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추석연휴. 부모님, 동생과 함께 했던 베트남 호치민&무이네 가족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이제 더이상의 가족 해외(자유)여행은 없을거야.'
'애'와 '증'이 정확히 반반씩 섞인 생각이었다. 그 여행은 우리가족이 3번째로 떠났던 해외자유여행이었다. 그리고 그 세 번 자유여행의 '이서진'을 담당했던 건 알맹이였다. 만약에.....아주 만약에 또 가족여행을 간다면 그건 패키지가 될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정확히 2년 후 추석, 알맹이네 가족은 네 번째 가족 해외(자유)여행을 떠나게 된다. 2015년의 추억이 서려있는 태국으로... 이번엔 방콕이 아니라 치앙마이다.
* * *
2019년 9월 12일 출국해서 9월 16일 새벽에 돌아온 3박 5일(3박 4일)의 치앙마이 가족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8월 중순 몽골여행을 다녀온 후 출근이라는 현실에 허우적 대고 있던 알맹이는 추석이라는 숨구멍만 보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추석=제사를 떠올리자마자 또 숨이 막혀왔다. 누가보면 며느리인 줄 ㅋㅋㅋ제사 숨막힘 콤보 + 집에 다른 일도 겸해 가족여행이 추진되었다. 가족 모두의 시간을 조율하다보니 여행기간은 자연스레 추석연휴로 잡혀짐.
어이없게도 여행의 '여'자를 제일 먼저 입밖에 낸 건 나였다. 2년 전에 저런 생각 해놓고 또 가족여행을 운운하다니, 사람은 진짜 망각의 동물임이 분명하다. 항상 문제는 입에서 시작하니 입을 조심해야 하거늘 난 이래서 안돼ㅎㅎㅎ
어쨌든 몽골갔다 한국땅 밟은지 5일 만에 새로운 여행계획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3일이 지나 항공권을 발권했다. 엄청 일찍 발권해도 비싼 명절 연휴 항공권을 출발 19일 전에 발권했다. 그래도 그렇게 한 것 치곤 적당한 가격에 산 것 같다.
그리고 회사 일에 치여 살다보니 출발 이틀 전.
그럼 여행계획은......? 출발 이틀 전 대충 유명한 마켓, 사원, 카페, 맛집 몇 군데만 구글맵에 별표로 저장해놓은게 끝이다. 부모님이랑 함께 가는 가족여행을 이렇게 대충 준비해보긴 또 처음이다. 그렇게 출발.
우선, 엄마의 창가사수는 여전하다. 비행기만 타면 한참을 창밖만 보는 귀여운 습관이 있다. 그 옆에 아빤 기내면세책자 탐독중.
<관련 포스팅>
추석연휴 해외여행 프롤로그(1):: 부모님과 5박6일 베트남 가족여행
밤에 도착한 치앙마이 공항. 밖으로 나오자마자 느껴지는 동남아의 습한 공기. 숙소주인한테 픽업택시 좀 불러달라 부탁했더니 왠 10인승짜리 벤이 와버림ㅋㅋㅋ 마치 연예인이 된 것 처럼 에어비앤비 숙소에 입성했다.
집 사진에 한 번 꽂히고, 극찬 자자한 후기에 두 번 꽂혀 예약한 치앙마이 에어비앤비 숙소. 전통 느낌 나는 이 예쁜 2층 집이 3일 동안 치앙마이 우리집이다:) 올드타운 안에 있어 여기저기 다니기도 좋았던 치앙마이 우리집.
사실 예쁜 숙소보다 훨씬 더 놀라운 건 이 숙소의 호스트들!
호스트 삼남매가 모두 우리를 맞아준 걸로 모자라 집 곳곳을 안내해주고, 관광정보까지 쫙 훑어주더니 전통음식으로 웰컴푸드까지 차려주고 갔다ㅋㅋㅋㅋ 이걸로도 모자라 매일매일 카톡으로 여행팁을 보내주더니 여행 중간 쯤엔 치킨을 사다 문에 걸어놓고 가질 않나, 귀국하는 날엔 한국이 추석인 걸 어찌알고 어디서 구해왔는지도 모를 월병까지 주고 갔다. 아니 이 사람들 천사야 뭐야.
웰컴푸드 배터지게 먹고 담날부터 본격적인 일정 시작! 사실 치앙마이는 관광하러 오는거 아니쟈나여 쉬러오는거쟈나여. 첫 일정은 숙소 근처 펀포레스트에서 먹는 아침식사로 시작쓰. 잠깐 아침이나 먹고 들어와서 씻자며 세수도 안한 쌩얼로 나온 넷은 뜻하지 않게 종일을 그 상태로 다니게 되는데...
이름 그대로 숲 속에서 식사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펀포레스트는 아침에 가면 한적한 분위기에서 기분좋게 식사할 수 있는 곳이었다. 가볍게(?) 아침을 먹고 향한 곳은
카오쏘이 맛집ㅋㅋㅋㅋ 여행오면 1일 4끼 정돈 먹어줘야 하는거 아입니까
하루에 단 4시간만 영업하는 카오쏘이 맛집 카오쏘이 쿤야( Khao Soi Khun Yai). 맛있는 카오쏘이 두 그릇, 주스 2잔에 4800원인거 실화입니까? 치앙마이 물가는 방콕물가보다도 사랑스러웠다.
