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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 쿠바 여행 (1):: 멘탈이 강해야 살아남는 여행지

알맹e 2021.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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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끝나면 시리즈 2탄 (1)

랜선 쿠바 여행 ::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때면 떠오르는 그 곳, 쿠바

 

내 여행 인생의 전환점 쿠바

아날로그를 원한다면 여기로

 

 "1950년 생산된 쉐보레가 아직도 현역인 곳, 지정된 장소 외에선 인터넷이 안되서 핸드폰으로 여행 정보도 검색해볼 수 없는 여행지, 사람들이 수첩에 써놓은 손글씨 정보북을 한 장씩 넘겨보며 여행 정보를 얻는 곳, 사람들이 기본 영어도 못알아들어 우리가 스페인어를 배워서 여행한 곳"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도 가장 시내.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 명동 같은 곳. 

 

 

며칠 째 폭염이 기승이다. 오늘(7.22)도 낮 최고 기온이 37도에 육박한다. 에어컨의 사정거리를 잠시라도 벗어나는 순간 피부로 훅 느껴지는 뜨겁고 습한 공기. 요즘 같은 때는 자차 출퇴근으로 회사-집의 Door to door를 지향하고 있지만, 회사 주차장이 지상 주차장뿐인 까닭에 내가 에어컨 쐬며 열심히 일할 동안 내 차는 뙤약볕에 펄펄 끓고, 퇴근시간이면 50~55도에 육박하는 차에 타며 얼굴 화장이 땀에 녹아내리는 걸 느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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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주의보가 내려질만큼 더운 이런 날씨엔 이상하게도 늘 쿠바가 생각나곤 한다.  2017년 8월, 나는 친구 황훈녀와 10일 정도 쿠바여행을 했었다. 우리나라보다 적도에서 더 가까웠던 쿠바는 우리가 여행하는 내내 낮 기온이 35도 근처를 맴돌았다.

 

우리나라에서 폭염 주의보의 기준이 일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 경보의 기준이 35℃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니까, 10일 내내 폭염 경보 같은 날씨에서 여행한 셈이다. 

 

 

아바나의 한 벽화 앞에서

 

 

쿠바 여행을 다녀온지 4년 정도가 지난 지금, 많은 것들이 기억에서 잊혀졌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더위일 정도니까 말 다했다. 하지만 떠오르는게 단지 더위 뿐이었다면 이 포스팅을 하지도 않았겠지?

 

위에도 썼다시피 쿠바 여행은 내 해외여행 인생의 전환점이 된 여행이었다. 쿠바 여행 이전의 난 여행 인프라가 잘 된 나라로만 여행을 했었다. 서유럽, 남유럽, 북유럽은 뭐 말할 것도 없고, 태국 방콕, 대만 타이페이, 싱가포르, 홍콩... 내가 평소 가지고 있던 상식 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곳들이었다.

 

그런데 쿠바는 아니었다. 쿠바에선 '이때까지 내가 살아왔던 세상은 뭐였을까' 싶을 정도로 내 기준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일들을 많이 경험했다.

 

 

많은 것이 열악했음에도 자연환경은 최고였던 쿠바의 시골 마을 히론

 

 

 

세계에서 얼마 남지 않은 공산주의 국가인 쿠바는 경제적으로 많이 열악한 국가다. 공식적인 수치는 모르겠지만, 체감으로는 내가 여행했던 동남아 국가들보다 더 열악하게 느껴졌다.

 

지정된 장소 외에선 인터넷이 안되서 핸드폰으로 여행 정보도 검색해볼 수 없는 여행지, 그래서 10일 동안 인터넷을 채 3시간도 안 쓴 여행지.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숙소에 찾아가서 사람들이 수첩에 써놓은 손글씨 정보북을 한 장씩 넘겨보며 여행 정보를 얻고, 길을 찾을 때도 오프라인 지도만 가능해서 속 터졌던 곳.

 

 

 

호아끼나 까사에 있던 정보북(한국인 버전). K-인류애가 따로 없다. 인류애를 피부로 느꼈던 순간(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쿠바 와이파이 카드. 이 카드를 구입하고, 와이파이 되는 구역을 찾아가야만 인터넷을 쓸 수 있다. (2017년 기준)

 

 

숙소 예약을 인터넷으로 미리 못하고, 직접 찾아다니며 일일히 문두드려 가면서 숙소를 구하고...찾아간 숙소가 Full일때는 숙소 주인이 주변 다른 숙소를 소개해주고 ㅋㅋㅋㅋㅋ

 

시골의 작은 버스터미널 앞 인력거 아저씨께 사람 이름만 대면 알아서 집 앞까지 태워가는 작은 시골 마을.

 

(마치 부모님 세대의 시골 풍경 같다)

 

 

숙소에 있던 안테나 달린 브라운관 엘지 티비
보기엔 예뻐보이지만, 이미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생산된 자동차
이런 예쁜 올드카들은 관광객용이다. 
내가 탔던 티코 택시. 에어컨은 당연히 안나오고, 창문 내리는 손잡이도 고장났었다.
요즘 세대는 모르는, 우리나라 최초의 경차 티코. 광고 모델이 무려 이병헌!

