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캠핑 알맹

#12 태안 갈음이 해수욕장 백패킹_바람에 텐트 날아간 썰 #오즈의 알맹이

알맹e 2022.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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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번째 백패킹이자 2022년 첫 백패킹 (02.26-02.27)

태안 백패킹 - 갈음이 해수욕장

 

굴업도 배 벌써 4번째 취소(feat. 서해안 강풍주의보) - 굴업도 대신 태안행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불행의 향기. 올해 첫 백패킹 아니랄까봐 신고식 톡톡히 하고 왔다.

 

이소라 '바람이 분다'의 바람은 스치기만 해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데 태안 갈음이 해수욕장에서 나를 스친............아니 나를 덮친 바람은 나오던 눈물도 쏙 들어가게 하는 바람이었다. 

 

전형적인 T인 난 옛날에 아기돼지 삼형제 읽었을 때 어이가 없었다. 늑대가 입김 좀 불었다고 집이 통째로 날아가? 어??!! ㅋㅋㅋㅋ..... 근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ㅎ 뿌리째(?) 뽑혀 통째로 날아가던 내 텐트....

 

태안 바다는 정말 예쁘다. 바람만 없으면 말이지

그럼 시작!

원래 나의 2022 첫 백패킹은 2.26-2.28의 2박 3일 일정이었고 장소도 굴업도와 덕적도였다. 그러다 일행 중 한 명의 사정으로 1박 2일 일정으로 축소됨. 그런데 그것뿐만 아니라 바람이 심상치 않더니만 출발 전날 오후

 

이런 문자가 오더니 예매해놓은 표가 자동으로 우루루 환불되더라.... 날씨가 걱정되어 내가 먼저 취소한 적은 있었어도 운항사에서 직접 취소시켜준 적은 첨이었다. 

 

굴업도 들어가는 작은 배도 아니고 인천, 대부에서 덕적도 들어가는 큰 배가 결항. 그것도 당일도 아닌 하루 전에.... 바람 때문에 하루 전에 미리 배를 결항시킨다는 건 대체 바람이 얼마나 세다는 것일까...?

 

운항사에서 취소시켜줌

이로써 굴업도행이 4번째로 좌절되었다. 원래 작년 백패킹 입문 첫 백패킹이 굴업도가 될 예정이었으나 비+바람으로 스스로 취소, 두세번째 예약도 기상악화로 취소, 이번 예약도ㅋㅋㅋㅋㅋㅋ 

 

대체 나와 굴업도는 인연이 없는건가 ㅋㅋㅋㅋ백패커마다 유독 인연이 없는 박지가 있다더니만 나한텐 굴업도가 그런가봄 ㅠㅠㅠ (너무 슬퍼서 그러니 TMI 많아도 이해좀...)

 

슬프지만 운항사에서 취소시켜 준걸 경고삼아 백패킹을 포기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으니 텐트가 날아갔겠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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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일행들과 급 조율해 모두에게 거리가 적당한 태안으로 향했다. 8:10am. 저녁에 벌어질 일도 모르고 오랜만에 백패킹 나왔따고 좋타꼬 이런 사진을 남겼던 나.jpg

 

충청도 지역 소주 이제 우린

이게 얼마만의 충청도 방문이냐며 들떠있다

마트에서 충청도 소주 발견하고 해맑게 웃다가

심지어 모델도 차은우라며 좋아서 사진 찍던 나.jpg

 

동물은 위험을 감지하는 본능이 있다더니만

난 동물 아닌가봄...ㅎ

태안 핫한 박지 마도 해안절벽
태안 마도 해안절벽
마도 해안절벽. 애꿎은 남의 텐트 사진만...ㅎㅎ

 

우리가 정했던 박지는 원래 태안 마도 해안절벽이었다. 작년에 SNS에서 나름 핫했던 박지인데 여전히 핫해서 낮 12시에 도착했는데 텐트 칠 자리가 없...... 주차장에라가도 텐트를 쳐야 하나 고민하다 결국 박지 이동 결정!

 

마치 사막에 온 것 같던 갈음이 해수욕장 입구

 

그렇게 정해진 곳이 아름다운 천연사구를 자랑하는 태안 갈음이 해수욕장이었던 것. 비록 굴업도에서 시작해 대타의 대타로 정해진 곳이었지만 이 사구를 보는 순간 속상함이 녹아내렸고

 

이 언어는 어느나라 말일까...? 러시아어? 몽골어? 아시는 분은 댓글좀
표지판 뒷쪽 공터가 주차장이다

 

우리나라임에도 여기가 외국인가 했던 이국적인 표지판까지 보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설레기까지 했다.

