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여행 팁&끄적

유럽 여행 :: 낭만의 도시 독일 뷔르츠부르크, 맥주말고 와인

알맹e 2021.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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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끝나면 시리즈 3편_독일 소도시 뷔르츠 부르크

이과생도 문과생으로 만들어주는 낭만의 도시

 

나 혼자 유럽여행 2018

 

명색이 해외여행 블로그인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최근 쭉 국내 포스팅만 하면서도 한번씩 하드에 묵혀둔 해외여행 사진들이 생각나곤 하는데요.

 

오늘은 문득 2018년 여름, 독일을 여행하다 따스한 햇살 아래 펼쳐진 청포도밭을 걷던 기억이 나더라구요. 정수리가 빨갛게 익을 정도로 덥고 해 쨍쨍했던 그 곳에선 와인이 될 청포도들이 자라고 있었어요. 독일 하면 맥주 아닌가 싶지만 독일에도 와인이 유명한 도시가 있어요. 바로 오늘 소개할 뷔르츠부르크(Würzburg)

 

뷔르츠부르크 청포도밭 & 마인강

 

이 곳에서 마인강을 가로지르는 알테마인교에 가면 전세계인들이 낮밤할 것 없이 모두 똑같이 하고 있는 행동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다리 난간에 서서 와인을 한 잔씩 홀짝이는 것! 전세계인이 너나 할 것없이 손에 와인잔 하나씩 들고 강을 보며 와인을 마신다니.... (게다가 맥주의 나라 독일에서요.) 생각만 해도 너무 낭만적이지 않나요?

 

목차

     

    2018년 여름 독일. 지금 보면 사람들이 마스크 안쓴채 모여 있는게 넘나 어색하다

     

    오늘은 프랑켄 와인의 도시 독일 뷔르츠부르크로 랜선 여행을 떠나볼까요?

     

    뷔르츠부르크는 독일 바이에른주에 속한 소도시에요. 바이에른주는 뮌헨, 뉘른베르크, 로텐부르크 등 많은 도시를 포함하고 있는데, 우리가 잘 아는 디즈니성의 원조 노이슈반슈타인성도 바이에른주의 퓌센에 있죠. 사실 독일에 가면 노이슈반슈타인성은 꼭 봐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퓌센 노이슈반슈타인성. 뷔르츠부르크 가려고 포기한 곳

     

    여행 정보 검색 중 우연히 본 뷔르츠부르크의 청포도밭 사진에 홀려 퓌센 노이슈반슈타인성을 과감히 포기하고 일정에 넣어버린 뷔르츠 부르크. 작은 도시라 도보만으로도 도시를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었어요.

     

    네덜란드 위에 뚜렷이 찍혀 있는 내 위치. 그립ㅠ

     

    너무나도 좋았던 암스테르담과 겨우 헤어져서 독일행 기차에 올랐어요. 예상외로 암스가 너무 좋아서 독일 빼고 암스에 더 머무를까도 생각했지만 그랬으면 진짜 큰일날 뻔 했어요!

     

    <관련 포스팅>

    (1) 랜선 여행 :: 내 최애 유럽여행지 네덜란드 2018

     

    (1) 랜선 여행 :: 내 최애 유럽여행지 네덜란드 2018

    <랜선여행 - 네덜란드 1탄> 2018 .8 . 2 * * * * * 제가 여행 좀 다니는 걸 아는 친구들이 저한테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유럽 중에서는 어디가 제일 좋았어?" 였어요. 유럽에서는 총 12개국을 여행 했

    almenge.tistory.com

     

    네덜란드에서 독일로

     

    독일 고속철 ICE(이체)

     

    암스테르담에서 뷔르츠부르크까지는 직행이 없어 ICE(독일 고속철) 를 타고 프랑크푸르트까지 간 후 다른 고속철로 환승해서 총 5시간 20분이 걸려요. 아침 일찍 네덜란드에서 기차를 타면 점심은 독일에서 먹을 수 있는 것. 육로로 국경을 넘을 수 없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풍경이지만 유럽인들에겐 이상할 것 없는 일이에요. 우리는 언제쯤이면 KTX타고 다른 나라를 갈 수 있을까요? 

