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여행 팁&끄적

ISTP 여자(=나, 잇팁)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알맹e 2022.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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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TP 여자(=나, 잇팁)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과몰입X, 주관적일 수 있음. 그냥 가볍게 보시길!

 

필라테스 다녀와서 샤워 싹 하고 하이볼 한 잔 말아 마시다 문득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에 대해 글을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포스팅이 제 블로그 첫 방문인 분들은 모르셨겠지만 저 사실 여행 블로거에요 ㅎㅎ

 

2016년부터 시작해 6년째 여행 블로그를 운영 중인 나. 귀찮니즘 끝판왕+한 가지를 진득하게 오래하는 걸 어려워하는 ISTP가 한 가지 주제로 6년간 블로그를 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수도 있을 것이나 오늘은 그 주제를 이야기해보려는건 아니고 ISTP=잇팁 여자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에 초점을 맞춰보려고 한다.

 

파리 싱글 스냅

 

지금 껏 여행했던 21개국의 나라 중 13개국은 혼자 여행했다. 내가 혼자 여행한 사실을 아는 사람들,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간에 특히 혼자 북극권에 오로라 보러 다녀오고, 혼자 해외 미슐랭 레스토랑 다녀오고, 혼자 파리에서 스냅 사진 찍고, 혼자 스쿠버다이빙 다녀오고 뭐 이런 사연을 아는 사람들의 95%는 아래와 같은 리액션을 보인다.

 

1. "혼자아아아?!! 와아 진짜 멋지다! 다음에 나도 데려가" 유형

       -내가 왜....? 굳이 너를...? 그리고 하나도 안멋있음

 

2. "혼자아아아?!! 안 무서워?!!! 유형

       -응 안무서워. 그리고 나름의 안전 대책은 있음

 

3. "혼자아아아?!!! 혼자 가면 무슨 재미야? 안외로워?" 유형

       -왜 외롭지? 나 하고 싶은대로 다 하고 다니는게 꿀잼인데...?

 

 

증맬이지 95%는 이 세가지 유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데 왜 주변에서 이런 반응일까? 를 생각하다 문득 여기에 mbti를 연결해보니 대충 설명이 되는듯 해서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다. 평소엔 이런 말 들어도 한 귀로 흘려버려서 맨날 까먹다가 오늘은 무슨 일인지 글까지 쓰고 있음. 하이볼의 힘인가...

 

나홀로 미슐랭 원스타 식사

 

쓸데 없이 서론이 너무 길었다. 그럼 시작! 나와 전혀 반대 유형이 본다면 하나도 이해되지 않겠지만... 같은 잇팁들은 이해해 주시려나?

 

잇팁(istp) 여자가 혼자 (해외) 여행 하는 이유

 

1. 자유 : 여행에서만이라도 가면을 벗고 싶다

내 인생의 최종 목표는 돈 많은 백수. 근데 이건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백번 양보해서 장소와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디지털 노마드로 정했다.

 

보통의 잇팁처럼

 

-느긋함 (=자꾸 재촉하지마)

-개인주의

-남에게 피해주는거 싫어함. 그러나 남 일 관심 없음

-혼자만의 시간 필요함 (=모든 걸 함께하려고 하지마)

-가성비 중요함 (=호캉스 체질은 아님)

-내향인 (=혼자 있을 때 에너지 충전)

-안 친한 사람, 적당히 친한 사람들이랑 있으면 기빨림 ( =정말 찐친이면 괜찮음)

-빈말 못함 (=적당한 빈말, 우쮸쮸는 필요한거 알지만 그게 잘 안된다구ㅠㅠ)

-할 일을 최대한 미룸 (=벼락치기 전문)

-현실적임 (=전형적인 이과감성=감성적인 사람, 이상주의자랑은 거리가 있음)

-돌려 말하는거 잘 못함 (=나도 돌려말하는 법 배우고 싶지만 어려워 ㅠㅠ)

-상습적 징징이들 싫어함 (=징징거릴 시간에 해결책이나 생각하자)

-비정한거 보다 비합리적인게 더 싫음

 

등의 본성을 가진 나는 

 

 

본성과 안어울리게 매일 같은 시간에 출퇴근하는 9년차 월급쟁이일 뿐이고, 혼자 있고 싶은데 주된 업무는 '사람 대하고 소통하는 일'일 뿐이고!!

