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번째 백패킹_제주 광치기 해변 노지 백패킹(캠핑)
(2022. 10. 2~10. 4, 2박 3일 솔로 백패킹)
-도망치고 싶었던 첫 전세캠. 근데 다음날 일출 안봤으면 어쩔 뻔 했어
선우정아님의 '도망가자' 첫 소절이 수없이 떠올랐던 이 날의 광치기 해변 전세캠 후기는 지금 부터 시작합니다. 지난 편에서 이어지는 내용이니 지난 편부터 보시면 좀 더 이입이 잘 됩니다:)
편의상 반말로 써요!
<지난 편 링크는 요기!>
#21-1 제주도 백패킹(캠핑) -수하물, 뚜벅이, 고등어회 포장 맛집, 김녕, 성산
세영수산에서 고등어회 포장하고 근처 편의점에서 한라산과 맥주를 사들고 설레는 발걸음으로 광치기 해변으로 향하는 중
언젠가 누군가의 광치기 해변 백패킹 사진을 보고 첫 눈에 반해서 내 마음 속에 저장만 해두고 '나중에 꼭 가봐야지' 했던 제주 광치기 해변. 제주도 백패킹하면 대부분 우도 비양도로 많이들 가긴 하지만, 블로그 후기나 인스타 봤을 땐 광치기 해변에도 주말엔 사람들이 조금씩은 있는 것 같아 솔캠을 감행했다.
그저 백패킹 박지로만 생각했던 광치기 해변은 알고보면 슬픈 사연을 가진 곳이었는데... 예전에 이 곳이 4.3 제주 학살이 일어났던 곳이었다고 한다 ㅠㅠ 잊지 않게 하기 위해 세워진 비를 읽으며 숙연하게 광치기 해변으로 들어갔다.
어느덧 광치기 해변으로 진입. 성산 일출봉은 역시 멀리서 봐야 멋짐 ㅎㅎ옛날에 한여름에 성산 일출봉 올라가다 힘들어 죽을뻔한 후로 제주도 가면 굳이 들러보려 하지 않았던 성산일출봉이었는데 안올라가고 멀리서 보니 얼마나 예뻐! ㅋㅋㅋ
이제 집을 좀 지어야겠는데 뷰 좋은 예쁜 자리에 텐트를 피칭하자니 바람이 넘나 세다. 풍속 앱을 켜보니 9m/s...허허.
참고로 이 정도면 텐트 폴대가 휠 만큼의 강한 바람은 아니지만, 텐트가 심하게 펄럭이는 정도의 바람이며, 따라서 풀 팩다운 + 가이라인을 잘 쳐야 하고, 잘 때 바람 소리 때문에 편히 자기 힘든 정도의 바람임
광치기 해변의 경우 뻥 뚫려 있는 곳이라 바람이 불면 피할 곳 없이 직격타로 맞는 곳인지라 바람이 셀 땐 안오는게 젤 좋긴 하지만 난 이미 와버렸으니까 최대한 바람을 가려줄 수 있는 지형지물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태안에서 텐트 굴러서 날아간 후로 바람에 부쩍 민감해짐...ㅎㅎ
<관련 포스팅>
#12 태안 갈음이 해수욕장 백패킹_바람에 텐트 날아간 썰 #오즈의 알맹이
이 사진들이 보여주는 나의 박지 결정 장애 ㅎㅎㅎ 바람만 적당했어도 젤 예쁜 자리에 치는건데, 바람이 셌던지라 어느 자리가 그나마 바람을 조금이라도 더 막아줄까 고민하다 바다뷰는 살짝 가리지만 높은 풀들이 나 있는 자리를 선택했다.
진짜 왔다리 갔다리 하며 한참을 고민한 것 같다 ㅎㅎㅎ
광치기 해변 박지 정보에 대한 자세한 포스팅은 여기 참고!!