     

    원래는 이런 일정이었지만 ㅠㅠ

    하지만 기차는 제가 독일까지 편하게 가는 걸 허락지 않았어요. 암스에서 출발한지 1시간 20분 정도 됐나? 난데 없이 기차가 이상한 역에 멈춰서 20분 넘게 꼼짝을 안하더니 결국은 기차 고장났다며 모든 승객들을 다 쫓아내버렸어요ㅋㅋㅋㅋㅋ 여기 내려줄테니 알아서들 가라며...

     

    쾰른역에서 사먹은 과일

     

    대책도 마련해주지 않고 '각자 목적지로 알아서들 가라니'...근데 화를 낼 여유는 없었어요. 당장 내가 의지할 사람도 없이 이름도 모르는 역에 떨궈진 걸 해결하는게 먼저였거든요. 여기가 아직 네덜란드 땅인지, 아님 독일땅인지도 모른채로요 ㅋㅋㅋㅋ 

     

    가까스로 정신 차리고 기차앱 검색해서 환승 2번 하는 기차편을 찾아냅니다. 모르는 역(뒤스부르크)에서 쾰른으로, 쾰른에서 프랑크푸르트로, 프랑크푸르트에서 뷔르츠부르크로. 결국 8시간 걸린 독일행^^ 

     

    쾰른에서 프랑크푸르트 가는 기차안에서 커피 긴급 수혈. 한 번의 환승이 더 남은 상태

     

    겨우 다른 기차 잡아타고 '예상대로 안되는게 여행의 재미' 아니겠냐며 애써 웃는데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고요. 환승시간 맞추느라 무거운 캐리어 번쩍 들고 요리조리 뛰어다니다보니 독일 가기도 전에 넉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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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뷔르츠부르크 1일차_학센과 맥주 그리고 와인

     

    6인실. 라디에이터 앞 침대가 내 침대!

     

    결국 8시간만에 뷔르츠 부르크 숙소에 도착하니 거의 저녁 7시 ㅎㅎㅎ 아침부터 과일 쪼가리, 커피 한 잔 외엔 먹은게 없어 배가 고파왔어요.

     

    마인강이 내려다보이는 식당. 이렇게 밝은데 현재시각 저녁 7시 40분

     

    너무 힘들어서 침대에 널부러져 있다 그래도 독일왔는데 학센에 맥주 한 잔 조져야 하지 않겠냐며 지친 몸 이끌고 식당으로 향해요. 트립어드바이저왈 학센 맛집이라길래 간건데, 뷰까지 좋다니 개이득ㅎ 그나저나 유럽의 여름은 해가 정말 안져요. 조금 있으면 8신데 이런 대낮같은 밝기라니..

     

     

    아무리 혼자라도 먹고 싶은건 먹어야 한다는게 제 혼여 철칙. 해외나가면 혼자여도 가고 싶은 식당에 당당히 가서 여유롭게 식사하고 오곤해요. 학센은 돼지 다리 부위로 만든, 우리로 치면 족발같은 음식이에요. 족발은 삶아서 만든다면 학센은 오븐에 구워 만들기에 겉껍질은 바삭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한게 특징이에요.

     

    한 입 베어물면 겉바속촉이 그대로 느껴지는 맛에 입이 행복 ㅠㅠㅠ 이 지역 양조장에서 생산된 필스너 맥주까지 한 잔 해주니 여기가 천국인가여... 독일 기차 일처리는 짜증나는데 독일 음식은 좋ㄷr..☆

     

    살벌하게(?) 칼이 꽂혀 나오는 학센. 아래 소스는 맥주맥아소스. 짱맛

     

    옆에 동글동글한건 감자인데 한 입 베어무니 마치 떡처럼 탱글탱글 쫄깃쫄깃한 식감. 독일인들, 감자에 대체 무슨 짓을.... 넘모 맛있쟈나요. 2인분 짜리 고기를 혼자 먹으니 배가 터질 것만 같지만 너무 맛있으니 일단 먹고 걸어서 소화시키며 다음 목적지로 향합니다.

     

    강둑에 앉아 노을을 즐기는 독일인들

    <유럽여행 - 독일>

     

    마인강을 가로지르는 알테마인교는 뷔르츠부르크를 여행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이상은 꼭 지날 수 밖에 없는 다리. 이 다리에 들어서면 전세계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다리 난간에 걸쳐서서 와인을 홀짝이고 있는데요. 