 

누가 내 회사 모니터 사찰했어...?

 

그렇지만 나에게 '여행 여비를 만들어주는' 소중한 직장을 오래 다니기 위해 업무시간엔 본성과는 반대인 비지니스 마인드로 살아가고 있다.

 

징징거리는 직장 동료의 말을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척' 하며(그러나 영혼 없는거 티 나는) "아 진짜요? 너무 힘들겠다. 어떡해 ㅠㅠㅠㅠ"를 연발해야만 하고,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고객들의 징징거림을 (화를 참고) 최대한 빈말로 돌려말하며 어찌어찌 직장생활 가늘고 길게 이어가는 중인데...

 

 

내가 진짜 좋아하는 여행을 갈 때 만큼은 이런 짓(?)에서 해방되어 자유를 누리고 싶다. 사회생활 가면을 벗어던지고 싶다. 

 

근데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가면 하루 24시간 내내 그 사람과 붙어 다녀야 한다. (=혼자만의 시간 없음)

그나마 직장에선 안맞는 사람도 하루에 9시간만 보면 끝이지만 여행가면 하루 온종일 같이 있어야 하자나....얼마나 기빨리겠냐구.

 

 

여행스타일 잘 안 맞는 사람 신경써가며 여행하며 온갖 스트레스 받느니 혼자 여행하는게 백번 낫기 때문에 혼자 여행합니다 허허. 나를 힘들게 하는 건 직장생활 만으로도 충분해!

 

(물론 진짜 나를 잘 알고, 나도 진심으로 친밀하게 여기는 사람 한정 함께 여행 가능. 근데 그런 사람이 많지가 않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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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공감능력....ㅎ

이건 쓰면서도 거의 뭐 자폭 수준인데, 위의 1에서 구구절절 쓴 내 본성을 보면 친사회적인거랑은 거리가 있고, 그건 나도 잘 안다. 잇팁의 주요 특성으로 꼭 꼽히곤 하는 공감능력 부족...ㅎ

 

잇팁의 경우 천성적으로 부족한 공감능력을 메꾸기 위해 '마음'이 아닌 '머리'로 공감을 하게 되는데, 내 머리에 미리 입력되지 않은 사례가 튀어나올 경우 버벅거리고 뚝딱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렇게 때문에 즉흥적인 전화통화보단 '머리로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는' 문자 소통이 편한데, 여행을 함께 한다는건 24시간 내내 실시간 라이브 상황인거자나....? 게다가 그 여행이 안 편한 사람과 장기간 여행이다? 저 같은 사람 스트레스 받아서 죽어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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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느긋함 

이건 내가 ISTP여서인지 단순히 P형이기 때문인진 모르겠는데, 기본적으로 난 느긋하다. 좋게 말하면 느긋하고 나쁘게 말하면 게으르다 해야 하나?

 

어딘가를 가서 무념무상으로 멍때리고 있을 때도 있고, 숙소에서 느적거리다 점심시간이 다 되서 나가기도 하고, 작고 평범한 동네마트에서 1시간 넘게 마트 구경만 할 때도 있고, 남들은 30분이면 충분히 둘러 본다는 곳을 혼자 2시간씩 있다 오기도 한다. 그러다가 시간 지체되면 몇몇 곳은 그냥 쿨하게 포기해버리는 경우도 흔하다.

 

숙소 앞 마트에서 한 시간째 서성거리는 중

 

이런 성향이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 나와 함께 여행한다면 내가 얼마나 답답해 보일까? ㅋㅋㅋㅋ

 

특히 시간 단위로 효율적인 일정을 어긋남 없이 착착 수행해야하고, 확실한걸 좋아하는 J들은 속터져서 나랑 같이 못 다닐 것 같다. 반면 내 입장에선 자꾸 재촉당하고 해결책을 줘야만 할 것 같은 부담에(정작 나는 무념무상인데..) 같이 다니기 힘들 듯하고 ㅠ

 

최근에 극 J인 지인이 나한테 "다음 번에 여행갈 때 나를 꼭 데리고 가라"고 진심으로 말한 적이 있는데 아마 내가 먼저  같이 가자고 연락할 일은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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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암스테르담 하이네켄 공장 투어. 클럽조명에 혼자 두둠칫 (우) 족발 자체 필터링

 

4.  '혼자'에 대한 거부감 없음 + 무덤덤

사실 내가 혼자 한 달씩도 여행하고 하는게 가능한 건 이 이유가 크지 않을까?