<제주 광치기 해변 노지캠핑 박지 관련 포스팅>
제주, 제주도 광치기 해변 노지 백패킹(캠핑) - 박지 정보
텐트 바로 뒤가 올레길인게 좀 걸리지만 현재로선 이 자리가 최선인 듯 ㅠㅠ 바람 좀 가려주겠다 싶으면 경사가 좀 있거나, 자리가 너무 좁거나 해서 선택지가 많지 않았음
어쨌든 텐트 세팅했으니 이제 저녁을 좀 먹어볼까유
일단 편의점에서 사온 맥주 한 캔
시원하게 까주며 오늘 하루 고생한 나에게
혈중알콜농도 높일 시간을 줍니다.
그리고
뚜둥! 오늘의 메인 고등어회+갈치회
광치기 해변 근처 세영수산이라는 곳에서 포장했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갈치회도 서비스로 끼워주신다 ㅎㅎ 회 신선하고 넘 맛있어서 혼자 먹긴 좀 많았지만 싹싹 비워먹음
갈치도 회로 먹는 줄은 몰랐는데 먹어보니 의외로 나쁘지 않아 놀랐다. 밖에서 먹으면 뭐든 맛이 없을까 ㅋㅋㅋ 회 포장 관련 정보는 아래 포스팅 참고
<관련 포스팅>
#21-1 제주도 백패킹(캠핑) -수하물, 뚜벅이, 고등어회 포장 맛집, 김녕, 성산
현재 보유중인 백패킹 장비 리스트, 목록 정리(가성비템 위주)
횟집에서 먹는 거보다 100배 더 맛있는 고등어&갈치회!
회 한 점 먹고 성산일출봉 한 번 보고
한라산 소맥 한 모금 하고
성산 일출봉 한 번 봐주고
이 맛에 노지에서 백패킹 하죠잉
이렇게 먹고 있으니 올레길 걷는 어머님 아버님들이 지나가며
"와 여기서 야영하는 거에요? 믓찌다 믓쪄!"하며 가시는데
I로 시작하는 mbti를 가진 자는 관심이 좀 부담스럽다 ㅎㅎ
그나저나 해가 져가는데
왜 백패커는 아직도 나 뿐인거죠? ㅠㅠㅠ
나 무섭다구요...
혼자 여행은 잘 가도, 혼자 캠핑은 무서워서
솔캠 갈 땐 일부러 사람들에게 유명한 곳으로만 가는데
오늘은 해질녘이 되도록 캠핑하는 사람이 나뿐이었던 것.
조금 있으면 오지 않을까? 오지 않을까 했지만
깜깜해지도록 아무도 오지 않았고
해변 구경하러 왔다갔다 하던 관광객, 올레길 여행자들도
해가 지니 하나둘 떠나고 있었다.
주말이고, 어느 정도 알려진 박지니
나 말고 몇 팀은 있겠거니 하고 혼자 온건데
상황이 이러니 점점 겁이 났고
중간에 편의점을 한 번 더 다녀왔는데 주위도 깜깜하고ㅜㅜ
'지금 당장 철수하고 근처 숙소라도 잡아야하나'하는 고민을 백번은 한 것 같다.
진짜 엄청 고민하다 결국은 그냥 여기서 박하기로 하고 텐트로 들어와 한라토닉 한잔 제조해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혀본다.
결국 밤새 아무도 오지 않아 광치기 해변에서 나 혼자 강제로 전세캠 했다는 그런 이야기. 근데 막상 잠이 오니 무서워했던게 무색하게 잘 잤다. 다만 바람이 세서 텐트 펄럭이는 소리에 몇 번씩 깼던 것 같다.