     

    테이블에 앉아서 와인 마시는 건 많이 봤어도 길에 서서 단체로 와인 마시는 모습은 생소하죠? 이게 가능한 건 다리 입구에 보증금을 받고 와인을 테이크아웃 해주는 바가 있기 때문이에요.

     

     

    맥주가 유명한 독일이지만 이곳 프랑켄지방에서는 이 곳에서 재배한 청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인 프랑켄 와인이 유명해요. 

     

    저도 줄서서 와인을 테이크아웃 해보기로 했어요. 와인 테이크아웃해가는 사람들이 워낙에 많다보니 빠르게 팔기 위해 마치 맥주처럼 따라주는 와인이 재밌네요. 와인을 받아가서 적당한 곳에서 마신 후 다시 가져다주면 컵보증금을 돌려줘요.

     

     

     

    와인잔 받아들고 저도 적당한 자리를 찾아가보기로 했어요. 

     

     

    노을질 무렵 마인강과 마리엔베르크 요새를 바라보며 마시는 프랑켄 와인. 드라이한 와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분위기에 취해 마치 단맛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어요. 

     

     

     

    다른 사람들 속에 섞여 노을 담은 와인을 홀짝이니 온종일 이동만 하느라 고생한 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어요. 바로 눈 앞에 청포도밭이 보였지만 여긴 내일 컨디션 좋게 만나기로 하고 첫 째날은 마무리!

     

    마인강 노을

     

     

     

     

     

     

     

     

    뷔르츠 부르크 2일차_포도밭 그녀

     

    청포도밭 사진 한 장 보고 일정에 넣어버린 도시인데, 오늘 드디어 그 청포도밭을 보러 가요. 오후에 근교 도시도 가볼 예정이라 게으름을 물리치고 9시가 넘어 숙소를 나왔어요.

     

    빵값 너무 저렴

     

    혼자 여행하다보면 마음대로 다니다보니 중간중간 딴 길로 잘 새버리는데, 역시나 오늘도 가다말고 빵집 앞에 멈춰서고 말았어요. 독일은 프레첼이 유명한 나라답게 왠만한 빵집에 가면 프레첼만 최소 3종류 이상 팔아요.

     

    와 근데 독일 물가는 너무나도 사랑스러운거 있죠? 성인 손바닥만한 프레첼이 겨우 1유로. 우리돈 1200원이에요. (2018 당시 물가)

     

    1유로 프레첼.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다 못먹었음

     

    그래서 평소엔 먹지도 않는 아침을 먹게 됩니다. 그것도 길거리 트램정류장에 앉아서요. 그렇게 배를 채우고 다시 청포도밭으로 향하나 싶었는데

     

    하리보의 나라 답게 하리보 피자도 있다. (치츠, 빵 없이 젤리로만)

     

     

    가는 길에 만난 골목이 너무 예쁜 나머지 골목구경 한참 하다

     

     

    뉴 문스터 성당

     

    멋진 성당이 보이길래 

    성당도 둘러보고, 이젠 정말 청포도밭 가야겠다 하는 찰나 

     

     

     

    눈 앞에 큰 광장이 나오고

     

    '어? 광장이니 시장 있겠네' 하며 두리번 두리번 하다 또 시장으로 새버립니다 ㅋㅋㅋ 도대체 목적지는 언제 갈거니?

     

     

     

    해외여행가면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인 시장 구경! 놓칠 수 없죠. 장날도 아니어서 그냥 소규모 시장이었지만 아기자기하게 디피된 물건들 보는 재미가 있었던 시장구경.

     

     

    커리부어스트 사면 같이 먹으라고 빵도 끼워 줌. 

     

    하.... 나 분명 좀 전에 프레첼으로 아침 먹었는데....그랬는데...

