이지만 참 다채로운 멤버조합이다. 


엄마와 딸 조합이 없는게 천만다행(!!)이었다. 만약 있었다면 난 부러움에 부러움사(死) 했을지도 모를지경. 우리 엄마는 바쁘다는 핑계로, 또 아빠와 남동생은 어쩌냐는 핑계로 나와 단둘이 여행을 가주지 않기(엄마는 '않'는게 아니라 '못'하는 거라고 하지만ㅋㅋ) 때문이다. 엄마만 오케이 하면 나머진 내가 알아서 해 바칠텐데 말이다.




연못으로 가는길<연못으로 가는 길2>



이번 멤버 중 나에게 가장 강렬하게 와 닿았던 여행 파트너는 단연 '아버지와 딸'이었다. 여행 동반자로서 '엄마와 딸'은 이질감 없게 다가오는 반면 '아버지와 딸', '아버지와 아들' 엄마와 아들'은 뭔가 이질적이다. 낯설다. 


투어에서 만난 부녀는 대학생 딸과 아버지였는데, 딸도 딸이지만 아버님도 뭔가....뭐랄까.....여행이 처음이 아닌 것 같단 느낌을 풍기셨다. 또 나긋나긋하고 다정한 서울말을 구사하시는 아버님은 경상도식 거친(?) 서울말을 구사하는 우리 아빠와는 확 다른 느낌ㅋㅋㅋ 어쨌든 2주간 오직 두 나라만 여행한다는 멋진 부녀였다. 




<이름 모를 꽃>



아무튼, 아버님에게서 느껴지는 지식인&여행 아우라 때문에 그 둘의 여행일정도 아버님이 짜셨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할 정도였는데, 일정은 대학생 동생(대학생이니까 나보다 동생이겠지....ㅋㅋ)이 100% 짰다고 해서 반전이었다. 


내가 지베르니 연못을 한바퀴 크게 돌아 일본풍 다리를 건너고 있었을 때, 위의 대학생 동생이 연못이 보이는 벤치에 앉아 열심히 드로잉을 하고 있었는데, 모네가 그림을 그린 이 곳에서 그림을 그리다니.....너무 멋있어서 할 말을 잃음. 나중에 알고보니 미대생이었던...


여행 드로잉을 6개월 정도 수강했던 나였지만, 여유 없는 여행을 하느라 드로잉은 꿈도 꾸지 않았었다. 다음 여행은 기필고 여유롭게 가보리라 다짐. 


 

연못 가기 직전에 있던 대나무 숲


연못 가기 직전에 있던 대나무 숲<연못 가기 직전에 있던 대나무 숲>



난 아빠와 둘이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거기에 대한 대답은, "절대 네버 안갈거야!!! 까진 아니지만.....글쎄... 자신은 없다"고 하겠다. 전형적인 경상도 아버지인 우리 아빠는 나이들기 전까지는 무뚝뚝하고 자식과의 교류가 많지 않은, 회사갔다 오면 누워서 티비만 보는 전형적인 옛날 아버지였다. 


내가 기억 나지 않는 유아시절엔 나랑 많이 놀아주었다곤 하지만, 내가 나를 기억하는 시점부터는 무뚝뚝한 아버지였기에 아빠랑 둘이 여행한다 생각하면 '으.....어색해서 어쩌지'싶다. 평상시 생활과는 달리 여행에선 하루 온종일 붙어서 같이 다녀야 하는데 저 부녀처럼 2주간 아빠와 온종일 붙어 다닌다고 생각하면 어색해서 어색사(死) 할지도 모를 지경이다ㅋㅋㅋ 



연못<수련 연못>



반면, 엄마와 둘이 여행한다면, 엄마와는 하루 온종일 얘기할 수도 있을 정도로 친하기 때문에 어색사 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함께 여행할 사람을 단지 '어색함'의 정도로만 판단할 순 없지. 여행 파트너로서 잘 맞기 위해선 다른 요소들도 중요하니까.


여행파트너로서 아빠와의 어색함은 아마 '술'로 풀 수도 있지 않을까싶다. 부전여전이라고 아빠의 알콜내성이 나한테도 그대로 내려와 아빠와 나는 둘다 술이 좀 센 편이다. "주량이 맥주 한 잔이에요. 소주 한 잔이에요." 따위의 말은 아빠와 난 쉽사리 믿을 수 없다ㅋㅋㅋ 그게.....정말인가요? 정말......정말로? 



<수련 연못><수련 연못 아웃포커싱>



아무튼, 술이 세니 술을 겁내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왠만큼 마셔도 취하지 않으니 여행가서 다양한 술을 모두 마셔보기엔 최상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아빤 술 마시면 평소에 잘 안하는 얘기도 주절주절 잘 하기에 어쩌면 여행을 계기로 아빠와 친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자신 없다 ㅋㅋㅋㅋㅋ 

그냥 자신 없어. 





제가 아이언맨입니.....아니 제가 불효자식입니다ㅠㅠ


대한민국의 아버지들이여, 자녀의 유년시절부터 자식과의 견고한 유대관계를 형성해주세요. 그럼 자식이 커서 나같은 불효자식(?)은 안되지 않을까요...ㅎㅎㅎ 


더이상의 이야기는 생략하겠다.