다행히 간밤에 아무 일도 없었으나 이 광활하고 깜깜한 공간에 '나'와 '바람소리' 뿐이라는게 무서웠고,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이 오는건 아닐까도 신경쓰였고....ㅎㅎ 혹시라도 여자분들이라면 여기는 밤에 인적이 드무니 꼭 다른 누군가와 함께 가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백패킹 포스팅>
#14-3 굴업도 백패킹 ! 불편함을 감수하고 이 취미를 이어가는 이유
알람도 안맞췄는데 일출 시간 즈음 자동으로 떠지던 눈. 백패킹 오면 자동으로 아침형 인간이 되어버림 ㅎㅎ 침낭만 구겨넣어 정리해놓고 밖으로 나가보니
다행히 간밤에 바람을 때려맞은 텐트도 상한데 없이 멀쩡했고 일출이 슬슬 시작되고 있었다.
의자 하나만 쫄래쫄래 들고 일출을 기다리는데, 내가 이 풍경 보려고 여기까지 온거 아이겠나!! 일출은 기대 이상으로 멋졌고, 이 날의 희뿌연 공기와 일출이 만드는 공기의 분위기가 시시각각 바뀌는 모습이 정말 멋졌던 순간
이 때 필요한건모다? 인생샷 ㅋㅋㅋ
혼자 사진 찍고 놀다가 심심해져
해변을 산책하러 나왔는데
신기하게도 모래가 검은 빛이었던 광치기 해변
어제는 만조라 그냥 평범한 해변이었는데 간조가 되니 광치기 해변의 멋짐 포인트가 나타난다. 물에 묻혀있던 돌과 이끼가 드러나면서 펼쳐지는 신비로운 풍경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러니 여긴 꼭 간조 때 와야 한다.
이 분위기 오래 오래 간직하고 싶어 사진 욕심이 어쩔 수 없이 나는데 돌이 많이 미끄러우니 돌 위를 걸으실 분들은 조심조심 ㅎㅎ
평소라면 아직 일어나지도 앉았을 시간에 멋진 풍경 보며 사진도 찍고 귀여운 바다지킴이들도 실컷 구경하고, 1시간을 마치 3시간처럼 쓰며 여유를 즐기고 또 즐겼다.
어제 무서워서 철수할 생각하던 사람 맞냐며;;;
쪼꼼 (많이) 무섭긴 했지만
잘 놀다 갑니다!
철수하고 나니 커피 한 잔이 간절해
열심히 걸어 근처 스벅으로 향합니다.
10월 초인데도 30도를 넘나드는는 후끈한
제주도 ㅎㅎㅎ
제주도 전용 MD들도 구경하고
커피도 마시고
폰 충전도 좀 하고
화장실도 쓰고
모처럼(?) 문명의 혜택을 누려보기로 결심한 알맹이
난
나가면 화장실도 없고 샤워도 못하는 취미생활을 하지만
사실 문명의 혜택 진짜 좋아해ㅎㅎㅎ
하루종일 실컷 보고 온 성산일출봉은 스벅에서도 보인다. 정말 원없이 봤다
라면까지 야무지게 먹고와서 또 준 아침식사(?)하는 중.
제주 스벅에는 제주도에서만 파는 메뉴들이 있다.
내가 주문한 비자림 콜드브루, 새코롬 돌코롬 한라봉 케익
엄청나게 특별한 맛은 아니어도 한 번쯤 먹어볼만함. 비자림 콜드브루는 콜드브루에 마차 섞은건데, 녹덕+찐한 카페인 각성을 노리고 싶다면 괜찮은 것 같다 ㅋㅋ난 평소에도 녹차라떼에 샷추가 해서 종종 먹기 때문에 괜찮았다.
이거 말고 다른 제주 전용 메뉴들도 많으니 취향껏 드셔보시길!
폰 빵빵하게 충전하고 더운 날씨에 에어컨 느님 아래 원없이 휴식하니 비로소 문명인으로 돌아온듯 ㅠㅠㅠ 비록 여름 날씨에 이틀 째 샤워는 못하고 있는데요 ㅋㅋㅋㅋ
스벅에서만 있기엔 제주도엔 너무 예쁜 곳이 많으니 찝찝함은 좀 더 참아보기로 하고 다시 여정을 떠납니다:) 제주도 백패킹 2일차 여정은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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