     

    커리부어스트 파는 노점은 못참지 ㅠㅠ 고민 같은 건 1도 걸치치 않고 배가 이미 아침 먹은 것도 잊고 커리부어스트 1인분 주문^^

     

    독일 하면 소시지, 그 중에서도 커리부어스트는 구운 소시지 위에 케첩과 커리소스를 부어주는 독일의 대표 길거리 음식이에요.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떡볶이 먹듯 먹는 음식이라는건데 당연히 먹어봐야징. 한 입 맛본 커리부어스트는 맥주를 부르는 맛이었어요. 아쉽게도 노점 아저씨가 맥주는 팔지 않아 낮술이 자동 차단되었다고 합니다..ㅎㅎ

     

     

    이젠 정말 목적지로 갈거에요. 제가 가려는 청포도밭은 마리엔베르크 요새 올라가는 길에 있는데, 포도밭을 거쳐서 요새까지 가면 걸어서 40분, 지름길로 질러가면 20분이지만 전 포도밭 못잃으니까 8월 땡볕에 40분 도보 코스를 택합니다.

     

    동선 겹치던 관광객들이 다 20분짜리 지름길로 가버리고 저 혼자 외로이 청포도밭 (땡볕) 코스로. 가는 사람이 없다 보니 여기가 맞나 맞나 두리번두리번 하며 가고 있는데

     

     

    ! ! ! ! 

    사진으로만 봤던 그 곳이 드디어 눈 앞에 펼쳐졌어요

     

     

     

    사진빨이면 어떡하나, 실제로 별로면 어떡하나 했는데 실제로도 너무 좋았던 포도밭. 더워 죽을 것 같은데 풍경이 너무 예뻐서 정수리가 볕에 익어가는게 느껴졌지만 걸음을 서두를 수 없었어요. 

     

     

     

    보기만 해도 너무 싱그럽지 않나요?

    눈에 포도밭을 마음껏 담으며 구불구불한 둘레길을 오르다보면

     

     

    어느새 발 밑에 펼쳐지는 뷔르츠부르크 시내. 어디라고 말 안하고 보면 마치 체코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아직 체코는 가보지도 못했다는 점 ㅎㅎ

     

     

     

     

     

     

     

    너무 좋긴 했지만 여름 땡볕에 한 시간 넘게 걸으니 온 몸에 열이 올라 콜라 한 병을 순식간에 원샷해야만 했지만 드디어 여기까지 온 목적을 다 이뤘다 생각하니 뿌듯하네요.

     

    오후에는 근교 로텐베르크에 갔다 저녁에 다시 돌아와

     

    마시던 맥주에 벌이 퐁당 빠져서 새로 주문한 맥주 ㅎㅎㅎ 혼자 두 잔 마신거 아님주의

    야외 테이블에서 브랏 부어스트(구운 소시지)와 둥켈(흑맥주)으로 마무리 하는 하루. 혼자였지만 아무 생각 안 날 정도로 너무 좋았던 뷔르츠부르크 둘째날이었어요.

     

    뷔르츠 부르크 3일차_궁전 구경

     

    오늘은 오전까지 뷔르츠부르크를 보고 밤베르크로 넘어갔다 뮌헨 가는 날. 뷔르츠 부르크, 로텐 부르크, 밤베르크. 독일 소도시들은 하나같이 너무 좋았어요. 독일 하면 뭔가 딱딱하고 낭만은 없을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제가 가본 이 소도시들은 하나 같이 다 낭만 가득. 역시 갬성은 대도시가 아니라 소도시인가봐요.

     

     

    뷔르츠부르크의 마지막은 궁전 구경. 볼게 많지는 않은 소도시여서 이 도시에 여행온다면 한 번쯤은 갈 것 같은 곳!

     

    잘 꾸며진 정원도 예쁘고, 내부도 좋았지만 내부 사진 촬영불가라 사진이 없네요. 에어컨 없어서 손풍기로 연명해가며 관람해야 했지만 유럽여행 와서 궁전과 대저택 내부를 구경한게 처음이어서 화려한 내부 인테리어에 넋놓고 관람했던 시간이었어요.

     

    혼자가면 사진은 누가 찍어주냐구요? 삼각대가요...

     

    게으른 제가 참 열심히도 돌아다녔던 독일 소도시.

     

    뷔르츠부르크 등 제가 갔던 독일 소도시들은 이과감성인 저를 잠시나마 문과감성으로 바꿔줬던 낭만적인 도시들이었어요. 그 중 포도밭 사진 하나 보고 오게 된 뷔르츠부르크는 언젠가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이 생긴다면 꼭 데리고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다른 소도시 로텐베르크랑 밤베르크 여행기도도 언젠가 올려볼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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