 

photo by 일행
오늘의 집(7시간 후 날아갈 예정....^^)

 

전방 시원한 바다뷰에 기분 좋아져 텐트 피칭하면서도 콧노래 흥얼흥얼. 비록 와일드한 노지가 아니라 해수욕장이었지만 동계라 그런지 야영비는 안받는대신 화장실, 샤워실은 이용할 수 없었으니 (샤워실, 화장실 잠궈놓음) 우리에게는 사실상 노지...ㅎ

 

내 텐트와 달리 그 바람에서 살아남은 일행의 어드밴스 프로2

 

바람이 좀 불길래 일부러 바다 바로 앞 말고 조금 뒤에 친 텐트.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바람 쪼매 부네 정도? 그러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세지던 바람. 어쨌든 이때까진 평화로웠지ㅎ 이런 사진 찍을 여유가 있었으니까..ㅎ

 

 

모래사장이라 기본팩으로는 팩 고정이 잘 되지 않아 여기저기서 무거운 짱돌을 주워다가 팩 위에 놓아주고 들어와 내부 세팅. 밖에서 먹고 놀고 마시고 들어와 바로 자려고 매트, 침낭, 베개 등 모든 걸 다 세팅해두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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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시각 오후 1시 50분

 

장소는 두 번이나 바꼈지만

겨울을 쉬다 세 달 만에 나온

백패킹은 너무 좋았고

 

지역 막걸리로 웰컴드링크(?)를 시작해

 

 

센스 있는 일행의 

동계 메뉴 호빵으로 에피타이저를 즐기고

 

 

밖에 나와 먹으면 3배는 더 맛있는

짜파게티로 위를 가볍게 두드려주고

 

냉동피자를 백패킹에서....?

 

또 다른 일행이 가져온 냉동 피자를 찌듯이 데우니(뚜껑필수)

우리가 알던 그 피자는 아니지만

어쨌든 백패킹에서 냉동피자를 즐길 수 있었고

 

백패킹에 소곱창을 가져오다니 배우신 분...!

 

백패킹에서 먹을 수 있을거라곤

1도 생각 안했던 소곱창, 대창, 막창은

차은우 소주와 함께 무한정 넘어간다.

 

매콤달콤함이 필요할 때

 

느끼해질 즈음 

내가 준비해간 마켓컬리표

닭갈비 떡볶이 투하

 

(마켓컬리 닭갈비 떡볶이 진짜 맛남 ㅠㅠ 난 집에서도 종종 먹음. 추천추천)

 

힘든 박지 가면 이런 포식 꿈도 못꾸지만

난이도 0에 가까운 이런 박지에 오면

오캠 못지 않은 식사가 가능해진다.

 

1차 전의 마무리로 콘치즈까지

흡입하고 나니 슬슬 혼자 만의 시간이 필요해져

 

일보러 가는 척 쉘터를 빠져나와 바닷가로 향했는데

 

 

어느덧 일몰타임

 

뿌연 미먼만 아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대로도 아름다웠던 일몰

 

그나저나 이젠 바람이 꽤나 세길래 걱정되고

방송에서도 서해안 강풍주의보니 조심하라고 하길래

 

 

텐트로 돌아와보니

 

헐....

돌로 받쳐두지 않은 곳은 팩이 빠져 지맘대로 펄럭이고 있었...

 

그래도 이 정도는 밤에 분 바람에 비하면 약과였다

텐트 찌부되기 직전...ㅎ

 

위 모습을 본 일행 조언에 따라

텐트 방향을 돌려 좀 더 슬림한 옆면이 바람 방향을 향하게 바꾸고

무거운 돌도 더 주워와서 여섯 귀퉁이를 다 받쳐놓았다.

 

영하날씨도 아니었지만 겨울은 겨울인지라 밖에서 텐트와의 사투를 벌이니 몸이 꽁꽁 얼었고

 

좀 있다 가이라인도 쳐야겠다 생각하고

일단 따뜻한 쉘터로 피신 

 

 

따끈한 순대전골로

몸 좀 녹이고 소주까지 곁들이다보니

점점 다가오는 바람 피크타임

 

윈디에 의하면 밤 9시에 바람이 가장 셀 예정이었다.

 

한 번씩 텐트 확인하다 

나름 잘 버티는 것 같길래 마음을 좀 놨는데

 

 

잠깐 바람쐬러 쉘터 밖으로 나온 그 순간

쉘터가 옆으로 뒤집어졌다

 

순간 뇌 일시정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첨엔 땅이 옆으로 기우는것 같길래

내가 술 취해서 넘어진 줄 알았는데

내가 넘어진게 아니라 쉘터가 넘어진거였다.