<수련 연못>



뒷처리가 안되니 황급히 다른 여행파트너로 넘어가겠다. 친구끼리 함께 여행하는 20대 초반 대학생 셋은 참 해맑았다. 어려서 그런지 사소한 거에도 깔깔 웃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참 부러웠다. 난 이제 왠만한건 웃기지가 않아 ㅠㅠㅠ 뻥이고, 그냥 성격이 그렇다.


본디 차분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들떠있고 남 웃기고 이런거와는 거리가 멀다.  


암튼 그 셋은 홀수였던 관계로 밴을 탈 때 2명, 1명 이렇게 찢어져서 앉아야 했는데, 장난삼아 1명 자리를 놓고 가위바위보로 자리를 정하고, 여행 다니면서도 서로 조잘조잘하다가도 또 장난치고 하는 모습들이 재밌으면서도 보기 좋았다.



<수련 연못>



만약 내가 친구 둘과 함께 셋이 여행을 간다면 아마 가장 유력한 후보는 황훈녀, 유훈녀가 아닐까 싶은데 황훈녀, 유훈녀는 둘다 배려대마왕들이라 장난으로 가위바위보를 하기 보다는, 둘이 앞다퉈 1명 자리로 간다고 나설지도 모르겠다. 


황훈녀는 지난 쿠바여행, 홍콩여행에서 여행을 이미 함께 가본 적이 있는데, 유훈녀와는 아직 먼 여행을 가보지 않아 사실 잘 모르겠다. 우리 더 나이먹기 전에 셋이 떠납시다!!






<수련 연못3>


꽃 핀 수련<여름, 꽃 핀 수련>



마지막으로 중년 부부 여행객!

대학생의 자녀가 있다는 건 적어도 20년 이상 함께 산 부부일터. 신혼부부 둘이 여행다니는 건 많이 봤지만 20년 이상 같이 산 부부가 둘이 유럽으로 자유여행을 온다는 건 지금의 어머님, 아버님 연배에선 일반적인 일이 아닐테다. 


언어, 상황대처능력 등의 문제로 보통은 패키지를 이용하는게 일반적이다. 머나 먼 유럽까지 중년부부가 함께 10일씩 자유여행을 온다는 건 대단한 일인 것 같다. 





내 나이또래의 사람들이 미래에 그 어머님, 아버님 나이가 된다면 그 땐 자유여행하는 중년부부 여행객이 흔할 거지만그 분들이 20대였을 땐 세상이 지금처럼 글로벌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둘이 먼 곳까지 자유여행을 온다는 건 그 분들의 내공도 장난이 아니란 것. 대단하시다.

게다가 10일동안 only 파리만 여행하시는 중. 그 중 하루를 이 투어에 투자하셨다고 한다.



아웃포커싱<이 식물의 이름을 아시는 분?>



지베르니 구경을 마치고 몽생미셸로 가는 투어밴 안에서 밀린 여행일기를 열심히 쓰고 있는 나를 보곤 중년 부부 중 아주머니께서


"혹시 블로그 같은거 하세요?" 하고 물으셔서 뒤집어질뻔 ㅋㅋㅋㅋ


맞다고, 어떻게 그리 딱 집어 물어보시냐 하니

아주머니왈, 여행블로그 하는 사람들은 사진 찍으면서 혼자 여행 잘 다니더라 하시니옆에 있던 아저씨 왈, 블로그에 정보 올리려고 열심히 메모하나보다 하셨다. 역시 이 분들 보통이 아니심ㅋㅋㅋ




아저씨가 "나중에 블로그 주소 살짝 흘려줘요" 했는데, 이 누추한 블로그를 공개할 자신이 없어 끝끝내 알려드리지는 못하고 헤어졌다. 혹시라도 이리저리 검색하다 이 글을 읽으신다면 아는 척 해주세요! ㅎㅎ


이 대화를 듣던 가이드님이 파워블로그 아니냐고 농담하셔서 당황 ㅋㅋ  스아실 파워블로그는 절대 아니지만, 7월 초까지만 해도 하루에 800~900명은 오던 블로그였는데, 네이X의 갑질로 인해 네이X 검색에서 누락되면서 7월 중순부터 방문객이 반으로 뚝 줄어 숨만 겨우 쉬는 블로그가 됨. 쉬익쉬익


갑자기 열받....



연못


꽃


꽃<뜬금없이 영상편지>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내 미래의 남편아, 보고 있니?


당신이 누구든 간에 여행 가는거엔 터치 하지 않는 사람이었음 좋겠다. 같이 다녀주면 더 좋고..

혹시 세계일주도 가능하겠니?




뭐, 아직 안태어났다고?

ㅠㅠ


그냥 나 혼자 다닐께




싱그러운 지베르니 사진 더 올리려다 보니 글 쓸 거리가 떨어져

투어일행이야기 겸 내 이야기를 썼는데,

이것도 제법 재밌네~



모네 집<모네의 집>


하지만 여행 블로그의 본분에 맞게 다음 포스팅부턴 다시 

정보여행기로 돌아오려고 한다.


* * *


다음편은 몽생미셸편!

혹은 지베르니 기념품샵 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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