지나가다 나오는 아무 카페 들어가서 여유롭게 커피도 한 잔 때려주고 1인 1마사지에 충실하게 마사지도 챱챱 받아주니 이것이 힐링이고만. 하지만 마사지가 넘나 만족스런 알맹과 시맹(동생)과는 달리 아빠는 이 마사지 이후로 난 마사지 스타일 아니라며 마사지 탈퇴 선언을 하게 되는데...
"에이~ 가족여행 왔는데 혼자만 빠지면 어떡해. 그럼 우리도 같이 빠질게요" 하는 아름다운 결말을 바랐다면 그건 경기도 오산.
한치의 고민도 없이 "아~ 그래요? 취존취존! 그럼 아빤 카페 가서 쉬고 계셔^^ 우린 받고 올게요~"하는 불효자식들과 불량아내
저녁은 엄마의 사랑 뿌팟퐁커리를 먹으러 해산물 식당으로 고고. 흠....태국 북부에서 뿌팟퐁커리 먹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지어다^^ 그래도 쏨땀이랑 모닝글로리, 똠양꿍은 존맛탱
먹고 또 먹고. 여행와서는 먹다 지쳐 잠들 때까지 먹읍시다ㅎㅎㅎ 다이어트는 10월부터^^
재즈카페에서 병맥에 라이브 음악 들으며 마무리 하는 첫날
사원으로 시작하는 둘째날 아침. 태국 와서 사원 한 번 안가면 섭하쥐~
식사는 쌓아놓고 해야 제 맛 아닙니까. 식당이름처럼 맛도 굿이었던 식당. 엄빠도 좋아라 해서 두 번이나 방문했던 굿키친
귀염 터지는 망고 스티키라이스. 우리 엄마는 이번 여행에서 망고 스티키 라이스에 꽂혔지. 어딜가나 "난 망고밥~"을 외치던 우리 엄뭉이는 나중에 길거리 망고스티키 라이스까지 완벽 마스터하게 되는데... (심지어 주문도 본인이 직접 하러감 ㅎㅎㅎ)
그랩 잡아타고 향한 푸핀테라스. 남들은 일몰장소로 추천하는 곳이지만 우린 해 쨍쨍한 정오에 입성 ㅎㅎ 오히려 사람 없어서 짱 좋음. 푹신한 매트리스에 누워 밀크티 마시며 보는 산 속 풍경은 이것이야 말로 신선놀음ㅎㅎ 그렇지만 1시간 후 급 불어닥친 스콜 폭격을 맞게 되는데...
스콜로 놀란 가슴 수박빙수로 가라앉히기^^ 맛도 수박 그 자체였던 수박빙수. 속에 든 리치, 파인애플 등 과육도 상큼 터짐. 한국에 들여오고 싶도다.
저녁은 마야몰에서 쇼핑&식사 한 번에 해치우기. 4층 푸드코트 씨푸드 오믈렛 존맛탱구리
저녁먹었으면 야식 먹으러 가야지~ 엄청난 규모의 토요 야시장은 가도가도 끝이 없는데....
토요 야시장에서 개최된 알맹이의 첫 두리안 도전기. 과연 그 결과는.......?
야식으로 배 채우고 숙소 가는 길. "저기 저 빨간색 차 한 번만 타보자~"는 엄마의 발언에 성사된 우리가족의 첫 썽태우 체험. 근거리는 넷이면 그랩이 훨 싸다는게 함정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문화체험이니까 길가는 썽태우를 잡아타 본다. 뻥뚫린 창문사이로 매연 섞인 치앙마이 밤공기가 써라운드 시스템으로 들어온다.
발마사지로 시원하게 마무리 하는 하루. 먹고 또 먹고 와서 망고스틴과 치킨 흡입 ㅎㅎㅎ 지금보니 먹는거 하난 잘 먹고 다녔구나?
상큼달달한 브런치로 시작한 마지막날 아침. 태국음식 먹을만치 먹었으니 한 끼는 양식으로 먹어보자며 향한 님만해민의 어느 갬성 터지는 브런치 카페.
안가면 섭한 도이수텝. 역시나 야경명소지만 우린 정오에 간다 ㅎㅎㅎ 전망대는 진리지. 그랩 아저씨와 딜해서 왕복으로 편하게 다녀옴
친절한 그랩 기사님과 바이바이하고 No. 39 카페로! 이게 여행 마지막 카페라니 ㅠㅠ 여행이 끝이라니 ㅠㅠㅠ 마지막 카페, 마지막 마사지까지 알차게 받고
마지막 식사하러 다시 굿키친으로~ 왜 난 떠나는 날에서야 그린커리가 존맛탱인걸 알아버린걸까 ㅠㅠ 나중에 혼자 다시 올테다
굿키친 바로 앞이 일요 야시장이라 안볼래도 안볼수가 없었던 일요 야시장을 끝으로 치앙마이 안녕 ㅠㅠ
떠나는 손에 월병 박스 쥐어주던 호스트와 아쉬운 이별을 하고 시원섭섭한 귀국길에 올랐다. 바로 출근 하는거 실화냐규 ㅠㅠㅠㅠㅠㅠ
* * *
이상 3박 5일 가족 치앙마이 자유여행 요약본이었습니다. 프롤로그만 보면 마냥 좋았기만 했을 것 같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여행이 어땠는지는 이제부터 시작될 포스팅에서 하나씩 풀어볼게요:) 정주행 준비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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