 

정신 차리고 앞을 보니

일행이 날아가는 쉘터를 붙잡고 있고

내 뒤로는 또 다른 일행이 쉘터 줄에 발이 걸려 바닥에 넘어져 있었다

 

 

나도 일행을 도와 쉘터를 붙잡고

다른 일행은 넘어진 일행 일으켜주고 

다른 한 명은 날아가는 테이블, 의자 모아두고

 

난리 난리 쌩난리 부르스 ㅠㅠㅠㅠㅠ

 

쉘터를 가까스로 들어 안전한 곳으로 옮겨놓고

다시 현장 수습하러가는데

 

일행들이 보라색 덩어리를 통째로 들고 온다 ㅋㅋㅋㅋㅋ

 

 

그건 내 텐트였다.

 

이게 어찌된 일인고 하니

 

쉘터가 넘어져 우왕좌왕하던 와중에

허공을 향해 뻗은 일행의 손에 갑자기 뭔가가 툭 잡히더란다.

 

그건 바람에 수 미터를 굴러 날아온 내 텐트였던 것.....ㅎ

 

 

안에 배낭, 매트, 침낭, 각종 짐이 빠방하게 들어있었는데다

여섯 귀퉁이에 올려놓은 묵직한 돌까지 사뿐히 물리친 바람...

 

그 시각의 평균 풍속이 11m/s였다.

아마 순간돌풍은 그 이상이었겠지

 

피신 후. 다행히 흙투성이 된 거 외엔 괜찮았....

 

그나마 다행이었던건 폴대가 부러지거나

스킨이 찢어지진 않았다는 것

 

만약 굴러다니다 나뭇가지 같은데라도 걸렸으면

스킨이 찢어졌을 수도 있는건데

우연히 일행의 손에 잡힌 덕분에

텐트는 무사했다 ㅠㅠㅠ

 

 

애써 돌려보는 긍정회로지 이거

 

현실은 온몸으로 겨울 강풍 맞아

몸은 으드득 떨리는데

 

밖에 계속 서서 잔해 수습하고

옮기고 그냥 딱 재난상황이었다.

 

처참....ㅎ (photo by 일행)

 

텐트 팩은 모래 속에 파묻혀 찾을 수 없고

수저, 시에라컵도 어디 날아갔는지 ㅋㅋㅋㅋ

 

다행히 다음날 가까스로 찾긴 했는데

물티슈로 아무리 닦아도 저상태라 집에 와서 각 잡고 씻어야 했다.

 

굴러다닌 텐트 안에도 온통 모래

디팩 안에도 모래

배낭 안에도 모래

침낭 안에서도 나오는 모래

 

(치우기 끔찍해 아직도 장비정리 안함.....ㅎ)

 

 

겨우 수습하고 

데크자리로 이사까지 다 마치고 나니 저녁 9시더라

 

윈디 정확하네....ㅠㅠㅠ

 

다들 기력소진해 근처에서 치킨이나 배달 시켜 먹었는데

다른 음식들을 다 제치고

이게 이 날의 베스트 음식이었던 것 같다 ㅎㅎㅎㅎ

 

막창

 

살다살다 이런 일도 다 겪어본다며

이제 백패킹 레벨 +1 했다며 찐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당신들은 진정한 프로

 

리액터의 따스함으로 버틴 그날 밤

 

나도 같이 웃었지만

속으로는 나간 멘탈이 잘 수습되지 않았더라는 그날 밤의 이야기

 

 

잊지 못할거야 태안 갈음이 해수욕장

 

우리는 애초에 여기 오려고 온게 아니라

어쩌다 온거라 모래사장 환경에 맞는 세팅을 못해서

바람에 더 못버틴게 아닐까....ㅎ 애써 해보는 패인 분석

 

게국지 (photo by 일행)

 

다음날 일찍 철수하고 게국지 먹으러 와서야

기운이 좀 차려지더라 ㅎ

 

 

돌아가는 길에 본 태안바다는

이 바다가 과연 어제의 그 바다인가 싶을 정도로

평온하고 아름다웠다. 어제와는 달리 햇살까지 완벽

 

 

올해 첫 백패킹은 신고식 빡쎄게 치르고 종료.

장비 정리는 대체 언제 ㅠㅠㅠ

 

<기억상실증 걸려 또 나갈 미래의 나에게 남기는 글>

태안은 반도다. 따라서 서해안에 바람이 세면
그 영향을 더 직격탄으로 받을 수 밖에 없으니
배가 결항될 정도면 서해안 근처엔 얼씬도 말자....^^

비싼 장비고 뭐고
집에 있자. (근데 이번 사건 핑계로 텐트 사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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