 

혼자놀기의 달인이라는 잇팁. 나 역시 혼자 놀기엔 도가 터서 혼자이기 때문에 특별히 심심하고 그런 건 없는 것 같다. 혼자 있어도 바쁘다, 시간 잘 간다 이말이에요

 

반면 불편한 사람이랑 같이 있으면(소개팅이라던가...) 머릿속엔 빨리 집에 갈 생각 뿐이고요.

 

삼각대님이 찍어준 내 사진

 

혼자 가서 삼각대 세워놓고 남들이 보거나 말거나 사진도 잘 찍고요, 아무데나 혼자 가서 와인 시켜 마시고 스테이크 시켜 먹고, 남들은 웨딩 스냅 찍는데 난 혼자 사진 작가 고용해서 싱글스냅 찍고요 뭐 그렇습니다

 

그리고 여행가서 왠만하면 '그냥 그런갑다', '그럴 수도 있지' 무덤덤하게 생각해버리는게 디폴드값이기 때문에 

 

야간 열차 고장나서 이름 모를 역에 버려짐

 

6인실 호스텔에 체크인 했는데 나 빼고 5명이 모두 남자였을 때도, 오스트리아에서 스위스가는 야간 열차가 가다가 고장나서 새벽에 눈꼽도 못 떼고 이름도 모르는 역에 떨궈져야 했을 때도, 여름에 몽골에서 (몽골은 혼여는 아니었음) 전기 못 쓰고 샤워 못하다 가까스로 샤워실 왔는데 샤워기에서 물이 세 가닥으로 나와 샴푸가 안씻길 때도, 잠깐만 하고 금방 무덤덤해지더라...  

 

몽골(몽골은 혼여 아님)
나는야 물이 세줄기만 나오는 샤워기^^ (이런 건 왜 찍었냐)

 

5. 새로운 경험, 모험형 여행 좋아함

나한테 취미가 뭐냐고 물어본다면 안해본거 해보는게 취미다.

 

-헬싱키에서 야간열차 12시간+버스 4시간 타고 북극권 마을 가서 오로라 보러가는 거

-홍해 바다에서 스쿠버 다이빙 배우는 거

-아마존강에서 피라냐 낚시하고 마체테로 길 만들며 가는 내 모습

-백패킹 박배낭 메고 자연속에 들어가서 자는거

-세계 7대 불가사의 보러 가는거

-빙하따라 트레킹 하는 내 모습

-내가 좋아하는 영화 촬영지 가서 영화 포즈 그대로 사진찍어 보는 내 모습

-비행기 타고 올라가 스카이 다이빙 하는 내 모습

-갈라파고스에서 진화의 흔적을 찾아보는 내 모습

-세렝게티 가서 야생 사자, 코뿔소를 보는 내 모습

-황무지 국도를 운전해 달리는 내 모습

 

생각만 해도 얼마나 행복한가여?

 

핀란드 킬로파 오로라
제주도 솔로 백패킹

 

난 행복한데 이걸 주변에 이야기하면 "멋지다"고 해주면서도 '나는 못할 것 같다'는 반응들이 꽤나 많더라 ㅠㅠ  그래서 본의 아니게 혼자 가게 될 때도 있음.

 

아무리 혼여가 좋아도 저런 모험의 세계는 함께 하는 사람이 있는게 더 좋을 것 같은데 말이지. 이런거 좋아하는 여성분 만나면 평생의 찐친으로, 남성분을 만나면 평생의 동반자로 삼고 싶은 마음은 있다. 근데 아직은 못 만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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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쓰라면 더 쓸 수도 있는데 오늘은 다섯 가지 정도만 써봤다. 아마도 이 글을 검색해서 들어왔다면 본인이 ISTP거나, 관심 가는 사람이 ISTP일 확률이 높을텐데, 성급한 일반화는 절대 노노하고, 그냥 나라는 사람은 이런갑다 하며 재미로 보시길!

 

그리고 댓글은 바라지 않아요. 어차피 잇팁들은 눈팅만 할거 다 아니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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