 

 

 

우리나라에선 이미 한참 전에 사라진 티코 자동차가 아직도 쌩쌩한 현역인 곳, 1950년에 생산된 쉐보레가 아직도 시내를 누비지만 당연히 에어컨은 안나와서 땀을 뻘뻘 쏟아야 하고(섭씨 35도에서...), 자동차 문이 고장나 제대로 닫히지 않아도 수리받지 않고 끈 하나로 해결하는 곳, 수도인 아바나도 시내 중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마치 전쟁 때 폭탄 맞은 것 처럼 폐허같은 건물들이 즐비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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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론 모야 아저씨 차. 문 잠금장치가 고장나서 문을 줄로 묶어서 조수석 목받침에 연결해놓음. 
인력거에 캐리어 싣는 방법.jpg

 

(2017 기준)

 

오래전에 미국과 등을 진 이 나라에서 영어를 가장 잘 하는 사람은 택시 기사와 시내 유명한 숙소 주인 뿐. 이 둘이 아닌데 영어를 잘한다? 그 사람은 사기꾼일 확률이 높다. 그래서 (답답한) 여행자가 스페인어를 미리 배워서 가는 곳 ㅋㅋㅋㅋㅋ(스페인어 어학연수를 가야한다면 이 만한 곳이 없다. 사람들이 영어를 못하니까...살기 위해 스페인어를 배워야 한다.)

 

우리가 갔던 어떤 현지 식당에선 원, 투, 쓰리 조차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으셨다.

 

 

택시 창문 너머의 풍경. 깨진 유리창을 테이프로 누덕누덕 붙여놨다.

 

**무이 비엔! " = 정말 좋아요!

무차스 그라시아스 = 정말 감사합니다!

= yes, 노 = No

노 그라시아스 = (삐끼에게) 됐어요

아구아 = 물

우노, 도스, 뜨레쓰 = 하나, 둘, 셋 (숫자 세는 말)

 

 

우노 아구아 = 물 한병

 

라 꾸엔따 뽀르빠뽀르 = 계산서 주세요

돈 데 에스타 ~ = ~는 어디에 있나요?

아침식사 = 데싸유노 (숙소 구할 때 조식 포함여부 물어봄)

마냐나 = 내일 (내일 ~가는 택시 좀 불러주세요 할 때)

린다 = 예쁘다 (나와 황훈녀가 현지인들에게 많이 들었던 말^^)

놀테? 쑤르? = 북한? 남한?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대답 했을 때 현지인들이 물어봤던 말)

 

 

위의 말들은 인삿말 빼고 내가 쿠바에서 가장 많이 썼던(혹은 들었던 ㅎㅎ) 스페인어들 중 하나였다.

 

 

쿠바 바라데로 해변
14000원짜리 랍스터

 

럼 맛 진한 모히또. 이 컵은 한국으로 사 오고 싶었다.

 

이중 화폐 시스템이라 외국인 화폐와, 현지인이 쓰는 화폐가 다른 곳, 현지인은 1000원도 안되는 금액에 한 끼를 해결할 때 외국인 관광객 물가, 택시비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럼에도 우리나라돈 14000원에 살이 통통하게 차오른 랍스타를 먹을 수 있고, 모히또, 다이끼리.....럼을 아끼지 않고 팍팍 넣은 럼 칵테일을 호텔에서도 한 잔에 2000~3000원이면 즐길 수 있어 술꾼에겐 이만한 곳이 없는 곳.

 

헤밍웨이가 장기 투숙하며 단골집에서 모히또와 다이끼리를 마셔가며 유명한 소설들을 쓴 아바나 암보스 문도스 호텔 루프탑에서 마시는 칵테일 맛은 말해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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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 헤밍웨이와 암보스 문도스 호텔 & 루프탑바 (feat.존잘남)

 

 

1만원에 네 시간동안 승마를 할 수 있으나 언어가 잘 안통해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까사(숙소) 주인이 차려준 조식. 아보카도, 구아바, 애플망고가 여기선 정말 흔했다.
트리니다드. 차메로 아저씨가 뒷마당에서 얼음깨서 손수 만들어준 아메리카노( 너무 맛있어서 거의 다 마신 후에야 겨우 정신차리고 찍음)

 

어렵게 살아가지만, 흥이 넘쳐나 길 한가운데서도 거침없이 살사를 추고,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던 현지인들.

 

더위 먹어 고생하는 우리에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주기 위해 뒷마당에서 커다란 덩어리 얼음을 땀 뻘뻘 흘리며 망치로 깨 부수고 있는 숙소 주인. (내 인생 최고의 아아였다.) 이런 좋은 사람들도 많은 반면 관광객 등쳐 먹으려는 사기꾼들도 많아 경계심을 잃지 않아야 했던 곳 또한 쿠바였다.

 

 

쿠바 트리니나드 숙소에서 찍은 거리 모습
쿠바에선 살사 공연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이런 곳에서의 여행은 어떤지 궁금하시다면 다음 포스팅도 정주행 해주셔야 하죠잉 ㅎㅎㅎ 분량상 다음 편에서 이어가겠습니다. 예전에 올린 쿠바여행 포스팅이 44개인데, 이것들을 최대한 요약해서 써보려구요!

 

궁금하신 분은 다음 편도 정주행 해주세요! 실망하지 않을실거예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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